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맞이 썰 1,2

자유게시판2013. 10. 9. 17:08

*둘 다 페이스북에 작성했던 글인데, 평소 내 생각이 잘 드러난 글이기 때문에 페북 피드에 묻히게 방치하기보단 블로그에 옮겨두어야겠다 생각해 여기 복사함. 원문을 그대로 복사했기 때문에 평소 내가 글에서 보이던 어투와는 차이가 있다.






한글날을 맞이해 온 언론이 들썩들썩..

딴지걸고싶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애들이 말을 줄이든 말든 신경좀 꺼. 아주 자연스러운 언어 현상. 세대 간 언어차이는 단군 이래 항상 존재했던 현상. 반대로 생각좀 하면 어디가 덧나나? 
'애들이 쓰는 말을 어른이 못알아듣는다'만 때리지만, 사실 어른들이 쓰는 말도 애들은 못알아듣습니다. 이 글 보는 분들 중에 '후앙'이 뭔지 아는 사람? 

2. 한글이랑 한국어좀 구분해서 썼으면 좋겠다.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문자' 한글은 맞지만, 한국어는 그냥 언어들 가운데 하나일 뿐. 다만 한국어는 언어 자체로 봤을 때 좀 특이한 구석이 있음-- 도통 뿌리를 찾기가 힘듦: 알타이 어족에 속한다는게 일단 가장 널리 알려진 견해지만, 그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음. 물론 그 반론의 성격은 '알타이 어족'으로 보기 힘들다'는 정도지, 한국어의 뿌리를 다른 어딘가에서 찾아오지느 못하고 있음

3. 외래어는 적극적으로 포섭하고, 그 의미가 나타내는 바를 현실 속에서 '우리화'하려고 노력해야할 대상이지 배척해야할 '찌꺼기' 가 아니다. 무분별한 외국어 사용이야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저새끼 재수없다'는 느낌을 들게 하거나 'ㅄ 뭔소리하는거야' 하는 생각이 들게 하기 때문에 무한정 늘어나기가 힘들다고 생각함.

4. 한국어/한글 지키기는 공교육 국어 교육이 가장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으니 한글단체 관계자분들은 쓸데없이 방송 나오거나 캠페인 벌이지 말고 교육부를 조지세요. 정갈하고 아름다운 한국어 시, 소설, 산문을 읽고 자란 학생은, 말하지 말라고 해도 매끄럽고 명확한 한국어 문장을 말하고 쓸 겁니다. 

5. 그리고 글쓰기 교육좀.... 한 편의 글에 주어-술어 불일치는 기본이며 각종 비문이 넘쳐나는 경우가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많다. 학생들한테 글을 쓰게 시켜봤어야지... 영어랑 한국어를 비교하면 난 그래도 한국사람이니까 한국어를 더 좋아하지만, 적어도 글쓰기 문제에 관하자면 우리나라는 미국/영국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다.








한글날 맞이 썰 2탄. 단어가 단어니만큼 어조는 아주 경건 경건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141477 를 읽고...)


인터넷상은 말할 것도 없이, 2013년을 살아가는 한국인에게 '섹스'라는 단어는 이미 자리를 잡을 대로 잡은 '한국어 단어'다.

비록 유래가 서양일지언정, '섹스'는 서구화가 이뤄지는 동안 꾸준히 한국어 사용자들의 어휘 목록에 자리잡았으며, '성행위', '성관계'보다 훨씬 친숙한 일상어가 됐다.

그리고 인터넷의 확산과 자유분방한 사회 풍조에 따라 '섹스'는 여러 단어와 결합하며 한국어 사용자들의 언어 생활을 풍부하게 만들었다. 비록 그것들이 음지에 한정돼있고, 대부분 음담패설과 관련돼있다는 한계가 있지만 말이다.

게다가 '섹스'의 형용사형 단어 '섹시'는 이미 언론에서 공식적으로 쓰이는 아주 일상적인 한국어다. '야하다'는 말에 담긴 천박함과 '성적 매력이 있다'는 말의 노골적임을 피할 수 있는 단어다. '섹시'를 한국어 어휘에서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더러, 제거했을 때 우리 언어 생활은 불편해지면 불편해지지, 결코 편해지지은 않을 것이다.

또한 '섹스'는 '드립'과 결합해 '섹드립'이라는 절묘한 조어까지 낳았다. 신동엽이 "어머님이 걱정하시는 그건 낮에도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거나, 사이먼디가 "다이어트 할 뻔 했는데"라고 말하는 모습을 두고 우리는, 그리고 각종 매체는, 아무렇지 않게 '섹드립'을 내뱉었다 칭한다.

'야한 농담'과 '음담패설'이 풍기는 비릿한 냄새가 '섹드립'에서는 감지되지 않는다. 물론 몇몇 순진무구한 영혼들이나, 외국어 사용이라면 진저리를 치는 일부 한국어 순혈주의자들은 '섹드립'이라는 단어가 2013년 일상 한국어에 자연스럽게 어울린다는 사실이 불편하겠지만.

정리하자면, '섹스'는 자연스러운 한국어 단어다. 그것도 다른 단어들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은 한국어 단어.

상황이 이럴진대, '섹스'를 '니디티'로 바꾸자는 노력은 헛수고에 수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게다가 특정 단어와 그에 얽힌 행위가 금기시되는 현상은 현실 세계의 노력으로 개혁해야지, S-E-X에 해당하는 한글 자판 ㄴ-ㄷ-ㅌ를 이용한 말장난으로 개혁할 수는 없다.

마치 '왕따'를 대신할 말을 만든다고 해서 왕따 현상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처럼, 혹은 '병신'을 대신해 '장애인'이라는 말을 쓴다고 해서 한국 장애인들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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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영어의 이끌림

2011/워킹 홀리데이 자유2011. 6. 13. 16:45

나는 참 모순적인 사람이다. 대체로 정이 많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만 때때로 모질게 이기적이고, 대체로 양심을 따르며 규칙을 준수하려 하지만 때때로 정해진 것들을 거부하며 파괴적인 방향을 지향하기도 한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나는 어쨌든 이상한 점이 많은 사람이다.

이상한 점이 많으면서 동시에 생각도 많은 나에게 영어는 참 성가신 존재다. 어릴때부터 좋아했기에 열심히 공부했고, 그 덕분에 한국에서만 공부한 학생 치고는 괜찮은 영어를 구사한다.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네 영역 모두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그런데 영어의 힘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한국 땅에서 영어가 일상생활에 얼마나 스며들고 있는지를 발견할때마다 한숨이 나오고, 우리말을 지키고 싶은 생각이 든다.

작년 이맘때쯤 영어와 한국어라는 제목으로 글을 하나 쓴 적이 있다. 지금 다시 읽어보니 논리적인 흐름이나 어투가 조금 어색하고 조잡해 부끄러운 글이다. 짧은 글은 아니지만 여기에 붙여보겠다.

 
저 글을 쓸 당시보다 지금은 약간 입장이 유연해진 편이다. 언어의 역사를 아주 잘 알고있는것은 아니지만, 천 년 넘게 라틴어가 유럽의 사상계에서 절대적 지위를 유지했던 사실을 생각해보면 어떤 언어가 강한 힘을 가지는 것을 막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러시아 제국과 일본 제국이 전쟁 후 영어가 아니라 불어로 회의를 진행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영어가 이렇게 절대적 힘을 유지하는것도 언젠가 끝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게 바로 조금씩 주관을 잃고 세상과 타협해가는 사고의 흐름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씁쓸하기도 하지만, 워킹 홀리데이 생활을 하며 세상과 나름 부딪치며 살아가다보니 점점 이렇게 변해가는 나를 부정할수 없다.

어쨌든 영어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나조차도 호주에서 영어로 생활을 하다보니 점점 사고방식을 엮어가는 통로에 영어가 자주 끼어들고 있다는걸 느끼고 있다.

자동차 클리너 판매 일을 하던 시절, smog라는 단어를 하루종일 말해야만 했었다. '이 제품으로 화장실 유리를 닦으시면 성에가 끼지 않습니다' 라는 내용을 설명해야 했으니까. 집에 돌아와 같이 사는 형들에게 그걸 설명하는데, smog라는 단어를 우리말로 뭐라고 해야하는지 바로 떠오르지가 않았고, 잠깐 고민하다가 내뱉은 말이 '안개'라는 단어였다. 화장실 유리에 안개라니.. 

영어가 내 사고의 흐름에 파고들고 있다는걸 처절하게 느낀 순간이었다.


그리고 또 며칠 전, 한국에 있는 친구가 생일이라 생일 축하 전화를 했다. 나는 장난삼아 그 친구가 전화를 받자마자 생일 축하한다는 몇 마디를 영어로 쏟아부었다.

장난삼아 한 행동이긴 했는데, 대체 왜그랬는지 나도 모르겠다.
전화를 끊고 나서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아 내가 대체 왜 그런거지?'

한국인 형들과 살면서 영어가 일상 언어로 자리잡지 않았지만, 일하는 환경에서는 어쨌든 영어를 쓰고 있는 나. 호주 땅에서 살아가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영어가 귀와 입에 익숙해지는걸 느낀다. 그러면서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영어가 늘어나고 있다. 동시에 영어가 나를 지배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런 나를 보면 참 이상하다.

난 분명 일상적인 언어생활에서 영어를 섞어서 쓰는 사람을 무지 싫어했었는데..
순 우리말 개념어를 더 힘있게 보강해서 우리가 홀로 학문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참을 수 없는 영어의 이끌림에 나는 오늘도 조금씩 빗장을 풀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어와 영어가 섞여버린 이상한 말을 하는 사람이 절대 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은 계속 지켜나가고 싶다. 

지금 이 글을 마무리지을 적당한 문장이 떠올랐는데, 핵심 개념어가 영단어로 표현해야 더 맛깔난 문장이 된다. 이걸 어찌해야하나.... 글을 마무리 지으면서도 또 고민이다.

어쨌든 나는  2개 언어 멍청이(bi-illingual)가 아니라 2개 언어 구사자(bilingual)가 되고 싶다.


English English. What does English mean to me, and us?

2011/워킹 홀리데이 자유2011. 5. 23. 14:25

As everybody knows, now I live in Melbourne, Australia. It's already been two months and a week for me to be here.

 

Unfortunately, I haven't experienced as many people or exciting things as I had expected when I was in South Korea. I do two jobs: Nando's worker and a cleaning job. Since last week, I've gotten strongly bored with the way of life I live now.

Looking back from the arrival date, Early days were not too far from what I expected except for the frustration I didn't feel before get to here. But as the days go, everything has gone different from what I looked forward to. 

Firstly I started to live with Korean guys. The full-of-spirit attitude was changed too easily within just one week. As I failed to successfully get contacted or keep fluent conversation with local people, I couldn't help searching on the Korean community websites, which ends finding a great share flat. Yes, the place I live is great. It's not too cold given Victorian weather, and the guys I live with are fine, friendly, and even neat! But I lost the chance to use English as my 1st living language. This was the fisrt step I ceased to use English.

However just after a few days, I began to work as a salesperson. Our product was car cleaner - basically it was, but wa also able to be used on other materials including mirror, stainless steal, etc -. I had to speak English. Oh not just speaking, I had to 'persuade' people to buy our stuff and, more seriously, to earn money. But things weren't like I had heard of before starting the work. I couldn't stand the 'STATUS ANXIETY' because there was NO basic wage. Finally I quitted the job. Seen from today, those only one week doing that work was the greatest opportunity for me to improve my English.

After that, I started to jobs, which I mentioned above, from almost same day. My days have filled with just 'work'. Even worse, I've had too less chances to use and improve my English. At Nando's, for it is a fast-paced restaruant, we don't need to talk much. Fastness is the most important in here. There is no much need for speaking, but just doing quickly. Furthermore, the cleaning job at night has made a strong barrier to meet people, which can directly help me improve English, and study or practice English on my own way.

I think my English hasn't improved much given that I have lived in here already two months. So I decided to use The Language intentionally in my daily things. That's why I wrote this clumsy note. I will succeed in English.

 

 

 

 

If you read all the lines, you may feel weird that the tile of this note and the body's contend don't match with each other. Yes I know, and below is the real thing I wanted to say.

 

Why should we practice English? What on earth made us to do? I cannot know exactly, and I assume that neither can all of you. While having this question, I'm writing an English note, and trying to even think in English.

I am a really really contradictory person. I have a critical view to THE LANGUAGE. At the same time, I want to speak fluent English, and make it my actual second language. I want Korean people to be proud of our culture and language, but my major in Uni is 'English Literature'. I want to write beatiful Korean sentences and find beauty in many Korean literature, but now I write this note in English.

 

Anyway I may keep speaking English in this country, and not be able to avoid the need to practice English.

 

 

I want to make my thought and mind simple, just sim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