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 여행기-2. 크론보그 성/다음 일정 준비

2011/여행기2011. 11. 7. 02:07

첫째날, 가고싶은 곳을 모두 가본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왠만큼 돌아봤다는 생각에 둘째날 미련없이 크론보그 성에 다녀왔습니다. 햄릿의 배경이 된다는 성인지라 꼭 가보고 싶었거든요~

Norreport역에서 24시간 표를 사고 Helsingor역으로 갑니다. 가는데 40분, 역에서 성까지 걸어가는데 20분쯤 걸렸습니다. 11시에 투어가 있다그래서 10시 기차를 타고 갔는데, 9시 40분 기차를 타는게 더 여유롭고 좋았을거라 생각합니다.







코펜하겐 시내 곳곳에서 크리스티안 4세의 흔적을 느낄수 있습니다. 크론보그 성에서는 좀 심하구요ㅋㅋ







멍청한 일을 겪었습니다. 호주에서는 초록색 불에서 빨간 깜빡이로 바뀌었다가 빨간 불로 변합니다. 그래서 저는 저걸 보고 그냥 건넜었죠..ㅜㅜ 정신을 차리고 보니 31초 후에 초록색 불로 바뀐다는 표시더군요ㅋㅋㅋ



헬싱괴르 가는 기차에 저렇게 플러그가 있습니다! 넷북이나 핸드폰 가져가시는 분들은 충전기도 꼭 가져가세요ㅋㅋ

런던에서 스트랫포드 어폰 에이번에 갔을때를 떠올리면서 아무생각 없이 계단을 올랐습니다. 그런데 오르고 보니 나가는 곳은 따로 있더군요ㅋㅋㅋㅋ 시드니에서, 런던에서, 덴마크에서 셰익스피어를 계속 따라다니고 있습니다^^

저~기 성이 보입니다.

우리 동네를 떠올리게 한 길거리 낙엽들 ㅜㅜ 철산동 그립습니다.

무슨 건물인가 해서 나중에 들어가봤더니 일종의 주민센터였습니다.

코펜하겐 시내뿐만 아니라... 여기도 참 공사 많이합니다.










그래. 너때문에 여기 왔다.

코펜하겐의 한 가지 특이한 점이라면, 다른 주신들을 제쳐주고 포세이돈(넵투누스)와 헤르메스(머큐리) 두 신을 궁전 앞에 세워놓았다는 점입니다. 크론보그 성 뿐만 아니라, 전날 인어공주상 근처에서도 저 두 신의 동상을 봤는데.. 어디서 봤는지 잘 기억은 안납니다ㅋㅋㅋ 신화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가벼워져서 아쉽지만, 아무튼 투어 가이드한테 물어봐도 왜 저 두 신만을 세워놨는지는 알수가 없었습니다. 크론보그 성을 지으며 그 앞바다를 완벽하게 통제했던 덴마크 왕실을 생각해보면 자신들의 수호신으로서 포세이돈을 세운 것은 쉽사리 이해가 가는데, 어째서 그 옆은 항상 헤르메스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스 신화 수업을 듣고 한동안 흥미있게 공부했었는데.. 이렇게나 기억이 안나네요.

그런데 막상 도착해보니.. 11시 Casemate 투어는 덴마크 학생들이 많았던지라 덴마크어로 진행되더군요ㅜㅜ 혼자 놀다가 11시 30분 Royal Apartment 영어 투어에 참여했습니다.

덴마크를 지켜준다는 전설속의 거인, Holger the Dane의 조각상입니다.



 이제부턴 로얄 아파트먼트입니다.



왕이 식사할때 사용했던 방이라고 합니다. 식사 도중 고개를 뒤로 젖히고 천장에 있는 그림들을 감상했다고 하네요.
 

유럽에서도 윗동네에 위치한 덴마크에선 '레몬'이 무지하게 비싼 과일이었다고 합니다. 저 식탁 위에 올려진 모든 것들 가운데 레몬이 가장 비싼 물건이었다는데요... 현재 가치로 레몬 한 '개'가 대략 700유로정도의 가치였답니다!!



아르테미스와

아폴론을 오른쪽 왼쪽 구석에 그려넣어놨네요

헤르메스는 빠지지 않습니다


스웨덴 군이 크론보그 성을 점령했을 당시, 그들은 크론보그 성에서 수많은 보물과 각종 귀중품들을 약탈해갔다고 합니다. 가이드 曰 이 투어에선 스웨덴이 한 나쁜 짓들만 말할겁니다^^. 우리가 일본에게 느끼는 감정과 비슷한 조금 비슷하려나요?
아무튼, 당시 스웨덴 군이 가져가지 않은 몇몇 귀중품 가운데 이 그림이 있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아래쪽에 줄 하나가 보이시죠? 이 그림은 스웨덴 왕 알브레히트로부터 왕관을 양도(?)받고있는 덴마크 여왕 마가레트 1세를 묘사한 그림입니다. 자신들의 굴욕적인 역사를 묘사한 그림을 굳이 가져갈 이유가 없었겠죠? 그래서 스웨덴 군인중 한 사람이 저렇게 그림을 칼로 그어버렸다고 합니다. 왜 불태우거나 하지 않았나 하는 궁금증이 들긴 하지만요..
 



위의 그림이 걸려있는 곳은 바로 이 통로인데요, 왕비의 침실에서 연회장까지 가는 통로였다고 합니다. 대략 80미터 정도의 길이인데.. 이곳은 원래 궁전에 포함되어있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크리스티안 4세의 왕비가 추운 겨울날 찬바람이 싫다고 이런 통로를 지어달라고 부탁했고, 크리스티안 4세는 이 통로를 위한 건물은 건설했답니다^^...
단순히 지어준 것만으로는 부족했나봅니다, 무려 80미터나 되는 통로를 지나가는 동안 왕비가 지루해할까봐... 크리스티안 4세 는 이 통로에 각종 회화작품을 벽에 걸어두고, 바닥은 아주 화려한 색깔로 칠해놓았었다고 하네요ㅋㅋ
 



상~당히 넓은 연회장입니다. Ball room이라고 불리던데, 연회장이라는 이름이 맞는 이름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다른 블로그를 찾아보니 무도장이라고도 하네요. 아무튼 크리스티안4세 치하에서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던 덴마크 왕실은 이곳에서 파티를 아주 화려하고 성대하게 자주! 열었다고 합니다. 자신들의 부를 과시하기 위해서 말이죠ㅎㅎ 허세는 예나 지금이나 한국이나 외국이나 언제나 자제하기 힘든가 봅니다. 아무튼 한창 파티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면, 왕은 술잔을 머리위로 높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어 트럼펫(맞는지 모르겠습니다..)연주자들이 연주를 시작하고, 그에 맞추어 성을 둘러싼 대포들이 큰 소리를 울리며 발사되었다고 합니다. 돈 많다고 자랑하고싶어 안달난 사람이었네요..^^

가이드 설명에 따르면, 셰익스피어가 이 성에 왔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합니다. 투어 가이드 누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셰익스피어가 햄릿 안에서 엘시노어의 성 내부를 세세하게 묘사할수 있었던 이유로 당시 크론보그 성의 국제적 명성을 꼽았습니다. 돈 많은 왕이었던 크리스티안 4세는 매우 자주 성대한 파티를 열었고, 손님의 범위는 덴마크 국내로 한정되지 않았고, 유럽 곳곳에서 많은 손님들이 참여햇었다고 합니다. 가이드 누님은 그들 가운데 분명 런던에서 온 손님들이 있었을 것이고, 그들 가운데 극단에서 활동하던 셰익스피어의 동료들도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그렇기에 와보지도 않은 성을 배경으로 셰익스피어는 햄릿을 쓸 수 있었던 것이구요~.








한 번도 보지 못한 동물을 그저 전해들은 이야기로만 그렸다기엔.. 꽤 잘 그리지 않았습니까?

중국과의 교역도 활발했다고 합니다. 성 곳곳에 저런 중국 도자기가 많이 놓여있습니다.

뭐라고 쓰여있는지 보이시나요?
매년 여름 - 8월 - 에 이곳 크론보그 성에서 전세계 극단이 햄릿 공연을 한다고 합니다. 지난번 공연은 런던에서 온 셰익스피어 글로브 극단이 했다고 하구요, 몇 해 전에는 주드 로가 햄릿 역을 맡아서 공연이 펼쳐졌다고 하네요ㅎㅎ 당시 주드 로를 보기 위해 소녀떼들이 아주 많이 왔었다고 합니다ㅋㅋ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아직도 사용하는' 대포들입니다. 왕가의 각종 행사때 사용한다고 하네요.









여유있는 여행이라면 한 권 샀을텐데..ㅜㅜ

티켓 종류입니다. 저는 성인 70크로네짜리로 내부를 둘러봤습니다. 해양박물관은 그냥 안들어갔구요.







날씨가 흐려 오히려 햄릿의 분위기를 느낄수 있었던 크론보그 성이었습니다,




 


시내에 돌아와서 두리번거리던 와중에 tiger라는 가게를 발견합니다. 다이소같은 가게였는데요, 이곳에서 샴푸와 휴대용 노트/펜을 샀습니다.
 

그리고 숙소 앞 마트에서 더 싼 가격에 더 좋은 샴푸를 발견했습니다 ^^

왜 뭔가를 사면 꼭 더 싼걸 발견할까요................................ㅜㅜ









코펜하겐에서 인상적이었던 풍경은 바로 자전거였습니다. 자전거 도로도 아주 잘 정비되어있었고, 부모들이 자식들을 자전거에 태워 출퇴근 하는 모습도 아주 일상적이었습니다. 가끔은 인도보다 자전거 도로가 더 잘 되어있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아무튼 숙소에 들어오니 그때가 대략 4시쯤이었습니다. 바로 다음 목적지인 핀란드 여행기와 관련 정보들을 검색, 저장하고 또 집에 보낼 편지도 쓰고 나니 금방 저녁시간이 되더군요. 숙소 근처 타이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했습니다. 숙소에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여행기를 쓸 예정이었는데... 샤워를 하고 나와보니 그때 마침 방에 다른 사람들이 들어오더군요.  전날밤 저 혼자 있었기에 매우 편하게 잤는데 오늘밤은 아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한 사람이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자기들은 독일에서 왔는데 일행이 8명이랍니다. 그러더니 다른 방을 쓰는 한 명과 방을 바꿔줄수 있겠냐고 물어보더군요ㅠㅠ

귀찮긴 했지만, 바꿔주지 않았을 때 7명의 눈치가 예상되기도 했고, 또 저는 다음날 아침 비행기때문에 매~우 일찍 일어나야 했기에 파티 분위기인 그들을 피해 방을 바꿔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이미 한 잔씩 걸친 그 독일친구들이 독일에 오냐고 물어보면서, 하노버에 온다면 자기네 집에 와서 지내라고 조르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그냥 하는 소리겠거니 싶었는데, 독일인이 친절을 베풀면 거짓이 아니라는 후배 말이 떠올라서 그들과 독일 일정을 조율하고, 맥주도 두 병 얻어마셨습니다ㅋㅋ 한참 떠들골, 방을 바꾸고 자리에 누웠더니 이미 시간은 1시였구요.. 5시 30분에 알람을 맞추고, 일기를 몇 자 끄적이다 잠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