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암스테르담 이야기-역사박물관, 베긴회 수도원, 서교회, 데카르트, 안네프랑크 하우스 + α

2011/여행기2011. 11. 22. 07:55

전날 여유있는 저녁시간을 보내서인지.. 아침에 가뿐히 일어나 호스텔에서 제공하는 아침을 사먹었습니다. 5유로라는 가격이 아깝지 않을만큼 괜찮은 내용이긴 했지만.. 그래도 빵은 빵입니다ㅜㅜ 배부르게 먹긴 했지만 뭔가 덜 먹은거같은 그런 허전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습니다.

암스테르담을 둘러볼 시간이 이틀 있기때문에 담 광장을 기준으로 오늘은 서쪽을 둘러봤습니다.

반고흐 호스텔에서 트램을 타고 담 광장까지 갔습니다. 트램을 갈아타서 안네프랑크하우스에 먼저 가려그랬는데.. 엉뚱한 트램을 잡아타는 바람에 약간 헤맸고, 일단 역사박물관에 먼저 들어갔습니다.





역시 한국어 안내는 없습니다 ㅜㅜ


각국 언어로 쓰여진 저 팜플렛들은 뒷면에 QR코드가 인쇄되어있습니다. 전시관을 옮겨갈때마다 스크린 앞 기계에 QR코드를 인식시켜 해당 언어로 영상이 재생되는 방식입니다.


암스테르담의 유전자를 찾아가는 여행입니다.


암스테르담이 해수면보다 낮다는 말이야 많이 들었지만 막상 이렇게 보니까 그저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공항마저도 해수면 아래라니..




카톨릭과 프로테스탄트의 종교생활을 묘사한 그림이 간단하면서도 흥미로워 찍었습니다. 함부르크에서 만났던 대학교 1학년생들은 자신들이 모두 무신론자라고 말했는데, 암스테르담 청년들은 어떨지 궁금해지네요. 


암스테르담은 16~17세기 종교문제에서 자유롭고 싶은 수많은 신교도들이 유럽 각지에서 몰려와 지낸 도시입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이 시기에 이미 암스테르담이 '자유로운' 도시로 알려졌다는 뜻이고, 그렇게 알려지기 위해선 그 이전부터 오랜 세월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누적되어왔을 것입니다. 암스테르담의 역사에 대해 아는것이 거의 없고, 그렇다고 지금 검색해보긴 귀찮은 이 상황에서.. 암스테르담의 자유로움은 정말 도시의 DNA에 담겨있는것일까요?

굳이 그쪽때문에 암스테르담을 온 건 아니지만, 그쪽 보러 온것도 사실입니다.




17세기에 지어진 왕궁의 모형입니다. 당시 현장 노동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들어졌던 모형이랍니다. 안개가 심해 눈으로제대로 보기 힘든 왕궁을 이렇게라도 보네요..ㅜㅜ


17세기 네덜란드의 무역 범위입니다. 뉴욕이라 불리는 도시는 암스테르담에 의해 개척된 도시입니다. 처음엔 '뉴 암스테르담'이라 불렸던 곳이지요. 영국과 네덜란드의 해군 전쟁, 무역주도권 다툼에 관해 알고싶으신 분들은... 바로가기 클릭해주세요~

세계사를 접할때 네덜란드가 일본과는 무역을 했으면서 가까이에 있는 우리나라와는 대체 왜 교류가 없었는지 항상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지도를 보니 지리적인 요인이 작용했겠구나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가사키로 가는 항로를 부산이나 인천으로 쉽게 돌리지는 못했을거같긴 하네요. 물론 조선왕조의 대외정책도 중요한 이유였겠지만.. 그건 제가 모르는 분야니까 넘어가야겠습니다ㅜㅜ. 국사공부가 절실해지는 순간입니다ㅋㅋ


영국과의 전쟁을 겪으며 무역주도권을 상실해가던 암스테르담, 결국 동인도회사가 문을 닫습니다.

저~ 위에서 말씀드렸던 스크린입니다. 영어라 할지라도 어려운 말이 아니고, 말하는 속도가 빠르지도 않습니다.

1811년 담 광장으로 황제 나폴레옹이 행진해 들어오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입니다. 왕궁 위 프랑스 국기가 보이시나요?



황제 나폴레옹이 홀란드 왕국의 왕으로 임명한 동생 나폴레옹입니다. 가족, 지인들한테 자리 나눠주기는 예나 지금이나..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위에 써있는 내용만으로 판단한다면 동생 나폴레옹은 그래도 괜찮은 지도자였던걸로 보입니다. 홀란드 왕국을 지배하기 위해 언어도 배우고 역사도 공부했으니까요ㅋㅋ




역사박물관을 빠져나와서는 바로 근처에 있는 베긴회 수도원을 찾아갔습니다. 익히 들어 알고있었지만, 번화한 쇼핑가 바로 옆에 그렇게 조용한 공간이 있다는게 참 신기했습니다. 그러나 무슨 종교적 경건함도 없고 수도원이라는 공간에는 별로 흥미를 느끼지못했기에 사진만 찍고 바로 나왔습니다. 











베긴회 수도원 바로 옆 거리의 모습입니다.

서교회와 안네프랑크 하우스까지 걸어가기 시작합니다..
 



담 광장은 자꾸 지나치게 되는거같아요. 어제 시끌벅적하던 광장이 오늘은 조용합니다. 어제의 시위-공연은 GVB파업에 맞춰 하루만 크게 했던 모양입니다. 시위-공연 무대가 물러난 자리에는 원래 주인이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전세계 도시의 제왕. 닭ㅋ둘ㅋ기ㅋ
 17세기 황금시대의 영광을 고스란히 품에 안고있는 도시 암스테르담도 비둘기는 피할수 없나봅니다.

암스테르담 비둘기들이 다른 도시 비둘기들에 비해 유난히 뚱뚱해보였습니다.



안개ㅜㅜ...... 대낮입니다..

오랜 시간 서있는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참 돈 쉽게버시는 분들. 장사가 안되는지 잠시 자리에서 내려와 이리저리 움직이십니다.



가을이 지나면 교회들이 열지 않습니다ㅜㅜ













제가 가지고있는 론리플래닛 지도에 이 위치가 중앙 우체국(Main post office)이라고 써있길래, 우체국 건물도 역시 멋지구나!라는 생각에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어디를 봐도 우체국같은 느낌이 들지 않아서 옆으로 돌아가보니..

이렇게 반지하 구석에... 도시 중앙 우체국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ㅜㅜ

사실 우체국을 굳이 지도에 표시해두었던 이유는 헬싱키 우체국과 비교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헬싱키 바로 다음 도시였던 베를린와 함부르크에선 왜 이생각을 못했을까싶지만, 아무튼 여기에서라도 비교해봐야죠.

디자인에 관해 지식이 일천한지라 사실 헬싱키에 지낼때 핀란드가 디자인 강국이라는걸 정말 실감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나마 제가 핀란드의 디자인 감각을 느낄수 있었던건 우체국과 백화점 인테리어 용품 코너였기에.. 다른 나라에 가면 그런 것들은 비교해봅니다. 아! 생각해보니 베를린에 갔을땐 카데베 백화점에 들러 인테리어 용품을 비교했었네요! 
암스테르담 여행기인데 자꾸 쓸데없이 다른 도시얘기만 나오니까 링크 하나 걸어두고 넘어가겠습니다. 바로가기

서교회 도착!



안네 프랑크 하우스에 가기 전, 데카르트가 4년간 지냈다는 베스터마르크트 7번가를 찾아갑니다. 철학과 학생은 아니지만, 전에 쓴 글에서 고백했듯 지적 허영으로 먹고사는 저는 이번 여행에서 철학자들의 흔적을 뒤쫓아갑니다.

지금은 미용실이 자리잡은 베스터마르크트 7번지. 이 앞에서 이런저런 생각도 하고, 가져갔던 책도 읽었습니다.



그런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검색해보니 데카르트가 살았던 곳은 7번지가 아니라 6번지랍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로가기)

정재영 교수님.. 런던쪽에선 거리 이름도 틀리게 적으셨던데 이건 또 무슨경우입니까 ㅜㅜ(『철학, 도시를 디자인하다』)

월요일에만 열지 않는 왕궁과 잘못된 정보때문에 내일 두 곳은 다시 방문할겁니다.
 



사실 안네의 일기를 읽지 않았고 또 유대인에 그다지 우호적이지 못한 감정을 지닌 저로서는(과거 유대인들의 고난에 무감각한건 절대 아닙니다! 지금 그들이 하는 행동때문이지요) 안네 프랑크 하우스는 처음엔 방문 고려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워낙 유명한 곳이니까... 팔랑귀 소유자는 저는 8.50유로를 내고 안네 프랑크 하우스에 다녀왔습니다.



기다리는 줄입니다.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또 별 기대 없이 갔던 곳이었는데, 잔뜩 기대하고 갔던 고흐 미술관보다 더 괜찮게 기억에 남을듯합니다.
 

이번엔 트램을 타고 숙소 근처 Wok to Walk에 가서 늦은 점심을 먹습니다. 근대 미술관과 고흐 미술관에 갈 예정이었으니까 면요리보단 그래도 쌀이죠! 제 ANZ 여행자카드를 보더니 호주에서 왔냐며 반가워하던 직원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직원도 시드니에서 지내면서 잠시 일을 했었다고 하네요~
주문을 받으며 이름을 물어보길래 편하게 영어이름으로 대답했는데, 굳이 한국이름이 뭐냐고 물어봤습니다. 알려줬지만 물론 발음은 못했지만요 ^^....
Thank you so much Harry! 가게 직원이 그렇게 진심이 담긴 반가움과 고마움으로 인사하는걸 그전에도 자주 본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많이 보지는 못할것 같습니다. 

그런데.. 근대미술관이 요즘 안여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것도 모르고...ㅠㅠ

바로 고흐 미술관으로 들어가 관람을 하고 나왔습니다.

잔뜩 기대하고 갔는데... 저는 별로였습니다. 대개 어느 미술관을 가든 시선을 확 사로잡은 한두 작품은 만날수 있었고, 그런 작품들이 그려진 엽서를 사곤 했는데.. 이번엔 어느 엽서도 사지 않았습니다. 대영박물관에서 고흐의 해바라기를 처음 봤을때 그림 자체에서 느껴지는 힘에 진심으로 감탄했었기에 정말 큰 기대를 안고 들어갔었는데.. 아쉬울 따름입니다ㅋㅋ




미술관 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 간단하게 재정비를 한 후 다시 나왔습니다. 밤의 암스테르담은 홍등가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함부르크에서도 홍등가 구경을 했었는데, 합법적 매춘구역의 본거지 암스테르담은 어떨가싶어서 가서 구경을 하고 왔습니다. 곤란한 상황에 대처능력이 약한 저는 홍등가 근처에선 아예 카메라를 꺼내지도 않아서 사진은 없습니다ㅋㅋ

아래는 일단 홍등가까지 찾아가는 와중에 찍은 사진들입니다.








손님도 판매자도 아닌 관광객으로 홍등가를 살펴보는건... 은근히 재밌습니다. 합법 불법 여부를 떠나 성매매라는 것에 아직도 거부감이 드는 저로서는 그에 대해 복잡하고 심오한 생각을 풀어나가볼 수도 있겠지만, 호객행위를 직접 하는 성매매 여성들이나 그들과 흥정을 하는 남자들이나.. 그냥 재미있습니다. 홍등가 구역은 꽤 넓어서 이곳저곳 둘러보는데 헤맨 시간까지 합쳐서 꽤 돌아다녔습니다. 중간에 정말 예쁘구나.. 싶은 여성분이 한 분 계셨는데, 제 바로 앞에 걸어가던 중국인 아저씨께서 수줍게(^^) 가격을 물어보시더니 안으로 같이 들어가셨습니다. 



구교회 바로 앞에 있는 BELLE 상. 세계에서 유일한 매춘여성 헌정 동상입니다. "Respect sex workers all over the world"


 

돌아오는 길에 제 눈길을 확~잡아끈 티셔츠! 52유로길래 당연히 안샀습니다^^

이제 다시 숙소로 돌아갑니다.






돌아가는 길에, 어제 그냥 지나쳤던 감자튀김 가게를 찾았습니다. 안먹고 그냥 가기 왠지 아쉬워서요ㅋㅋ 


그런데 다 못먹고 버렸습니다........... 제가 정말 음식 버리는 사람이 아닌데 이건 먹다보니 도저히 끝까지 먹을수가 없더군요ㅜㅜ 너무 짜고 텁텁하고.. 다른 곳에서 먹었던 감자튀김이랑 뭐가 그렇게 다른지도 모르겠고.. 베를린의 커리부어스트처럼 이번에도 별거 없는 대표음식이었습니다.


겨우 이거 쓰는데 두시간 가까이 걸렸네요ㅋㅋㅋㅋ 중간중간 딴짓을 잠깐 하긴 했지만요..
지금 호텔 반고흐 라운지겸 식당에 앉아있습니다.

여자 세명이서 자기들끼리 맥주를 마시고있었는데 남자 한명이 은근슬쩍 합류하네요. 


자유의 도시 암스테르담, 야경이 멋지고 혼자서 사람구경하기도 참 흥미로운 도시입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