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 출국, 코펜하겐 도착, 오덴세 1일차

2013 오덴세 교환학생2013. 1. 27. 08:58

2013년 1학기는 덴마크 오덴세에 있는 남부 덴마크 대학교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시간과 노력이 허락하는 만큼 공개된 기록으로 남기려고 합니다. 호주 워홀때처럼 흐지부지 될 가능성이 높아보이지만, 일단은 시작해봐야죠ㅋㅋ


1월 25일 밤 11시 55분에 출발하는 터키항공을 타고 코펜하겐까지 간 후, 다시 기차를 타고 오덴세까지 이동하는 여정입니다. 터키항공이니만큼, 이스탄불에서 잠시 경유를 하고 가게 됩니다.

주차를 한 후 인천공항 내부로 들어가는 중입니다. 재작년에 갈때도 와봤던 곳인데, 전혀 기억이 나질 않았습니다..ㅡㅡ

야간에 터키항공 타고 가시는 분들은 꼭 예정된 출발시간보다 많~이 여유있게 도착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어떤 사전 공지도 받지 못했는데, 당일에 체크인을 하고 보니 갑자기 11시 30분 출발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쏘쿨 터키항공.


국제선 게이트 109번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때까지도 셔틀 트레인을 타야한다는 것도 전혀 떠올리지 못했었구요..

문제의 터키항공 비행기입니다. 좌석간 간격은 그럭저럭 괜찮은 편입니다.

왠 필통이야.. 했는데 열어보니 자질구레하지만 요긴한 물품들이었구요.안대랑 립밤은 정말 잘 썼습니다.


좌석을 지정할때 화장실 옆자리를 피해서 선택했던것 같은데.. 막상 앉아보니 화장실 옆자리였습니다. 조금 당황했지만, 일단 잠들면 소리에 민감한 편도 아니고, 또 화장실 옆이라 그런지 제 옆에 아무도 않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이스탄불까지는 두 자리를 차지하며 아주 편하게 갈 수 있었습니다.

터키어?


USB 플러그가 준비되어있으니 스마트폰이나 MP3 충전 케이블을 가지고 타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다니면서 한 번도 주류를 주문해본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일부러 위스키를 주문해 마셨습니다. 11시 30분 비행기였으니, 식사를 마치고 위스킨 한 잔 마시고 술기운으로 깔끔하게 자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잠이 오지 않길래 한 잔 더 주문했더니... 잠은 안오고 체온만 높아지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조금 지나니 잠이 잘 오긴 했습니다.

원래는 비빔밥을 주문했었는데, 막상 받고 나니 재료들을 비빌 생각에 귀찮아서 다시 닭가슴살로 바꿔서 먹었습니다. 김치도 그럭저럭 괜찮은 수준!

득템

이런 점에서 터키항공 서비스가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저는 9시 비행기를 타야 하는지라 제가 탈 비행기는 화면에 뜨지 않았지만요..

그런데... 이스탄불 착륙할 즈음, 원인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벽면에 물방울이 맺히고, 머리 위로 물방울이 한두방울씩 떨어졌습니다. 똑딱이 디카인지라 어두울 때 플래시를 터트려야만 해서 이렇게밖에 안나왔지만, 하여간 이것 때문에 터키항공 이미지는 영 아닌걸로 저한테 남을듯합니다. 우리나라 돌아갈때도 타야하는데..ㅡㅡ

이스탄불 공항 도착.

새벽 네시 반쯤에 착륙했고, 아래 사진에서 보시듯 Caffe Nero에서 카푸치노 한 잔을 시켜서 세 시간정도를 버텼습니다.


초코 파우더를 뿌리고 다시 그 위로 스팀밀크를 넣어서 아주 풍성해진 카푸치노. 이런 스타일은 또 처음 봅니다. 사진으로는 잘 표현이 안되어있는데, 컵 표면 위로 거의 1.5cm는 될 정도로 거품이 올라와있습니다.


9시 5분에 출발하는 코펜하겐행을 타야 합니다.



코펜하겐 공항에 도착해서는 제대로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 재작년 유럽여행때 헬싱키에서 수하물 분실했던 경험 때문에 너무 많이 긴장해서 그랬나봅니다. 그래도 와이파이가 무료로 되는지라 (와이파이 연결 후 인터넷에 접속하면 회원가입을 하라고 뜨는데, 코펜하겐 공항에서 제공하는 AP는 회원가입도 무료입니다.) 카톡으로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공항 사진 몇 장을 찍어서 보내긴 했습니다.

아무튼 위 사진은 공항에서 빠져나와 기차나 버스 표를 사는 곳입니다. 표를 사고 나가면 바로 트레인이나 버스 플랫폼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코펜하겐 공항이 이런 점에서는 참 편리합니다. 

12시 30분에 출발하는 기차를 타야 합니다.

매표소 직원 아주머니는 꽤 친절하셨는데, 굳이 필요하지도 않았던 좌석 지정 티켓을 끊어주셨습니다. 덕분에 30크로네를 더 써서 아까웠습니다 ㅡㅡ.. 오덴세까지 가는 티켓은 그렇게 좌석지정비 30까지 합쳐서 313크로네였습니다.

저 스크린을 보면서, 옆에 서있는 한 덴마크인에게 문자 한통 빌리자고 부탁해 학교에서 지정해준 현지 도우미 학생에게 예정대로 기차를 탈 것이고 그러면 2시 5분에 도착할 것이라고 메세지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후 스크린에서 저 메세지가 사라졌고, 쌩뚱맞은 헬싱괴르행 기차가 들어왔습니다..

아무 안내방송도 없이 기차가 연착된 것인데, 옆에 있던 청소부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아주 쿨하게 다음 열차가 원래 12시 30분 열차와 똑같은 곳으로 갈 것이라고 말해주셨습니다. 열차 시스템은 영 별로인듯합니다. 일단은....

재작년 유럽여행 당시 코펜하겐에 두 번 왔었는데요, 한 번은 런던에서 페로 제도를 가는 경유지로, 그리고 그 다음에 코펜하겐과 헬싱괴르 여행을 위해서였습니다. 그당시에는 기차를 타면서 이런 그래피티를 보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와 보니 기차부터 시작해서 철로 주변 거의 모든 건물에 그래피티가 잔뜩 그려져 있었습니다. 

그래피티는 힙합의 4대 요소이고, 이런 정도의 힙합은 아무래도 어느 나라에서나 하위문화일 수밖에 없는데요.. 저는 이성적으로는 하위문화도 좋게좋게 바라보려고 노력하지만, 이런 꼴을 볼때마다 그게 참 힘들다고 느낍니다..



아무튼 저렇게 너저분한 도시를 조금 벗어나면 그때부터는 완연한 시골 풍경이 펼쳐집니다.


오덴세가 위치한 핀 섬으로 가기 위해서는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덴마크의 사회간접자본 수준이 참 뛰어나다는게 여기서 보입니다. 섬과 섬 사이에 통째로 다리를 건설하고 그 위에 도로와 철로를 놓았습니다.




그렇게 겨우겨우 오덴세에 도착했고, 미리 기다리고 있던 도우미 학생(이름이 David입니다)과 함께 호텔까지 가서 체크인을 하고, 시내 구경을 살짝 했습니다.

정체모를 학생들이 '박물관' 앞에서 저렇게 모여 음악과 함께 큰 소리로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David한테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는데 자기도 모른다고 하네요..




할 일이 있다는 David를 보내고, 혼자 호텔로 돌아갔습니다. 아래는 돌아가는 와중에 찍은 건물들입니다.









그런데 막상 정신차리고 다시 호텔방에 들어와보니... 이건 좀 아니다 싶은 호텔방입니다.

사실 숙소 얘기를 제대로 안했는데요, 덴마크에서는 기숙사에서 학생이 나간 후 15일이나 검사를 합니다. 제가 배정받은 방을 쓰던 학생이 아마 2월 1일까지 방을 쓰고 나가기로 했는지, 저는 2월 15일에야 기숙사를 쓸 수 있다고 통보받았습니다. 

학교측에서는 대신에 호텔을 특가로 제공했는데, 이게 말이 호텔이지, 5인실 이상의 도미토리 룸이 없을 뿐 거의 보통 호스텔 수준입니다. 특가에 제공받은건 분명합니다. (1박에 245DKK = 한화 약 4만 8천원. 보통의 6인실 도미토리가 300DKK를 요구하니, 245DKK 1인실은 정말 저렴한 편) 

문제는 꼴에 호텔이랍시고 취사시설이 없다는 것입니다. 방 가격에서 대충 감을 잡으셨을지 모르겠는데, 덴마크는 전반적으로 물가가 정말 높습니다. 맥도날드 빅맥 세트가 58DKK(=한화 약 11000원)이니 말 다했죠.. 그러면 아무리 특가라고 해도 이곳에서 계속 지낸다면 하루 식사를 모두 밖에서 사먹는것으로 해결해야 하고, 그랬다가는 245DKK가 무색하게 아주 큰 지출이 예상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돈만 문제였으면 그럭저럭 지냈을텐데.. 20일을 지내야 하는 방인데 캐리어에서 짐을 꺼내서 정리할 공간이 부족합니다. 또한 조명이 할로겐등 3개가 전부인지라 나름 공부를 해야하는 저로서는 도저히 20일을 지내고싶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또한 방만큼이나 화장실도 정말 좁았는데, 샤워부스가 따로 있지 않고 좌변기-세면대 바로 옆에 커튼 하나로 샤워 공간이 '아주 좁게'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결국 구글과 트립어드바이저를 계속 들여다본 끝에, 취사가 가능하고 트립 어드바이저 평도 아주 좋은 다른 적절한 숙소를 발견했습니다.

주인과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원래 하루에 425DKK인 1인실 방에 장기투숙 할인을 받아 330DKK로 옮기기로 결정하고 첫째날을 마무리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