상실의 시대를 읽고 쓰는 글

2011/워킹 홀리데이 자유2011. 8. 13. 14:59

상실의 시대를 읽고 쓰는 글

 

대략 일주일정도 책을 붙들고 읽은 것 같다. 말로 정확히 표현하지 못할 이상한 울림이 내 마음을 계속해서 괴롭히고 있다. 하루키라는 작가, 그리고 이 작품이 왜 이토록 유명하고 오랜 기간 사람들의 시선을 이끌었는지 조금은 알게 된 계기라 생각한다. 사실 트램과 트레인을 타고 이동하면서 읽은 부분도 많고, 예전에 한창 책을 읽던때처럼 제대로 집중하면서 읽지 않은지라 많은 얘기를 풀어놓기는 힘들다. 예를 들어 3장에 나오는 반딧불이 이야기는 안타깝게도 별로 기억에 남는 부분이 없다. 영문판으로 다시 읽을 계획인데, 그때는 주의깊게 읽어봐야겠다.

 

다른 사람들은 어디서 가장 강렬한 마음속 울림을 느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미도리가 남긴 옆에 앉아있는 사람에게 쓰는편지의 마지막 한 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짝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법한 절망감, 그리고 그 끝에 찾아오는 포기가 그 편지의 핵심이라 생각한다. 그 전까지 미도리의 당돌하고, 말 그대로 피가 통하는생생한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편지 속 그녀는 차분한 말투로 자신의 절망감을 표현한다. 그리고 결국 마지막 한 마디를 남기는데.. 그 말이 왜 이토록 내 가슴에 사무치도록 울리는지 모르겠다. 작품의 마지막에 이르러 와타나베는 결국 미도리를 갈망하며 그녀에게 전화를 걸지만, 마지막 장면을 몰랐기에 미도리가 편지를 써내려가는 그 절망적인 심정이 상상되면서 내 마음을 너무나 아프게 한다.

 

읽는 순간 실제로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감정을 흔들어놓은 장면이 또 하나 있지만.. 그건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그때 다시 쓰고 싶다.

 

이렇게라도 작품에 대한 인상과 감정을 풀어놓지 않으면 계속해서 이 책에 끌려다닐 것만 같아 빈약하지만 글을 써본다.

2011 8 13일 오후 3 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