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제와 시간 1부

영어수업자료/영문법 조각모음2013. 7. 8. 14:58

영문법 조각모음. 시제와 시간 1부




드디어 본격적인 설명의 시작입니다. 시제와 시간에 대해 말씀드린 후, 기준 시간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짤막하게 소개해드립니다. 이어서 현재 시제의 쓰임새와 현재 진행형까지 다루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서론에서 이번 연재가 9부작이 될 것이라 말씀드렸는데요, 막상 작업을 시작해보니... <시제와 시간>이 한 편의 글로 작성하기엔 너무 긴 분량이라.. 두 번 내지 세 번으로 나누어 올리려 합니다. 전체 글 연재 횟수가 다소 늘어날 예정입니다.


[1] 시제와 시간? 

여러분, '시제'와 '시간'은 같은 개념인가요? 현재 시제는 현재 시간을 나타내고, 과거 시제는 과거 시간을 나타내는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영어 문법을 조금이라도 공부해보신 분들은 꼭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시제'와 '시간'의 관계를 명확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 현재 시간(present time)은 현재 시제(present tense)로, 과거 시간(past time)은 과거 시제(past tense)로 표지되어 시간과 시제를 구분할 필요가 있는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시간과 시제가 항상 같이 가는 것은 아니다.] 

영어문법의 이해』,박승윤 저, 박영사, 9쪽


제가 가장 신뢰하는 중등교육 출판사인 능률교육의 Grammar Zone 기본편 현재시제 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Unit 01 현재시제, 과거시제
A 현재시제의 일반적 용법 : 지속적인 성질 & 반복적인 일이나 행동
 - Lisa has a good sense of humor.
 - He watches the 9 o'clock news every night.

B 현재시제가 미래의 뜻을 나타내는 경우 - 현재시제는 현재의 의미로만 쓰이지는 않는다 (...)
 - The concert starts tomorrow at 7 p.m.
 - The train for Suwn leaves soon.


우리는 지금까지 '현재 시제'가 <현재의 시간>뿐 아니라 <지속적인 시간 /  미래의 시간>까지도 포함한다는 바를 개별적인 사실로 알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시제와 시간의 불일치는 <시간과 조건의 부사절에서는 현재 시제가 미래 시간을 표현한다는 원칙 / 가정법 문장에서의 시제와 시간의 관계>에서도 다루어집니다. 그러나 이러한 개별적인 사실들은 우리나라 영어 교육계 대부분 현장에서 아직도 일반화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개별적인 사실들을 일반화해봅시다.


'시제(tense)'와 '시간(time)'은 서로 다른 개념입니다.


위의 영어문법의 이해 발췌문의 바로 앞 문장은 [시간과 시제는 다르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입니다. 

우리나라 영어 교육계에서 이 구분은 아직도 정착되지 못했습니다. 많은 교강사, 교재 제작자분들은 이 구분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기존 설명에 너무나 익숙해진 대부분의 학습자와 변화를 거부하는 일부 교강사분들일 것입니다. 그 결과 아직도 대다수 교재들이 기존의 체계를 버리지 못하고있습니다. 어느 해외 영어 교재의 원문과 번역본을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원문 (Practical English Usage, 3rd ed, Oxford University Press)번역본 (실용어법사전, YBM)
10  active verb forms 

1  future, present and past; simple, progressive and perfect

English verbs can refer to future, present or past time.

future: She will see you tomorrow.
present: I'm watching you.
past: Who said that?

For each kind of time, there are three possibilities with most verbs:
simple, progressive (be + -ing) and perfect (have + past participle).

simple present: I start
present p'rogressive: I am starting
present perfect: I have started 
10  active verb forms 능동태 동사형

1 동사의 시제

동사에는 미래, 현재, 과거 세 가지 시제가 있다.

미래: She will see you tomorrow. 
현재: I'm watching you. 
과거: Who said that? 

대부분의 동사는 미래형, 현재형, 과거형을 
각각 단순형, 진행형(be + ing), 완료형 (have + 과거분사) 시제로 만들 수 있다.

단순 현재: I start 
현재 진행: I am starting 
현재 완료: I have started 


밑줄 친 부분에 주목해주시기 바랍니다. 원문의 설명에서는 분명히 'time = 시간'인데, 번역본에서는 '시제'로 바뀌었습니다. 또한 원문의 소제목이 '미래, 현재, 과거; 단순, 진행, 완료형' 인데 반해, 번역서는 이 모두를 합쳐서 '시제'라는 개념으로 표현했습니다. 이는 명백한 오류입니다. 진행형(progressive)에 대해서는 이번 글에서, 완료형(perfect)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2] 시제와 시간에 대한 올바른 이해 + 한 가지 새로운 개념.


(1) 시간 : 우리가 자연적으로 인식하는 과거, 현재, 미래

'시간' 개념은 사람이 본능적으로 인식하는 자연스러운 개념입니다. 
어떠한 언어를 쓰는 누구일지라도, <지금보다 이전에 일어난 일 - 과거 / 지금 일어나는 일  - 현재 / 지금보다 나중에 일어날 일 - 미래>라는 세 가지 시간 개념은 본능적으로 인지합니다.


(2) 기준 시간: 화자와 청자 혹은 저자와 독자 사이에서 명시적으로 혹은 암묵적으로 약속된 기준 시간. 이는 구체적인 어느 시간일 수도 있고, 구체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어렵고 특별한 개념이 아니라, 기준 시간이라는 개념은 말 그대로의 개념입니다.

따로 설명이 필요한 개념은 아닙니다. 그러나 영어 문장에 기준 시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의식적으로' 파악하실 경우, 
시간과 시제의 구분이 수월해지며, 더 나아가 <준동사들의 시제 / be + ing / have + pp / 가정법> 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3) 시제 : 영어 문장의 '시간'을 제시해주는 '가장 기초적인 방법'


언어학적으로 '시제'라는 개념은 한 언어가 시간을 어떻게 분할하고 인식하는지를 설명하는 개념입니다. 시제는 반드시 동사 형태의 변형을 통해 구분됩니다. 언어마다 시제의 종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떤 언어는 동사의 시제 구분이 없어서 다른 말을 덧붙여 시간의 구분을 합니다. 어떤 언어의 동사는 두 가지 기본적인 시제 구분을 합니다. 호주의 Kalaw Lagaw Ya 언어의 동사는 여섯 가지 시제를 갖추고 있습니다: <먼 과거 / 가까운 과거 / 오늘이지만 과거 / 지금  / 오늘의 나중 혹은 가까운 미래 / 먼 미래>. 
우리는 영어의 시제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영어 문장에서 '시제'는 해당 문장의 (1)시간을 나타내는 가장 기초적인 방법으로서, (2)동사 형태의 변화를 통해 나타납니다
'현재 시제'는 꼭 현재 시간을 표현하지는 않습니다. 현재 시제는 대개 습관적인 일(과거,현재,미래에 구애받지 않는 시간 개념)에 대해 말할 때 쓰이고, 미래 시간에 대해 말할 때도 쓰입니다. 
과거 시제의 기본 임무는 과거 시간 표현이지만, 이 또한 반드시 과거 시간만을 위해 쓰이지는 않습니다. 과거 시제와 과거 시간에 대해서는 다음편 글에서 자세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현재와 과거 시제를 말씀드렸습니다. 다음으로 이어질 내용은 다소 파격적이지만, 천천히 설명을 읽어보신다면 누구든지 이해할 수 있는 설명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훨씬 더 영어 문장의 이해도를 높이는 길이라고 확신합니다.


영어의 시제는 위의 현재와 과거 두 가지가 전부입니다. 


'미래 시제'는 사실 영어에 존재하지 않는 시제입니다. 시제와 시간의 명확한 이해를 위해서는 '미래 시제'를 버리셔야 합니다. 

해외 영문법서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Grammar in Use 시리즈의 Intermediate와 Adnvaced의 경우, 시제(tense) 항목에서 현재(prenset)와 과거(past)를 다루지만, 미래(future) 항목은 시제 부분과 따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물론 해외에서도 학자에 따라, 책에 따라 '미래'를 '시제tense'에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영어의 시제가 두 가지뿐이라는 이론을 지지합니다.)


오로지 두 가지뿐인 영어의 시제는 '동사 형태의 변화를 통해' 나타납니다. 
동사 형태에 아무런 변화가 없거나, 마지막에 -s가 추가되는 변화가 나타나면 그 문장은 '현재 시제' 문장입니다. 
동사 형태에 -(e)d 형태 변화 혹은 불규칙적인 과거형 변화가 나타난다면, 그 문장은 '과거 시제' 문장입니다.

시제는 이처럼 '동사 형태의 변화'가 꼭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미래 시제'라고 알고있는 영어 문장들은 어떠한가요??

능률교육 Grammar zone 기본편의 '미래 시제' 항목의 구성을 살펴보겠습니다.

Unit 02 미래시제

A will, be going to: 미래를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will과 be going to를 쓰는 것이다. (...)
1 wil과 be going to를 둘 다 쓸 수 있는 경우
2 will을 쓰는 경우
3 be going to를 쓰는 경우

B 기타 미래를 표현하는 방법: will과 be going to 외에도 동사의 현재형이나 현재진행형으로 미래의 의미를 나타낼 수 있다.
1 현재 시제
2 현재 진행형

미래 시제라는 제목 아래 설명되고 있는 모든 항목들이 사실은 '미래 시제'가 아닙니다. 동사 자체의 형태 변화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will + 동사> 형태가 미래 '시제'라는 주장의 모순점은 바로 조동사 will 자체가 현재형이라는 데 있습니다. 다시 말해, will 자체도 '현재 시제'입니다. would는 바로 will의 '과거 시제' 형태지요. will의 미래형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will은 '미래 시간'을 나타내기 위한 영어 문장의 보조 수단입니다. 

현재와 과거라는 두 개의 시제만을 가진 영어로서는 미래 '시간'을 나타내기 위한 방법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그 결과 영어는 <will /  be + going to /  현재 시제 /  be  + ing>라는 네 가지 형태로 '미래 시간'을 나타내게 되었습니다. 현재 시제와 be + ing 형태가 미래 시간을 나타낸다고 해도 그 둘을 미래 시제로 볼 수는 없다는 원리와 마찬가지로, will 또한 미래 시제로 볼 수는 없는 것입니다.

영어의 시제가 2가지 뿐이라는 사실은 이번 연재의 가장 중점 사항인 가정법을 쉽게 이해하기 위한 첫 단추입니다. 미래 시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처음엔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지만, 제가 설명해드린 내용을 바탕으로 어떠한 영문법 교재를 보시더라도 <미래 시제는 존재하지 않으며, 미래 시간을 표현하기 위한 네 가지 방법이 존재할 뿐>이라는 사실은 여러분 스스로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영어의 시제가 두 가지라는 사실을 알아보았습니다. 오늘은 주로 현재 시제와 현재 시간에 대해 다루고, 과거 시제와 과거 시간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3] 현재 시제

주어가 3인칭 단수(She, He, It, 그 외 단수 명사)일 경우, 동사의 끝에 -(e)s가 붙는 방식으로 영어 문장은 자신의 시제가 현재 시제임을 알립니다. 다른 주어의 경우에는 동사 원형을 사용하지요. 

능률 Grammar Zone을 다루며 인용했듯이, 현재 시제는 <규칙적이거나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일, 오래 지속되거나 영구적인 상황, 명백한 진리> 등을 표현하기 위해 쓰이는 시제입니다. 이러한 용법들을 일반화해서 한 마디로 표현해보겠습니다.


현재 시제의 기본 의미는 '늘상 그러한 일'이다.

(1) 기본적인 감각

Lara has a good sense of humor : 사람의 특성이란 하루하루 변하는 것이 아니지요.
She is in class 2, grade 1: 2반에 속해있다는 사실은 일상적인 시간 감각으로는 늘상 그러한 일이지요. 80년 일생이 비추어보면 한 해는 짧을 수도 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생활에서 1년은 긴 시간이며 늘상 그러한 일로 받아들여지기 쉽습니다.

He watches the 9 o'clock news every night : 매일 저녁 아홉시 뉴스를 본다는 것은 어떤 한 사람의 습관이지요. 
My school isn't far, so I walk there : 학교가 가깝기 때문에 걸어서 등교하는 학생에게, '걸어서 학교 가기'는 늘상 일어나는 일입니다.

Water freezes at zero degrees Celsius : 과학적으로 명백한 진리는 시간을 초월해 늘상 그러한 성질을 보입니다.
Snakes are reptiles : 뱀이 파충류라는 사실도 마찬가지입니다.

늘상 그러한 일들이라고 할지라도, 그 일이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는 해당 일의 성격마다 다를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시제 문장은 빈도부사와 잘 어울립니다.

Convenience stores are always open 24 hours a day : 편의점은 '항상' 일주일 내내 열려있습니다.
We usually play basketball in PE class: 체육시간이면 '대체로' 농구를 합니다. 체육시간이라고 100% 농구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그러하며, 농구를 하는 것은 늘상 일어나는 일입니다.

(위 예문들은 모두 능률 Grammar zone 기본편에서 가져온 예문입니다.)


(2) 현재 시제는 어떻게 미래 시간을 표현하는가

위에서 조동사 will 자체도 형태로만 보면 '현재 시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지금 다루고자 하는 내용은 will이나 be going to 등이 쓰인 문장이 아니라, 단순하게 동사 하나가 현재 시제로 쓰였을 때 미래 의미를 나타내는 경우입니다. 

The concert starts tomorrow at 7 p.m. 

위 문장은 분명 하나의 동사가 현재 시제로 쓰였지만, 의미상으로는 명백히 미래 시간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가 영문법을 처음 공부하시는 분들이 가장 짜증을 많이 느끼는 경우입니다. 분명 '현재' 시제라고 해놓고서는, 기본적으로 늘상 그러한 일을 표현한다고 했다가, 잠시 후면 '현재' 시제가 '미래의 뜻'을 나타낸다고도 설명됩니다. 이러한 명칭상의 모순에서 벗어나기 위해 제가 계속해서 '시제와 시간은 다른 개념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아무튼, 현재 시제가 미래 시간을 대신하는 경우는 대체 왜 발생하는 것일까요? 
현재 시제는 '늘상 그러한 일'을 말하기 위해 쓰입니다. 미래 시간을 말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사실 이 성격에서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현재 시제가 미래 시간을 나타내는 경우는 '일정상 시간이 정해진' 사건일 경우에만 해당합니다. Practical English Usage 원문에는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We do not normally use the simple present to talk about the future
 - I promise I won't smoke any more.  
 - There's the doorbell. I'll get it.


However, the simple present is used for 'timetabled' future events (see 215). 
 - His train arrives at 11.46. 
 - I start my new job tomorrow.

(Practical English Usage, 3rd ed, Oxford University Press, p.451, 일부 수정)

시간표가 이미 정해진 일이라면 '내일' 일어날 일이라고 해도, 이미 명백히 정해진 일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표가 정해진 사건들은 '일반적인 진리' 범주에 포함됩니다. 결국 그러한 사건들은 굳이 will이나 be going to 등의 미래 시간 표시를 하지 않고 단순한 현재 시제 동사 하나로만 표현되는 것입니다. 
현재 시제에 대한 설명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러나 현재 시제의 이해가 여기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현재 완료, 현재 진행, 현재 완료 진행>이라는 형태들이 더 남아있습니다. 이러한 형태들을 모두 이해했을 때 비로소 현재 시제의 완전한 이해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우선 현재 진행형에 대해서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4] 현재 진행형?

(1) 기본적인 감각

대다수의 영문법 교재들이 아직도 영어에는 12가지 시제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위의 설명에서는 미래 시제가 사실은 시제가 아니라는 점이 증명되었습니다. 

미래 시제라는 환상을 제거한 데 이어, '진행형'도 엄밀히 말해 시제의 종류가 아니라는 점도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앞서 시제는 몇 가지라고 말씀드렸는지 기억하시나요? 영어에서 시제는 오로지 두 가지뿐입니다. 현재 시제와 과거 시제. 그렇다면 현재 진행형의 정체는 대체 무엇일까요? 

We are waiting for you! 
He is crying.
She is working in Germany.

여러분들이 지금껏 배워왔던 지식을 배제하고, 위에서 읽으신 내용으로만 세 문장의 시제를 판단해보시기 바랍니다. 

시제는 오로지 두 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위 문장들은 명백히 '현재 시제' 문장들입니다. 이해가 잘 안되시나요? 반복하겠습니다. 위의 세 문장은 모두 '현재 시제' 문장들입니다. 동사가 are, is, is 이기 때문입니다. waiting, crying, working은 흔히 말하듯 'ing형'으로서, 더이상 동사가 아닙니다. 
아직도 이를 받아들이기 힘드신 분들에게 마지막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시제는 반드시 동사 형태의 변화를 통해 나타납니다 ([2] - (3)). 동사 자체의 형태로만 시제를 판단해야지, 그 뒤에 무엇이 오는지는 시제 구분에 있어서 무의미한 조건들입니다. 

현재 시제는 '늘상 그러한 일'들을 표현한다고 설명드렸습니다. 
그런데 현재형 be동사 <am, are, is>와 동사의 ing형태가 연이어 쓰이게 되면 <am, are, is + Ving>의 형태를 이루게 되고, 이 형태는 위에서 다루었던 단순한 현재 시제 문장과는 다른 시간을 표현하게 됩니다. 
여러분들이 알고 계신 '지금 진행되고 있는 사건, 현재 진행'의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이지요. 

대충 보기에 이 또한 '시간'을 표현하는 방법이니까 '시제' 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be + Ving>라는 형태는 엄밀히 말해 '특정한 시간을 기준으로, 그 동사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보다 자세하게 설명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시제'는 오로지 두 가지뿐이기 때문에, 영어 문장에는 다양한 장치가 필요한 것입니다. be + Ving 형태의 가장 중심이 되는 원리를 말로 표현해보겠습니다.

be + ing 형태는 '기준 시간보다 먼저 시작해서, 그 기준 시간에 진행중'인 동작을 나타낸다. 부가적으로, 그 기준 시간에 집중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기준시간이라는 개념은 앞서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그럼 위 세 문장에 대해 살펴볼까요?

We are waiting for you! 기준시간 현재 (are) / 기준시간보다 먼저 wait를 시작해서, 그 기준 시간(현재)에 wait가 진행중
He is crying.기준시간 현재 (is) / 기준시간보다 먼저 cry를 시작해서, 그 기준 시간(현재)에 cry가 진행중
Sujin is working in Berlin at the moment.기준 시간 현재 (is) / 기준시간보다 먼저 work를 시작해서, 그 기준 시간(현재)에 work가 진행중

기준 시간이 현재이고, wait, cry, work라는 동사들이 기준시간보다 먼저 시작해서, 해당 기준시간에는 '진행중'인 상태를 말하는 문장들입니다. 기준이 현재가 되는 <be + Ving> 문장들입니다.


(2) 늘상 그러한 일이 아니라, '요즘' 그러한 일들을 말해야 할 때

위의 세 문장 가운데, 첫 문장과 두 번째 문장은 정말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이해하면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문제는 세 번째 문장입니다. 
'수진이는 현재 베를린에서 일하고 있다' 라는 의미의 문장입니다. 한국말 '일하고 있다'는 두 가지 의미를 포함합니다. 첫째로 '노동을 하고 있다'. 둘째로 '직장이 있는 상태이다'.

세 번째 문장의 '일하고 있다'는 영어로 보나 한국어로 보나, '그곳에 직장이 있다'라는 의미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러한 경우,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현재 진행형'이라는 이름과 다소 어울리지 않는 의미로 해석되어야 합니다.

세 번째 문장의 의미는 '수진이가 지금 바로 이 순간 베를린에서 노동을 하고 있다'라기보다는, '수진이가 요즘은 베를린에서 일을 하고 있다' 정도가 훨씬 더 합당한 의미입니다.

이렇듯 <am, are, is + ing>라는 형태는 늘상 그러한 사건들이 아니라 '요즘 그러한 사건'들을 말하기 위해 쓰입니다.

I am taking piano lessons these days.
Tyler is reading the latest book of Rowling recently.
Chen is teaching high school students. 

특히 세번째 문장을 Chen teaches high school students와 비교해서 이해해 보시기 바랍니다. 둘 중 하나는 'Chen이 요즘은 고등학생들을 가르친다' 라는 의미이고, 나머지 하나는 'Chen이 고등학교 선생님이다' 라는 의미입니다.

(3) 가까운 미래에 대해 말하기

이 역시 처음 영어를 공부하시는 분들에게 상당히 불쾌한(?) 요소입니다. 분명 '현재 진행'이라고 배우고 있는데, 이게 또 대체 왜 '미래'를 말하는 것인지 받아들이기가 영 찝찝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아직 명확한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몇몇 선생님들에게서 몇 가지 설명을 들을 수 있었지만, 정말 '말이 되는' 명쾌한 설명은 아직까지 저도 찾지 못한 상황입니다. 다만 어떤 의미의 미래 시간일 때 <am, are, is + Ving>가 쓰이는지만 설명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주로 가까운 시일 내에 발생할 것이며, 개인적인 약속 등 시간이나 장소가 상대방과 정확히 정해진 경우 <am, are, is + Ving>가 바로 그 미래 일을 말하기 위해 쓰입니다.

I am meeting Tim at the city hall : 곧 시청 앞에서 Tim과 만나기로 약속이 된 경우
I am leaving next week: 다음주에 이 곳을 떠나기로 확실히 정해진 경우
We are having a meeting this Saturday: 구성원들 사이에서 이번주 토요일에 회의를 하기로 확실히 약속한 경우

이러한 경우에는, 보통 우리가 미래를 말하기 위해 쓴다고 생각하는 will이나 be going to를 거의 쓰지 않습니다. 동사 하나로 이루어진 현재 시제가 미래를 표현하는 경우는 어떤 경우였는지와도 비교해보시기 바랍니다. ([3] - (2))


(4) 그 외 쓰임새

am, are, is + Ving의 형태는 그 외에도 <명령과 거절 / 반복되는 행위 / 장기적인 변화 / 요청, 질문에서 완곡한 표현> 등의 의미를 위해서도 쓰입니다. 이 모든 것들을 다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본 연재의 목적은 통합적인 시각의 형성이지, 모든 영문법 사항을 다 알려드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저러한 다양한 의미들을 굳이 언급했을까요? 시제와 시간이 같은 개념일 것이라는 환상을 벗겨내고, 미래 시제라는 환상을 벗겨내듯, '현재 진행형'이라는 이름의 환상을 벗겨내기 위해서입니다. 이제 또 하나의 시각 교정을 제안합니다.



[5] 형태와 의미 중심의 영문법

여러분, '현재 진행형'이라는 이름이라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건'만을 위해 쓰여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나 우리는 현재 진행형이라는 이름 아래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 / 요즘 그러한 일 / 가까운 미래 / 그 외 다양한 경우...>가 포함된다고 배워왔습니다. 이제는 '현재 진행형'이라는 이름을 버릴 때입니다. 

위의 (1)부터 (3)까지의 설명을 잘 읽어보신 분들 가운데는 '현재 진행형'이라는 말 대신에 굳이 <am, are, is + Ving>라고 말이 쓰여왔다는 사실을 눈치채신 분이 계실 것입니다. 혹은 <be + Ving>라는 말로도요.


'이름 중심 영문법'에서 '형태와 의미 중심 영문법'으로 전환하실 것을 제안합니다. 

<be + Ving>라는 형태가 기본적으로 '기준 시간보다 먼저 시작해서, 그 기준 시간에 진행중'인 동작을 나타내고, 그에서 파생되어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고 이해합시다. 
이제부터는 <'현재' 진행형인데 '미래'도 표현한대>라는 이율배반적인 공부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비슷한 예로 '사역동사'라는 이름이 있습니다. 

영어 문장에서 동사가 한 번 쓰인 후, 또다른 동사가 쓰이려면 두번째 동사는 반드시 to부정사나 ing형으로 모습을 바꾸어야 합니다. 
- Alex allowed Sammy to try it: 첫 번째 동사 allow 뒤에 오는 두 번째 동사 try는 to 부정사로 바뀌었습니다.
- Kisu suggested keeping it secret: 첫 번째 동사 suggested 뒤에 오는 두 번째 동사 keep은 ing형태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make, let, have의 세 동사들은 자신들 다음에 오는 동사들에게 to부정사나 ing 형태가 아닌 동사 원형을 허락합니다.
 - David made his students study hard
 - Clara let them give up
 - Hyunji had her boylfriend bring her backpack

이 규칙을 발견한 누군가는 세 동사의 공통점을 묶어서 '사역동사'라는 이름을 만들었습니다. 세 동사가 모두 '~하도록 만들다, 시키다'라는 의미였으니까요. 사역동사라는 이름짓기의 문제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하도록 만들다, 시키다'라는 의미의 동사는 위의 세 동사 말고도 무수히 많으며, 모두 두 번째 동사로 to부정사가 필요합니다.

 - Henry forced Jimmy to stand for five hours.
 - Jisu ordered them to attend the conference. 

둘째. make, let, have의 고유한 특징이라는 바로 그 특징을 가진 동사가 또 있습니다. 바로 help 입니다.

 - It helped me relieve stress.

엉성한 체계는 그만큼 불필요한 '덧칠'이 필요합니다. 자기 자신 뒤에 오는 동사들에게 원형을 허락하는 동사들을 '사역 동사'라고 이름짓게 되자, 그와 똑같은 특성을 가지는 help는 어떻게 해서든 그 이름과 엮을 필요가 생깁니다.
그 결과 '준사역동사'라는 이상한 개념이 생긴 것입니다. help에 왜 준사역동사라는 이름이 필요한가요? help는 그냥 help일 뿐입니다. 사역동사라는 이상한 이름 하나때문에 help도 준사역동사라는 오명을 쓰게 된 것입니다. 사역동사라는 이름은 굳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사역 = 시키다'라는 동사를 모두 포함하지도 못할 뿐더러, help를 포함시키느라 준사역동사라는 더욱 불필요한 이름까지 초래합니다.

이 모든 과정들은 영어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저는 앞으로 형태와 의미 중심으로 문법을 설명해드릴 것입니다. 오늘은 그 목표를 위한 첫 시도였습니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저는 이름짓기를 피할 것입니다. 이름이 필요한 경우라면, 최대한 학습자로 하여금 혼동을 피할 수 있는 이름을 찾아낼 것입니다.

앞으로는 현재진행형이라는 이름을 버리도록 하겠습니다. <be + Ving>형태라고 말하거나, 분명히 기준시간이 현재일 경우라면 세 가지 be동사 가운데 대표로 is를 선택해 <is + Ving>형태, 분명히 기준시간이 과거일 경우라면 똑같은 이유로 <was + Ving>형태라고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분명히 기준시간이 미래일 경우라면 <will be + Ving>가 되겠지요?


[6] 마무리

시제와 시간은 서로 다른 개념이라는 점, 기준 시간의 존재, 영어의 시제는 오로지 두 가지라는 점, 현재 시제의 쓰임새, be + ing의 쓰임새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애초 예상했던 분량보다 훨씬 긴 분량의 글이 써지는 바람에, 아직도 시제와 시간에 대한 논의를 끝내지 못한 상황입니다. 빠른 시일 내에 <be + Ving>의 나머지 요소인 <was + Ving>와 <will be + Ving> 설명으로 시작하는 다음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질문은 댓글 혹은 이메일로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추천 사이트

 

- 잉글리쉬 인 코리언 (http://englishinkorea.com)

한국어를 완벽한 모국어로 구사하는 우리에게 자연스럽고 유창한 영어 구사는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이미 생각의 흐름 자체가 한국어로 흐르기 때문에, 우리는 한국어와 영어의 차이를 잘 인지하며 공부하는 것이 어느 정도는 필요합니다.  보통은 한국인 선생님들이 영어를 공부해서 우리가 그 분들로부터 배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웬만한 한국인보다 훨씬 더 한국어의 구조와 어법을 '의식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영어 원어민이 있습니다. 위의 홈페이지는 바로 그 원어민인 마이클 엘리엇 선생님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입니다. 2010년부터 배포하기 시작한 오디오 팟캐스트도 상당히 훌륭하구요, 최근 올라오는 영상들도 역시 훌륭합니다. 한국말의 최신 은어까지 꿰뚫고 있기에, 우리가 정말 하고 싶어하는 표현을 영어로 어떻게 말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누구에게든 추천하는 팟캐스트와 홈페이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