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투더 퓨쳐!

자유게시판2011. 8. 26. 22:22

누구든지 자기 자신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가 있게 마련입니다. 저에게는 두 시리즈가 그러한데요, '백 투더 퓨쳐' 시리즈와 '매트릭스' 시리즈입니다. 오늘은 백 투더 퓨쳐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요즘은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도 있고, 또 보고싶은 영화가 있다면 거의 모두 찾아서 금방 다운로드받아 볼 수 있습니다.(불법일지라도요^^..) 90년대에는 사정이 달랐었죠? 보고싶은 영화가 있다면 1.영화관에 가서 보거나 2.비디오대여점에서 테이프를 빌려보거나 3.방송 시간표를 미리 확인하고 TV앞에서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저는 당시 매주 방송되는 영화 프로그램들을 챙겨봤던 기억이 납니다. 기대되는 영화는 꼭 비디오테입에 녹화한 후 몇번씩 다시 보곤 했는데, 지금 기억나는 또다른 영화는 '스타쉽 트루퍼스'가 있네요^^

대체 언제 이 영화를 처음으로 본건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어느 날엔가 이 영화를 보고야 말았습니다. '백 투더 퓨쳐!' 

File:Back to the future.jpg
(1985년 개봉했으며 당시 미국에서 8주간 박스오피스 1위를 했더랍니다~) 


어느 방송사에서 내보낸걸 처음 봤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1편부터 3편까지 몰아서 방송을 했나봅니다. 3일에 걸쳐서, 혹은 3주간 연속으로였겠죠? 위에서 말했다시피 대체 언제 이 영화를 처음으로 봤고, 또 몇번이나 다시 봤는지는 모릅니다. 아마 셀 수 없이 많이 봤을겁니다. 녹화해놓은 테이프로 보고, 언젠가 또 방송하던걸 챙겨봤던 기억도 납니다.

영화가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걸까요? 많은 대답이 나올수 있겠지만, 저는 한 영화정보 사이트의 한마디에 가장 마음이 끌립니다. 

영화… 끝나지 않는 꿈 

누군가는 아무 생각없이 영화를 보고, 누군가는 넘치는 시간을 주체하지 못해 영화를 보고, 누군가는 영화 한편으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기도 합니다. 저는 분명 아무 생각없이 그냥 매주 방송되는 영화들이 좋았습니다. 수많은 영화들 가운데 아마 백 투더 퓨쳐는 저에게 꿈을 심어주었나봅니다. 모두들 한번쯤 꿈꾸어봤을 '시간여행'을 매력적인 스포츠카와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영상으로 보여준 이 영화는 저뿐만 아니라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꿈을 심어준게 분명합니다. 1985년에 개봉했던 이 영화는 지금까지도 공식 팬페이지가 운영되고 있으며, (http://www.bttf.com/ 그리고 http://backtothefuture.wikia.com/wiki/Main_Page 이런 페이지도 있군요..) 아마 저처럼 영화가 개봉된 후에 태어났을지도 모르는 개발자들에 의해 게임으로도 만들어졌습니다. 개봉 25주년을 맞이해 블루레이 디스크로 재발매가 이루어지기도 했구요.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사랑하는걸 보면, 영화 자체만으로도 분명히 훌륭한 작품입니다. 그리고 저에겐 특히나 더 이 영화를 간절히 바라게 만든 사건이 있었습니다. 보통 가정집에 녹화용으로 쓸만한 비디오테입이 많아봐야 얼마나 많았겠습니까..
이 영화를 녹화해놨던 테이프에 실수로 다른 영상을 녹화해버렸습니다. 말 그대로 '실수'였습니다. 덮어씌워진 영상은 바로..  "참 쉽죠?"의 주인공 밥 로스의 미술프로그램이었습니다 ㅜㅜ
너무나 보고싶은 영화인데, 실수로 그 위에 "참 쉽죠?"를 녹화해버리는 바람에 볼 수가 없게된 상황.... 리모콘을 잘못 누른 저 자신과, 아무 잘못없는 미술 프로그램을 참 많이 원망했던 기억이 납니다ㅋㅋ 보고싶은 마음과 볼수없는 현실이 합쳐져서 이 영화에 대한 저의 간절함이 더욱더 커졌었나봅니다.

그리고 몇년 후, 백투더 퓨쳐 시리즈가 dvd로 국내에 처음 발매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당시 중3이었던 저는 dvd를 구동할수있는 기계가 전혀 없었는데요...
5만원짜리 dvd세트를 보기 위해 컴퓨터용 dvd-rom을 구매했습니다. 중학교 3학년때니까 용돈을 모아서 샀거나 부모님에게 부탁을 했겠죠? 2003년엔 dvd-rom이 절대 싼 가격에 팔리지 않았을테니.. 이 영화가 대체 뭐길래 저를 그렇게까지 만들었던걸까요? 



그런데 굳이 이 글을 왜 지금에서야 쓰느냐..

멜번에서 워킹홀리데이 생활을 하는동안, 이상하게도 백 투더 퓨쳐를 다시 만날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3월 26일 이민자 박물관을 구경하고 나와서 기념품 상점에 들어갔다가.. 매년 중요했던 일들을 기록해놓은듯한 dvd시리즈를 발견했습니다. 별 생각없이 돌려보던중..

'어!!??'


"마이클 j 폭스가 혹시 호주출신인가?"라는 생각에 집에 와서 검색해보았지만 그는 캐나다 출신이더군요.. 아무튼 이렇게 뜻밖에도 백투더퓨쳐를 호주땅에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길을 걷다가 처음 보는 헌책방을 발견했고, 왠지모를 이끌림을 느껴 들어갔습니다. 그런 느낌에 이끌려 들어갔던 헌책방에서 발견한 책이 바로...

(Norwegian Wood 상실의 시대는 일반 서점에서 샀습니다^^;)

맨 오른쪽을 봐주시기 바랍니다. 소설화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전혀 몰랐었는데, 난생 처음 들어가본 헌책방에서 백 투더 퓨쳐 소설을 발견했습니다! 

게다가 오늘은..

우연히 알게된 The Daily What이라는 사이트에서 브라운 박사의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http://thedailywh.at/2011/08/25/volver-al-futuro-themed-viral-ad-of-the-day/



 아르헨티나 가전제품 판매점 CF라고 하네요~

작년에는 25주년을 기념하며 출연진들이 다시 모여 TV쇼에 나오기도 했네요!



참 이상하게도 멜번에 와서 자꾸만 백투더 퓨쳐를 만나게 됩니다.


시간여행이라는 꿈, 그리고 영화에 대한 꿈을 동시에 저에게 안겨주었던 이 영화. 계속해서 이렇게 제 삶의 한 장면 한 장면 추억을 선물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아지는 밤입니다. 
이 글을 읽고계신 여러분들은 어떤 영화에 무슨 추억을 갖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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