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워킹홀리데이 4. 이어지는 삽질, 그리고 한류ㅋㅋ

2011/워킹 홀리데이 일기2011. 4. 16. 22:27

일단 아침을 놓쳤다ㅜㅜ... 일어나보니 어느새 9시 15분더라. 대충 씻고 정신 차리고, 어제 사놓은 컵라면으로 아침을 대충 때운 다음에 바로 숙소에서 나왔다. 주립 도서관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는데, 우연히 레드망고를 발견했다!


여기서는 매장 이름이 카카오 그린이긴 한데, 암튼 레드망고는 레드망고다ㅋㅋ  왠지모르게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때문이었는 지한인마트 처음 봤을때보다 더 반가웠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뭘 사먹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그리고 도착한 도서관. 거의 두시간동안 계속 한인잡지와 인터넷을 보면서 쉐어 정보를 정리하고, 전화하고, 또 노트에 옮겼다.


오늘이 어떻게 흘러갈지 저때 알았다면 어땠을까 ㅋㅋㅋ 암튼 꽤 열심히 정보를 모았다. 결과적으로 별 영양가는 없었지만 그래도 저렇게라도 움직였으니 나중에 집을 구할수 있었던거라고 생각한다. 도서관에서 저렇게 집 정보를 한시쯤까지 알아보다가 은행에 찾아갔다. 15일 도착하자마자 신청한 체크카드를 받기 위해서 찾아간거였다. 호주에서 볼수 있는 느려터진 일처리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은행업무인데, 대체 왜 체크카드 하나 발급하는데 3일이 넘게걸리는지 이해할수가 없다... 우리나라에선 앉아있으면 보안카드까지 그자리에서 바로 받을수있는데ㅡㅡ...

(50달러 지폐와 체크카드. 근데 사실 저거 발급받고도 출금 한번 해본거 말고는 쓴적이 없다..)

은행에서 카드를 받은 후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또 컵라면으로 점심을 때우고(...............) 또다시 도서관으로 고고씽!
그런데 참 내가 생각해도 멍청한 짓을 한거였다. 난 이날 그린하우스 백패커 코앞에 있는 시립도서관을 두고서 항상 15분~20분 걸어서 주립 도서관에 갔었다... 하여간 정말이지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는걸 실감할수 있는 곳이 호주같다.


도서관에서 집정보를 알아보다가 결국 홈스글렌과 세인트킬다에 직접 찾아가기로 약속을 했다. 첫번째로 홈스글렌. 길게 말할것 없이 하여간 별로였다. 그런데 플린더스 역으로 돌아가는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내자신이 참 처량했다.마침 하늘은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하고, 새들은 시끄럽게 지저귀는데, 그냥 참 쓸쓸했다.

(집도 없는데 처음 간 곳에서 이렇게 해가 지는걸 보니 '아 괜히 와서 집도 못구하고 이게 뭔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런데... 홈스글렌 갔다오는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드디어 시작된 세인트킬다 삽질!! 일단 플린더스 역에서 나와 편의점에 갔고, 힘내자는 의미로 콜라를 하나 사서 마셨다.(이때는 에너지드링크를 마셔본적이 없어서 괜히 시도하기가 꺼림칙했다.) 트램 정류장으로 걸어갔는데 참 신기한게... 어제까진 트램 노선도를 봐도 뭐가 뭔지 파악이 되질 않았었는데, 오늘 막상 어딘가를 가야겠다고 생각이 드니 노선도가 파악됐다!! 사실 이때는 정말 뿌듯했다. '아 홈스글렌에선 삽질했지만, 이제 나도 며칠 여기 있다보니 뭔가 익숙해지고 그러는구나!'

무료 트램을 타고 스펜서 스트리트까지 갔다. 무료 트램에서 내린 다음에 다른 정류장으로 가서122번 트램을 탔다. 세인트킬다 고고씽!!


그.런.데.... 내려보니 이게 왠걸. 여긴 세인트 킬다의 '피츠로이 스트리트'였다... St.Kilda/Fitzroy St.라고 써있는걸 내멋대로 세인트 킬다 '스트리트'라고 생각하고는 (그런거 없다....), '아 그냥 저기로 가면 되는구나!' 라고만 생각했던거다.. 정말이지 어쩜 그렇게 개념이 없을수가 있었나 나도 내가 안타깝다.


정류장에서 내리니 그냥 멍~해졌다. 정신을 차리조 집주인한테 전화를 해보니 내가 내린 곳에서 자기 집까지 어떻게 오는지 문자로 알려주겠단다. 623번 버스를 타면 된다길래 그 버스를 탈수있는 정류장을 참 여러 사람들한테 물어봤다. 젊은 사람들 빼고ㅋㅋㅋ. 많은 사람들 중에 유난히 기억나는 사람이 두명 있는데, 할머니 한 분과 인도인 아저씨 한 분이다. 그 두분은 아주 자신감 넘치게 '저~~기로 가면 623번 버스를 탈수 있다'라고 친절히 설명해주셨는데, 막상 가보니 900번과 623번만 다니는 정류장이었다ㅜㅜ

결국 한참 헤매다가, 포기하고는 집주인에게 내일 가겠다고 전화를 했다. 정말이지 너무 힘이 빠졌다. 아 오늘 이렇게 두 집 다 물건너가는구나, 왜 세인트킬다 집주소랑 위치는 정확히 확인 안하고왔을까 등등 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러고 나서 돌아오는 트램의 노선도와 시간표를 봤다.   4분 후에 도착예정이길래 또 거기에 기분이 좋아졌고ㅡㅡ... 사진을 찍었다



'아 이제 곧 오겠구나' 라고 생각하고 느긋하게 있었는데.. 아뿔사! 여긴 반대방향이었다! 길을 건너서 타야 시티로 가는거였고, 그걸 놓치면 이 삭막하고 무서운 밤거리에서 20분정도를 그냥 더 서있어야 하는 상황이 된거였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순간 반대쪽 차선에서 트램이 다가오고 있었다! 할수없이.... 무단횡단을 하고야 말았다. 아 정말 내가 뭐 대단한 사람도 아니지만, 그래도 자랑스런 한국인(?)으로서 여기 사람들한테 욕먹을 행동은 안하겠다고 생각했기에 무단횡단을 절대 안하려고 했는데, 급하니까 나도모르게 그냥 길을 가로질렀고 트램을 탔다..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숙소로 돌아오는데 계속 씁쓸했다. 외국생활을 너무 우습게 봤다는 생각도 들었고, 왜이렇게 오늘하루 멍청했나 내가 참 원망스럽기도 하고....

숙소로 돌아와서 이틀 연장을 했다. 전에도 썼지만 그린하우스 직원들 근무태도가 참 엉망이다.연장 물어봤을때 낮엔 안된다고 하더니 밤에 와서 물어보니까 그냥 다 된단다ㅉㅉ

방 연장을 하고 내 방에서 일기를 쓰고 있는데.. 대만 여자애들이 들어왔다. 얼굴 보는건 처음이었는데, 그냥 데면데면하게 있었는데, 슬쩍 말을 걸더니 F4 아냐고 물어보더라. 그리고 시작된 한류 대화. 와.. 정말 말로만 들었었지 이정도일줄은 몰랐다. 얘네들 한국 드라마도 꽤 많이 알고있고, 요즘 대만에서는 강심장도 방송된다고 한다. 꽃보다 남자 얘기도 많이 했고, 또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얘기도 했다.
원래는 일본 스타일이 대세였는데, 한 3년 전쯤부터는 완전히 한국 스타일이 대세라고 한다. 옷입는 스타일부터 화장법까지 전부 한국 스타일을 따라한다고 한다. 사실 얘네 옷입는거 봐도 한국에서 흔히 보이는 스타일이다. 대만, 중국, 일본, 한국 연예계에 대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사실 그쪽 나라 연예인들을 알지를 못해서 별 흥미는 없었다.

한참 떠드는 와중에 옆방 사람이 너무 시끄러워서 잘수가없다고 미안하지만 말소리좀 줄여달라기에 알았다고 하고는 바로 잠들었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3. 기분좋게 시작한 날, 씁쓸하게 끝나다.

2011/워킹 홀리데이 일기2011. 4. 9. 21:30

세번째 날, 아침부터 출발이 참 좋았다. 제때 일어나서 밥을 먹었고, 약간 쉬다가 커피 수업을 들으러 갔다. 첫번째 포스팅에도 언급했지만, 멜번에 온 날 바로 한 일이 바로 커피스쿨 등록이었다. 커피코스를 등록하고 바리스타가 되어보겠다고 결심한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로 내가 커피를 좋아하고, 둘째로 멜번의 하늘에서 커피스쿨 광고를 보았고, 셋째는 출국 2주전에 참석했던 모 유학원 설명회때문이었다. 설명회를 진행하던 직원분이 말하길 멜번은 거의 커피의시라고 해도 될 정도로 카페가 많기 때문에, 바리스타가 참 해볼만한 직업이라는 것이었다. 원래도 커피를 좋아하고, 또 커피코스 광고를 보았기에 끌리는 상황이었는데 그 얘기를 듣고 정말 도전해보기로 결심했던거였다. 

(멜번 도심에서 지내시는 분들이라면 어딘지 아시는분도 계실듯합니다 ㅋㅋ)


뭘 하든 사실 학습엔 자신이 있기에 의기양양하게 첫 수업을 들었는데.. 역시 머리로만 하는거랑 손으로 하는건 다르더라. 아무리 해도 거품을 제대로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아무튼 첫 수업을 마치고는 다시 숙소로 가서 넷북과 다이어리를 가지고 주립 도서관으로 갔다. 그린하우스의 후줄근한 와이파이에 진절머리가 나있었는데, 전날 만난 M이 주립도서관에 가면 무료로 무선인터넷을 쓸수있다기에 갔던거다.
 


참... 그리스 시대 건축물과 비슷하게 생긴게.. 멋지더라ㅜㅜ  바로 앞에 잔디밭에서 여유롭게 시간 보내는 사람들도 참 좋아보였고.. 여기가 서울 중심가보다 더 발달된 도시였으면 도시였지 못한 도시는 아닌데.. 왜 여기가 더 여유로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부러울 따름.






안쪽으로 들어가보니, 겉모습과는 달리 참 깔끔하고 현대적인 모습이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서 무선인터넷 접속을 시도했다. 비밀번호 없이 접속되길래 그런가보다 했는데, 크롬을 켜서 페이스북에 접속하려고 보니 엉뚱한 페이지가 나왔다. 빅토리안 뭐뭐뭐뭐뭐.. 도서관 네트워크에 로그인하라는 페이지였는데, 이메일 주소 쓰고 30초만 기다리면 되는 간단한 인증절차였다. 그렇게 자리에 앉아 딴짓을 조금 하고 난 후 원래 하고자 했던 일을 하려고 우리은행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그런데 접속하려고 할때야 한국에서 액티브 엑스 설치를 해놓지 않고 왔다는걸 깨달았다. '아... 여기서 액티브엑스 설치하고 하려면 인터넷도 느려서 귀찮은데ㅜㅜ' 라는 생각을 하면서 보안프로그램들을 설치하려고 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도서관 네트워크는 모든 액티브 엑스와 exe파일 다운로드를 막아놨다.... 정말 깝깝했다. 가져온 돈이야 [그당시엔] 충분했기에 당장 송금이 필요하지 않았지만 세상 일이야 어떻게 될지 모르기때문에 조금 더 송금을 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주립도서관이 나한테 협조를 안해줬다. 결국 그날은 일단 집정보를 알아봤다.


집정보를 알아보다가 엘리자베스 스트리트에 있는 한 아파트 주인과 연락이 닿았고, 곧장 살펴보러 달려갔다. 집을 둘러보니 정말 마음에 들었다. 거실도 넓었고, 또 도시 중심에 있으면서 그렇게 깔끔한 아파트가 가격도 적당했다. 백패커 돌아온 후 전날 만난 H와 같이 들어가기로 합의를 하고 다시 집주인에게 연락을 했다. 그때 시간이 아마 5시쯤이었던것같다. 집주인은 우리에게 10시쯤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정말 완벽하게 내 착각이었는데, 나는 집주인이 날 상당히 마음에 들어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기분이 좋아진 나는 그린하우스를 하루 더 연장하고, 들뜬 여세를 모아 전날 알게된 한국 친구들을 꼬드겨서 백패커에서 매주 목요일에 진행하는 펍 투어에 갔다. 원래 매주 목요일마다 그린하우스에서는 5달러를 내고 술집 3군데를 돌면서 각각 맥주 한잔씩을 마실수 있는 투어를 제공하는데 그날은 마침 성 패트릭데이와 겹치는 날이라 그날은 성 패트릭 투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었다.

드레스 코드는 녹색! 심지어 녹색으로 머리 염색한 사람도 있었다 ㅋㅋㅋ 스프레이로 하는 1회용 염색약이 있구나..?


오른쪽 직원이 친절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진엔 안나왔지만 빨간머리 여직원은 정말 태도 최악이다

투어 가는길!

입장할때 저렇게 표시를 해줬다. 한국사람들끼리..ㅋㅋㅋㅋㅋ ㅜㅜ

두번째 술집 명함. 멜번 센트럴 역 상가에 있는 술집이다. 시끌시끌한 분위기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잘 어울릴만한 술집



첫번째 술집에선 독일 여자애들이랑 같이 어울렸는데, 정말 서양애들은 외모로 나이를 가늠할수가 없더라..  둘이 비슷한줄 알았는데 한명은 18살이고 한명은 26살이었다ㅡㅡ

두번째 술집에 가서도 재밌게 놀긴 했는데, 집주인이 약속한 열시에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불안해졌고 결국 9시 50분쯤 술집에서 나가서 그냥 혼자 돌아다녔다. 답답한 마음에 그냥 한인 마트에 들어갔다. 집 계약이 안된거나 마찬가지라고 단념하고는 사리곰탕 컵을 네 개 샀다. 낮에 다른 한국인 여행자들이 먹는걸 보고 먹고싶었기 때문에..ㅋㅋㅋㅋ  
컵라면 네 개를 사들고 나오면서 집주인한테 전화를 해봤다. 결과는 역시나 꽝!
그 다음부터 갑자기 기운이 엄청 빠졌다. 한국에서 지낼땐 사실 원하는걸 거의 이루면서 살았기에 외국에 나와 혼자 산다는게 맘 편한 일이 아닐거란건 충분히 예상했지만, 막상 [혼자 착각해서] 잘 될거라고 생각했던 일이 잘 안풀리니까 기운도 빠지고 갑자기 힘든 느낌이 들었다.
 

숙소로 돌아와버렸다. 씻고 잠깐 쉬다가.. 그냥 넷 다 해산. 나는 씻고 나서 조금 있다가 다시 6층으로 올라가서 쉐어 정보를 알아봤다. 그러나 역시 별 영양가는 없고.. 호주바다에서 도시쪽 쉐어 정보를 하나 보긴 했는데, 토요일에나 살펴보는게 가능하고, 입주는 다음주 목요일이라나? 당장 내일모레면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그건 아니될일이었다. 물론 연장하면 되긴 했지만 그당시엔 정말 연장하기가 싫었고 하루빨리 숙소에서 나가고만 싶었다. (그런데 다른 집으로 들어오긴 했지만 사실 이사를 24일에 했다..)

씁쓸함과 피곤함을 뒤로하고 잠을 청했다. 그런데 왠일인지 잠이 참 안왔다. 약간 피곤하긴 했지만 마음이 뒤숭숭해서 그랬나보다. 그냥 누워서 눈만 감고 있는데, 같은방 쓰는 아일랜드 여자와 대만 여자 둘이 같이 들어왔다. 그런데 이것들이 왜 하필이면 '내가 자고있으니 괜찮다'(No no, it's okay. He's sleeping. 아직도 기억난다 이것들아!)고 말하는지.. 그렇게 말하니까 눈뜨지도 못하고, 뒤척이지도 못하고 한 5분 괴로웠다ㅡㅡ

다행히 잠시후에 잠들었고 그렇게 멜번의 셋째날이 지나갔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2. 무기력함. 그리고 한국인 친구를 만나다.

2011/워킹 홀리데이 일기2011. 4. 6. 16:01

호주에서 첫날을 성공적으로 보낸 다음 맞이한 둘째날. 
늦잠을 자버렸다....... 그린하우스 백패커에서는 7시에서 9시 사이에 무료로 아침식사를 제공하기에 그걸 먹기 위해 알람을 일곱시 반에 맞춰놨었다. 눈을 뜨긴 했지만 곧바로 다시 잠들어버렸고 일어나보니 이미 시간은 10시 30분이었다. 아... 어제 너무 피곤했던걸까? 아침 일곱시에 도착하고 하루종일 돌아다니긴 했지만, 그래도 하루만에 풀어져버린 내모습에 기분이 별로였다.
아무튼 정신을 차렸을때 어제저녁 417호에 들어온 독일인 J와 E는 방을 옮기기 위해 짐을 싸고 있었다.

얘들은 처음 볼때 당연히 커플인줄 알았다. 성인 남자와 여자가 단둘이 같이 장기간 해외여행을 한다면 보통 사이는 아니지 않겠는가? 그런데 그냥 친구랜다. 흠.... 나로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ㅋㅋㅋㅋ 그런데 좀 지켜보다보니 아무리봐도 J는 E를 정말 친구로만 생각하지만E는 J를 좋아하는것같다. 그러면 그렇지..

걔들이 방 옮기는걸 조금 도와줬다. 그런 다음 샤워를 하고 무작정 밖으로 나왔다. 뭘 할지 딱히 생각도 없었지만 그냥 나왔다. 어차피 백패커에 그냥 있어봤자 할일없는건 마찬가지니까.. 뭘 해야하나 생각하면서 플린더스 역 방향으로 걸어갔는데, 시티 서클트램[각주:1]이 눈에 들어왔고 바로 그걸 탔다.


F1 광고가 한창이다. 근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F1에 큰 관심을 보이지는 않았던거같다.

이민 박물관. 호주는 이민자 국가니까.. 나중에 가봤는데, 중국 이민의 역사가 그렇게 오래됐을줄은 몰랐다.



그땐 이 경기장 옆에 살게될줄은 전혀 생각 못했지만.. 어찌하다보니 요 경기장 옆에 있는 아파트에 살게 됐다ㅋㅋ

빅토리안 항구 옆 쇼핑센터. 그저 그렇다.

지금까지도 하고있는 뮤지컬.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지만.. 저 남자주인공은 대체 왜저렇게 노골적으로 촌스러운건지..

어디였더라? 온지 3주가 넘었지만 아직도 이 좁은 시티 지리조차 꿰고 있질 못하다ㅡㅡ 아마 플래그스태프 정원인거같다.

처음 본 한국상점!! 외국에서 한국 간판을 본다는게 너무나 신기해서 사진을 찍어뒀는데, 멜번 시티에만 한국 마트가 4~5개는 되는것 같다. 아니 내가 본것만 그정도니까 훨씬 많으려나?

날씨가 참 좋았다.. 

트램에서 내린 후 발견한 두번째 한국 상점.
 
도심 한바퀴를 돌고 났는데.. 여전히 할일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때 좀 확실히 놀았어야 했다. 뭘 하려해도 어차피 안될 시기였으니깐 말이다(ㅋㅋㅋ...)
결국 아무 할일도 없고 배도 고파서 숙소 바로 앞 세븐일레븐에서 샌드위치를 하나 사서 숙소로 돌아갔다. 무려 6달러.... 편의점에서 파는 샌드위치 하나가 6달러다. 미친놈이라는 소리가 나도 모르게 나왔다. 호주 물가가 장난이 아니라는걸 온몸으로 느끼기 시작했다. 

방에 들어가서 샌드위치를 먹고있자니.. 내가 여기서 뭐하는건지 싶은 생각과 피곤함이 밀려왔다. 결국 아무것도 하기 싫어져서 그냥 그대로 낮잠을 자버렸다.

눈을 떠보니 한시간쯤 지났었는데, 그래도 기분이 좀 나아져서 넷북을 들고 6층으로 갔다. 인터넷으로 방 정보를 알아보려고 했는데, 이놈의 숙소는 정말이지 인터넷이 기본적으로 '안 된다'라고 생각하는게 마음 편할정도로 무선인터넷 환경이 엉망이다. 홈페이지 가보면 무료 와이파이 제공이라고 아주 자랑처럼 써놨는데, 사람이 많이 몰리는 저녁이면 아예 접속 자체가 안된다.


한참 인터넷 접속 시도를 하던 와중에 6층에서 M을 만났다. 멜번엔 동양인이 참 많은데, 한국사람은 그냥 보면 딱 티가 난다. 물론 그사람들도 날 보면 한국인이라고 바로 생각하겠지만... 아무튼 M은 호주에 온지 일주일쯤 됐는데 생각했던거랑 많이 달라서 그냥 바로 돌아갈까 고민중이라고 했다. 그렇게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M이 동갑인 친구를 소개해주겠다고 했고, 잠시 후에 J까지 합류했다. 셋이 이런저런 넋두리를 풀어놓다가, M은 잠깐 밖에 나갔다오겠다고 했다. J랑 남아서 또 계속 신세한탄&넋두리.. 첫날 만났다면 신나게 얘기했겠지만 아침부터 기운빠지는 날이었던 둘째날이었기에 게속 그런 얘기만 했다. 그러다가 배가 고파져서 숙소 밖으로 나갔는데, 뭘 사먹자니 비싸서 사먹을 엄두가 안났다. 결국 서브웨이에 갔다.... 4.75달러짜리 가장 싼걸 주문했다. 그런데 이것저것 재료를 고를수가 있네? 한국 서브웨이도 그랬었나?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3년전쯤에 딱 한번 가봤으니까..ㅋㅋㅋㅋ

(아.. 점심에도 샌드위치였는 저녁도 서브웨이다)

J와 서브웨이 샌드위치로 저녁을 때우고 그냥 스완스톤 거리를 따라 쭉 걸어갔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지 길거리에서 M을 다시 만났다. 외국인 친구와 함께 있었는데, 대충 봐도 그 외국인이 지금 M한테 찝쩍대는 분위기였다. 암튼 어쩌다보니 그 사람은 가버렸고 J,M과 나까지 셋이서 멜번 도심의 밤거리를 구경했다. 멜번 센트럴 상가에도 들어가봤는데, 이런걸 발견했다.


가운데 빨간 배경의 큰 글씨를 볼때까지만 해도 체중계가 상가에 있다는게 재밌다고 생각했는데, 그 아래를 보니 정말 정나미 떨어졌다. 대체 왜 체중계 따위에 1달러를 내라는건지..ㅡㅡ 돈을 내고 저기 위에 올라가서 자기 몸무게를 재는 사람이 있을지 궁금하다. (있다면야 할말 없는거고..)

그렇게 잠시 돌아다니고는 숙소로 돌아왔다.

각자 자기 방으로 흩어졌는데, 자기 전에 다시 인터넷을 하려고 6층에 올라갔다. 그리고.... 호주에 오기 전에는그렇게 피하겠다고 다짐했던 '한국 사람들끼리' 모여서 앉아있는 자리에 갔다. 전날 무료 바베큐때 대충 인사했던 H와 제대로 인사를 했고, L과 S까지 알게됐다. [각주:2]


전체적으로 첫째날에 비하면 뚜렷하게 해놓은게 없어서 그런지 참 많이 허무했다. 전날엔 하루종일 영어만 썼는데, 둘째날부터 한국사람들이랑만 밥을 먹었고.. 다행인건 그래도 그렇게 만난
한국사람들이 모두 좋은 친구들이라는거! 서로 놀기 바쁘고 남한테 피해주고 그런 사람들을 만나는건 당연히 피해야겠지만, 지금 친하게 지내고 있는 이 친구들은 모두 참 괜찮다.

무료 트램 타고 도심 한바퀴를 돌아본걸 의미있게 생각하기로 했고 그렇게 둘째날 밤이 지나갔다. 

  1. 멜번의 가장 기본적인 교통수단은 트램이다. 전차라고 하는게 더 잘 와닿는다. 꽤 많은 노선의 트램이 운행중인데, 무료로 운행되는 시티 서클 트램은 35번이다. 대부분 갈색의 낡은 외관이다. 오전10시~오후6시까지 매 12분간격으로 운행하며, 목.금.토요일만 저녁9시까지 운행한다. [본문으로]
  2. 그렇게 초반에 모이게 된 여섯명이 그 후로도 쭉 연락하면서 지내고있다. 초반에 만난 사람들이랑 계속 친하게 지내는건 고등학교때나 대학교때나 여기 와서나 다 똑같다. 물론 한국사람끼리만 그런것도 아니고, 외국 애들이랑도 처음 만난 사람이랑 아무래도 더 친하게 지내는것 같다. [본문으로]

호주 워킹홀리데이 1. 드디어 도착!

2011/워킹 홀리데이 일기2011. 3. 29. 23:27

(11시간정도 비행기를 타고 멜번 툴라마린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는 하여간 아직까지 나에겐 신기하다. exif 사진정보의 시간이 한국시간이랑도 약간 틀리고, 현지 시간으로 조정도 안되어있습니다.)

한국시간 6시 10분에 출발한 비행기가 현지 시간 7시 쫌 전에 도착햇다. 밤새 비행기 타보는게 처음이라 그랬나? 밤에 잠을 자려고했지만 별로 못자고 도착했다. 뭐 그렇다고 피곤한건 없었지만ㅋㅋㅋ


처음 공항에 도착했을땐 마냥 모든게 다 신기했다. 2주가 지난 지금 돌아보면.. 그렇게 신나있을때 좀 더 많이 놀걸 하는 후회가 든다ㅜㅜ.
 

(내가 타고온 대한항공 직항 비행기. 아.. 항공편을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그냥 워킹홀리데이 할인이라고 좋다고 예매했던 비행기다. 남들 다 캐세이,콴타스 타고올때 난 괜히 비싼돈주고 이게뭥미ㅋㅋㅋ)
 
아무튼 드디어 도착한 호주라는 나라! 여러가지 설명이 동원될수 있겠지만, 저순간에는 그냥 모든것이 다 신기하고 신났다. 그러다가 점점 현실적인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입국심시가 까다롭다는데 가져온 말라리아 예방약때문에 혹시나 복잡해지지나 않을까.. 그런데 이게 왠일? 입국심사카드 1번 항목(의약품 및 ~~~~ 가져왔냐?)에 예라고 체크한 나에게 입국심사원은 그냥 뭘 가져왔냐고 물어보기만 했다. 난 미리 준비한대로 간단한 비상약과, 호주를 떠난 후 동남아시아와 인도를 갈 예정이기 때문에 말라리아 예방약까지 가지고 왔다라고 대답을 했고, 그걸로 입국심사는 가볍게 통과했다. 호주 입국심사 누가 까다롭다그런거니... [각주:1]

하지만 일이 그렇게 쉽게만 풀리지는 않았다. 입국 심사를 기다리는데, 공항 직원이 여권 덮개를두 벗기라고 말했다. 사실 맨처음엔 제대로 못알아들었는데, 직접 내 여권을 가져가더니 덮개를 벗겨줬다. 뭐.. 그다지 고맙진 않았다ㅋㅋㅋㅋ 그런데 입국심사대를 통과한 후, 다시 여권 덮개를 씌우려다가.. 그만 덮개가 찢어져버렸다 ㅡㅡ 본격적인 호주 땅에 들어서서 처음으로 한 행동이 여권 덮개 찢어먹기라니.. 불길한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액땜했다고 치고 그냥 무시했다. (그런데 그 후로도 액땜했다고 생각할만한 일들이 끊이질 않고있다ㅋㅋㅋㅋㅋ)

그러나 두번째 악재가 터졌다. 내가 예약한 그린하우스에서 보낸 메일에, 스카이버스를 타면 자기네 호스텔 앞까지 데려다준다고 했다. 그 메일만 읽고 더이상 다른 정보를 알아보지 않은 나는.. 스카이버스 호텔 셔틀이 아닌 일반 스카이버스를 타고는 운전기사한테 그린하우스까지좀 가달라고 말했다ㅉㅉ 기사님은 당연히 사무적인 말투로 '이 버스는 서던크로스 역까지 가는 버스고, 각 호스텔로 가는 버스가 아니다.' 셔틀버스에 대해 아는게 없었던 나는 그래도 그냥 스카이버스를 탔고, 서던크로스에서 내려서 그린하우스까지 걸어갔다. 가던 와중 플린더스 스테이션을 지나쳤고, 당연히 사진을 한방 찍어주셨다,

(니가 바로 플린더스 역이구나! )

그 후 도착한 그린하우스 백패커! 이메일로는 뭐 예약한 체크인 시간보다 한시간 이상 늦게 올 경우에는 다른 사람에게 방을 줘버릴수도 있다느니... 겁을 잔뜩 주더니, 정말 한시간 늦게 도착했는데 그냥 반갑게 맞아줬다. 사실 그곳에서 열흘정도 있어보니.. 그녀석들 일하는 태도가 파악됐는데, 참 불성실하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건 차차 다음 글에서 써야지...

내 방 417호에 짐을 풀어놓고, 곧바로 다시 나왔다. 참 지금 생각해도 첫날에 많은 일을 후다닥 처리해버렸다. 핸드폰 개통, 계좌개설, TFN 신청, 커피코스 등록까지.. 한국에 있을때는 사실 도착후 이틀정도는 관광객의 마음으로 좀 놀아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먼 외국땅에 홀로 던져지니 그럴 여유가 없었다. 최대한 빨리 집을 구하고 일자리를 찾고싶은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돌아다니면서 멜번 도시 구경을 하는데.. 익히 들어왔던 악명높은 날씨가 아니라 정말 화창하고 너무나 맑은 날이었다. 


(이런 정도!?)

그런 날씨와 함께 멜번의 첫날을 보내다보니.. 이 도시가 왠지 편안하게만 느껴졌다. (물론 첫날의 착각이었다ㅋㅋㅋ)

 은행 계좌개설까지 마무리짓고, 도시를 이곳저곳 돌아봤다.


ANZ 은행 앞 거리의 음악가. 멜번에는 거의 매일 이런 길거리 공연들이 펼쳐진다.

종로에도 있는 마차! 관리좀 잘했으면 좋겠다... 옆에 지나가면 냄새가 난다 ㅜㅜ

카페가 몰려있는 센터 플레이스. 사실 멜번 도심에는 이곳 말고도 카페나 레스토랑이 몰려있는 플레이스나 레인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센터 플레이스 맞은편 디그레이브스 거리. 사실 여기가 센터 플레이스보다 더 괜찮은것같다.

디그레이브스 앞 거리의 음악가.

내 맘에 드는 장소 발견! 이런 곳에 시립 도서관이 있다니.. 왠지 안어울리는 위치같지만 그래도 도서관이라면 환영이다.

안으로 들어가보니.. 이럴수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마나 한국 학생들이 많이 공부하면 한글 안내문이 있을까?? 중국어 안내문도 있다.

그 옆을 보니.... 어... 이거.. 설마...?

맞다. 플레이스테이션 3!!!!!!!!!!!!!!! 감사합니다 멜번 시립 도서관님 ㅋㅋㅋㅋ

플린더스역을 다시 한번 지나갔다. 아침에 처음 찍은 사진보다 좀 더 잘나온것같다. 그리고 이제부터 카메라 시간 정보글 현지 시간으로 맞추었다.

세인트 폴 성당.. 맞나?ㅜㅜ


내가 쓰던 그리운 417호 침대. 스프링이 엉성해서 좀 불편하긴 했지만, 그래도 나의 첫 숙소였고 룸메이트들도 다들 좋은 편이었다. 아 왠지 저때도 그리운데?ㅋㅋ

마침 도착한 날이 저녁에 무료 바베큐를 해주는 날이었다. 왼쪽에 나온 검은 후드티의 남자가 첫 룸메이트 대만인 JOE!

공짜라니까 다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소세지에서 개고기 맛이랑 냄새가 났다 ㅡㅡ....... 내 착각인가?


그린하우스 건물에서 바라본 도시의 모습들




호주인 여행자 Anthony가 사온 와인. 화이트와인이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그런데 이름이...?

와인까지 다 마시고 내 방으로 돌아가려는데, 어? 저거!!!?

ㄷㄷㄷ......여기 있으면서 느낀건데, 아마 남북한 사람들중에서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사람은.. 북한 김씨 가족인듯싶다. 여행자숙소에서 만난 '조금 생각 있는' 외국애들은 내가 남한에서 왔다고 말하니까 꼭 북한에 대해 물어봤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게다가 이런 풍자극까지..


이렇게 멜번의 첫날이 지나갔다. 위에도 썼지만 첫날 핸드폰 계좌 TFN 커피코스 등록까지 마쳤을땐 정말 모든게 다 잘 풀릴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앞으로 어떤 날들이 다가올지 전혀 모른채..ㅋㅋㅋㅋㅋㅋㅋ







  1. 사실 호주 입국심사는 꽤 까다로운 편인것 같습니다. 텔레비전을 보다보니 공항 세관에 대한 프로그램을 방송할 정도로 자신들의 검역/세관 체계에 일종의 자부심(?)도 느끼는것 같구요. 이 일기는 당시 제 심정과 기억을 바탕으로 작성중이기 때문에.. 양해 부탁드립니다. [본문으로]

호주 워킹홀리데이 0-4. 출발 당일!!

2011/워킹 홀리데이 일기2011. 3. 28. 13:10
드디어 14일 아침이 밝았다. 네시 반 넘어서 잠들었지만 아홉시 반쯤 절로 눈이 떠졌다. 씻고 나갈 준비를 했다. 무려 출발 당일인데 치과 치료를 받으러..ㅜㅜ 정말이지 미리미리 해놨으면 좋았을 것들을 뭘믿고 그렇게 밍기적댔는지 모르겠다. 저녁 여섯시 십분 비행기인데, 당일 아침 열시 반에 충치치료 받는 워홀러가 나말고 또 누가있을까 ㅉㅉ 아무튼 집에서 나왔다.



치과치료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잠시 쉬다가 다시 나갔다. 아빠가 회사에서 조퇴하고 나오셔서 점심을 같이 먹고 공항까지 같이 가주시기로 하셨다. 물론 엄마도 함께ㅋㅋ

인천공항에서 사진찍으면 왠지 촌스러워보일까봐 안찍으려고 했는데, 그래도 신기해서 공항 사진을 좀 찍었다. 이렇게 혼자 비행기타고 외국 나가보는건 어쨌든 처음이니까 ㅋㅋㅋ 물론 부모님과도 마지막으로 같이 사진을 찍었다. 아 내년에 돌아갈거니까 마지막은 아니지!?

r공항 가는 길... 이 장면을 이제 내년이 되어야 볼수있지 ㅜㅜ..

어쨌든 공항은 신기하다ㅋㅋ 내 짐도 아닌데 왜 찍었는지 모르겠다.

엄마랑 사진한방.. ㅜㅜ 정말이지 집에서 엄마가 깨워주고 밥해주시고 할때가 좋은때다..ㅋㅋ

아빠랑 함께. 난 왜 아빠보다 머리가 클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부모님 ㅜㅜ. 집에가고싶다 ㅋㅋㅋㅋㅋ

저 뒤에 문을 뭐라고 부르지? 아무튼 저 문으로 들어가기 직전.. 음 카메라 시간정보가 좀 잘못돼있었나보다. 저때가 5시 40분이었는데..


이렇게 출발 당일 비행기를 탔다. 대한항공 국제선.. 편안하고 밥도 맛있고 간식으로 주는 과자도 맛있었다 ㅋㅋ

저 과자 정말 맛있더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아무튼 이렇게 출발 전부터 출발 당일부터 기록을 정리했다. 이제 도착 후 이야기를 써야지..

호주 워킹홀리데이 0-3. 떠나기 전의 일상들, 전날밤의 짐싸기

2011/워킹 홀리데이 일기2011. 3. 26. 14:33


3월 14일 멜번행 비행기를 예약한 후, 참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다.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려고 했었는데.. 그게 또 마음처럼 되지가 않았다. 준비를 미리미리 다 해놨었다면 떠나기 전 2주간 많은 사람들을 만났을텐데, 준비 자체가 어설프다보니 짧은 시간 안에 (떠날 준비 + 사람들 만나기)를 한번에 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3월 3일엔 대학교에서 친한 선배 자취방 이사를 도와주고, 오후에 같은 과 동기들, 그리고 다른 선배와 술을 마셨다. 7일 밤엔 원래 고등학교때 친구들과 밤새 놀자고 했었지만... 하필 감기에 걸리는 바람에 그냥 저녁에 만나서 밥먹고 위닝하고 헤어졌다. 그렇게 일주일이 후딱 지나가버리고 나니 정말 눈코뜰새 없이 바빴고, 12일 저녁 가장 친한 고등학교 친구들과 마지막으로 같이 술을 마신 후 13일 하루는 계속 출발 준비를 했다. 미리미리 차분하게 했다면 전날밤 잠을 푹 잤겠지만...


결국 네시가 넘어서야 이렇게 가방 싸는걸 마쳤다.

20kg 맞추느라 계속 짐을 넣었다 뺐다 반복한 캐리어

캐리어 무게를 줄이기 위해 주로 책을 집어넣은 백팩, 그리고 바로바로 필요한걸 보관하고 또 호주에서도 계속 쓰려고 챙긴 크로스백. 좀 더 큰걸 샀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주 약간의 후회가..

그래서 저 가방에 뭐가 들어있느냐... 아래처럼 엑셀 파일로 정리를 했다. 맨처음엔 다 빨간색이었고, 하나하나 챙길때마다 검은색으로 바꾸었다. 꼼꼼히 챙긴다고 챙겼는데 결국 몇가지는 빼먹었다..





그리고 두 번째 탭에는 해야할 일들을 적었다. 이것도 역시 하려고 했는데 다 하지 못했다.. 혹시 이 글을 보고계신 분이 워홀을 준비중이시라면.. 아니 워홀뿐만 아니라 여행 준비하는 분이시라면.. 부디 차근차근 준비를 하고 가시길 바랍니다 ㅜㅜ

아참 도착해서 이후 일들은 18+카드와 rsa빼고는 모두 처리했다. 저 두개는 지금 당장 할 필요가 없는것같아서.. 18+카드는 있으면 편하긴 할텐데, 사실 지금까지 술집도 따로 안가봤고, 또 여권이나 국제학생증으로 신분증을 대신하는게 별로 불편하지도 않다. 그런데 돈 따로 내면서까지 18+카드 받기에 아직은 돈에 여유가 없다.. rsa는 바텐더 할 생각이 없기에 패쓰!


저 준비물을 다시 보다보니 갑자기 또... 슬프다ㅋㅋㅋㅋㅋ 바로 말라리아 예방약때문!!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에 동남아/인도/터키 지역을 여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말라리아 예방약을 챙겨가려고 했다. 물론 이것도 출국날 삼일전인가.. 아주 다급하게..쯧쯧. 강북삼성병원에 찾아가서 처방전을 받았는데, 해당 지역에 대충 2개월 반에서 3개월정도 머물 생각이라고 했다. 의사선생님이 처음엔 일주일에 한번 먹는 약으로 처방해주겠다고 했다가, 터키 지역 말라리아가 그 약에는 내성이 있기 때문에 매일 먹는 약으로 바꿔서 처방했다고 하셨다. 그렇게 되면 양이 일곱배로 늘어나는게 아닌가? 가격이 비싸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그렇게 되면 더 비싸지 않냐고 물어봤더니.... 어차피 그게 그거라고 하시더라.. 둘다 비싸다고.. 처방전을 받아서 약국으로 갔다. 90일치라는 처방전을 보더니 약국 수납원들이 깜짝 놀라더라. 

여러분들 잠시 생각해보세요. 정말 비싼 약입니다. 그리고 90일치예요. 그럼 얼마일까요?


아 정말............ 안그래도 워홀 준비하느라 돈쓴게 장난이 아니었는데,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뒤통수를 맞았다. 의사나 약사분, 아니면 비싼 치료를 받고 계신분들이 본다면 웃을 일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난 정말.. 세달치 약이 아무리 비싸봤자 10만원이나 하겠냐 싶은 마음이었는데 아놔...... ㅜㅜ

아 의사양반.. 의사선생님 아니다 의사양반이다. 의사양반!!!! 26만원이 뭡니까. 미리 말좀 해주지...

아무튼 전날까지 계속된 짐싸기는 저렇게 끝났다. 지금 와서 보건데 옷을 좀 더 많이 가져왔어야했다. 그것도 따뜻한 옷으로. 지금 멜번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ㄷㄷㄷ

 

호주 워킹홀리데이 0-2. 왜 하필 멜번으로 정했지?

2011/워킹 홀리데이 일기2011. 3. 25. 22:05
워킹 홀리데이 0번 글에서 도착하기 전의 이야기를 다 쓰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어영부영 글이 마무리가 되어버려서 글 번호를 조금 수정했다. 

호주 워킹을 떠나기로 결심한건 9월인데, 정작 비자신청과 비행기표 예약은 2월이 지나서야 했다. 당장 3월 출국인데, 결심은 9월에 했으면서 비행기표를 2월에야 예약하는 자세란..ㅉㅉ
그래도 나름 정보를 알아보기 시작했고, 항공사들을 알아보던 중 에어아시아를 알게 되었다. 아시아 최고 저가 항공사라는 말에 회원가입을 하고 메일링 신청을 했다. 그런데 어느날, 에어아시아에서 프로모션 메일이 왔다. 내용을 살펴보니 쿠알라 룸푸르에서 호주까지 가는데 한국 돈으로 겨우 12만원정도면 가는게 아닌가!!! 
근데 또 그걸 알고도 당장 예약을 하질 않았다. 며칠을 밍기적대다가 정말 예약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홈페이지에 찾아갔다. 에어아시아에서 호주 어느 도시를 가는가 살펴봤는데 골드코스트, 멜번, 퍼스 이렇게 세 도시가 있었다. 어느 도시로 결정할까 고민을 잠깐 했다. 사실 나이트앤데이 블로그 덕분에 퍼스가 가장 익숙했지만, 왠지... 그분을 따라하는것같아서 퍼스를 일단 제꼈다ㅋㅋㅋ....  그 다음으로 남은 골코와 멜번. 둘중에 뭘 선택할까 하는데, 문득 예전에 힙합돌이 시절 들었던 주석의 노래가 떠올랐다. 주석2집에 실린 Universal Language라는 노래였는데, 호주인 랩퍼 Weapon X가 참여했었다. 그 노래 후렴구 가사가

[Seoul city ~ to the Melbourne 그는 남반구, 나는 북반구 서로 다른 time zone에 서로 몸담고]

뭐 이런 가사였다.. 지금 보니 도시 이름에 the를 붙여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든다ㅋㅋㅋ 뭐.. 힙합 가사니까 그러려니 해야하나? 아니면 원래 도시 이름에 the를 붙여도 되는건가? 암튼 저 노래가 생각나서, 정말 저 이유때문에 멜번으로 정했다. 세계여행과 호주 워홀을 결심할때도 참 실없는 이유들 때문에 결심했는데, 도시도 저렇게나 허술하게 결정됐다!

그리고 나서 본격적으로 예약을 하기 위해 작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아무리 해도 가격이 쿠알라 룸푸르를 경유하는 호주행 비행기가 60만원을 훌쩍 넘는 것이었다.. 뭐가 잘못된건지 대체 감이 안와서 계속 해메고 있었는데, 다시 한 번 프로모션 이메일을 살펴보니 아 이런...
지금 예약해서 JUL~SEP에 출발하면 위에서 말한 그런 가격이 가능한 것이었다.. 그런데 정말정말 멍청하게도 나는 JUL를 보고도 JAN으로 이해했고.... '아 지금 예약하면 되겠다'라고만 생각했던거다 ㅜㅜ
저가 항공사가 생각보다 싸지 않다는걸 확인하고는 대한항공고 아시아나 항공 운임을 찾아봤다.나투어를 통해서 대한항공을 예약하면 워킹 홀리데이 할인을 받을수 있었고, 모두 다 합해서 85만원 가량을 결제해버렸다. 물론 도시는 바꿀 생각을 안했다. 이미 정한 멜번, 그냥 가기로 했다.그런데 막상 결제하고나서 호주 정보를 더 알아보다보니... 다른 워홀러들은 대부분 콴타스나 캐세이를 타고 간다고 했다.. 아 정말이지.. 하여간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이고 마음이 급하면 실수가 나오나보다. 물론 대한항공을 85만원에 타고 온건 나쁜 선택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좀 더 천천히 여유롭게 항공사를 알아봤다면 콴타스나 캐세이에 대해서 좀 더 조사를 했을텐데.. 
아무튼 그렇게 나의 첫 정착지는 호주 제 2의 도시 멜번으로 결정됐다.


흠.. 부모님께도 이 블로그를 알려드렸는데, 요런 이야기들을 보시면 마음에 안 들어하실거같다 ㅋㅋㅋㅋ 엄마 아빠 죄송해요. 그래도 여기 와서 잘 살고있습니다 ㅋㅋ



 

호주 워킹홀리데이 0-1. 나는 왜 호주로 왔는가

2011/워킹 홀리데이 일기2011. 3. 24. 22:02
모 유학원 설명회에서 말하길 매년 우리나라에서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는 사람이 대략 4만명이라고 한다. 올해 3월 15일부터 나도 그들중 한 명이 되었다. 나는 왜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왔나? 생각해보면 참 실없다. 내가 하는 일들이 다 그렇긴 하지만, 이 워킹홀리데이, 아니 정확히 세계여행도 다른 사람의 말에 귀가 팔랑거려 꿈꾸게 되었다.

작년 4월쯤이었는데, 술자리에서 과 선배들을 만났었다. 그 자리에서 처음 만나게 된 J선배가 나에게 세계여행이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심어줬다. 그 후, 2011년 1월 공익근무가 끝나면 남미 여행을 가겠다는 생각을 했다. 남미 여행기도 몇 권 빌려보고, 또 네이버 남미 여행 카페도 가입했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남미는 비싸기도 하고 해외여행 초짜인 내가 함부로 도전하기엔 왠지... 무서웠다. 솔직히 무서웠다. 여행기를 읽어보면 정말 꼭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곳이 남미였지만, 그래도.. 무서웠다. 내 편견일거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아무튼 무서웠다.

그렇게 남미는 통과! 다음으로 생각한 여행지는 인도였다. 아 인도 좋지! 그런데 인도만 한달 갔다올까 했던 생각은 자꾸만 커졌고, 아예 세계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발견한 나이트앤데이 블로그(http://nitenday.kr). 배낭여행의 모든 것이라는 블로그 이름답게 여행기가 많았다. 동남아 3개국 여행기를 보다보니 나도 동남아가 가고 싶어졌는데, 그것보다도 호주 워킹홀리데이 수기에 더 눈길이 갔다. 그리고 때마침 친구에게서 들은 얘기. '선배 중 한명이 호주로 워홀을 갔다왔는데, 300만원 들고 갔다가 300만원 그대로 가지고 돌아왔다.' 그 순간 마음을 정했다.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가서 6개월간 지내고, 6개월간 세계여행을 하자.' 그렇게 1년의 세계여행을 해보는거다! 물론 엄밀히 따지고 들어가자면 아메리카 대륙도 빠지고, 중동도 빠지고, 아프리카 대륙까지도 빠지는 반쪽도 못 되는 세계여행이지만, 그래도 나에겐 엄청난 꿈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작년 9월, 공익근무가 끝나면 호주 워킹홀리데이에 도전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지금 멜번 도클랜드의 어느 아파트에서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있다. 사실 처음 호주 오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부터 차근차근 준비했다면 지금처럼 호주 이후 계획에 대해 막연하지도 않을테고, 또 영어 회화실력도 훨씬 뛰어났을 테지만, 이미 흘러가버린 시간은 어쩔수 없으니 지금부터라도 잘 해야겠다고 생각하는게 최선 아닐까?

집을 구한 워홀러, 이제 블로그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