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암스테르담 이야기-역사박물관, 베긴회 수도원, 서교회, 데카르트, 안네프랑크 하우스 + α

2011/여행기2011. 11. 22. 07:55

전날 여유있는 저녁시간을 보내서인지.. 아침에 가뿐히 일어나 호스텔에서 제공하는 아침을 사먹었습니다. 5유로라는 가격이 아깝지 않을만큼 괜찮은 내용이긴 했지만.. 그래도 빵은 빵입니다ㅜㅜ 배부르게 먹긴 했지만 뭔가 덜 먹은거같은 그런 허전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습니다.

암스테르담을 둘러볼 시간이 이틀 있기때문에 담 광장을 기준으로 오늘은 서쪽을 둘러봤습니다.

반고흐 호스텔에서 트램을 타고 담 광장까지 갔습니다. 트램을 갈아타서 안네프랑크하우스에 먼저 가려그랬는데.. 엉뚱한 트램을 잡아타는 바람에 약간 헤맸고, 일단 역사박물관에 먼저 들어갔습니다.





역시 한국어 안내는 없습니다 ㅜㅜ


각국 언어로 쓰여진 저 팜플렛들은 뒷면에 QR코드가 인쇄되어있습니다. 전시관을 옮겨갈때마다 스크린 앞 기계에 QR코드를 인식시켜 해당 언어로 영상이 재생되는 방식입니다.


암스테르담의 유전자를 찾아가는 여행입니다.


암스테르담이 해수면보다 낮다는 말이야 많이 들었지만 막상 이렇게 보니까 그저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공항마저도 해수면 아래라니..




카톨릭과 프로테스탄트의 종교생활을 묘사한 그림이 간단하면서도 흥미로워 찍었습니다. 함부르크에서 만났던 대학교 1학년생들은 자신들이 모두 무신론자라고 말했는데, 암스테르담 청년들은 어떨지 궁금해지네요. 


암스테르담은 16~17세기 종교문제에서 자유롭고 싶은 수많은 신교도들이 유럽 각지에서 몰려와 지낸 도시입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이 시기에 이미 암스테르담이 '자유로운' 도시로 알려졌다는 뜻이고, 그렇게 알려지기 위해선 그 이전부터 오랜 세월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누적되어왔을 것입니다. 암스테르담의 역사에 대해 아는것이 거의 없고, 그렇다고 지금 검색해보긴 귀찮은 이 상황에서.. 암스테르담의 자유로움은 정말 도시의 DNA에 담겨있는것일까요?

굳이 그쪽때문에 암스테르담을 온 건 아니지만, 그쪽 보러 온것도 사실입니다.




17세기에 지어진 왕궁의 모형입니다. 당시 현장 노동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들어졌던 모형이랍니다. 안개가 심해 눈으로제대로 보기 힘든 왕궁을 이렇게라도 보네요..ㅜㅜ


17세기 네덜란드의 무역 범위입니다. 뉴욕이라 불리는 도시는 암스테르담에 의해 개척된 도시입니다. 처음엔 '뉴 암스테르담'이라 불렸던 곳이지요. 영국과 네덜란드의 해군 전쟁, 무역주도권 다툼에 관해 알고싶으신 분들은... 바로가기 클릭해주세요~

세계사를 접할때 네덜란드가 일본과는 무역을 했으면서 가까이에 있는 우리나라와는 대체 왜 교류가 없었는지 항상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지도를 보니 지리적인 요인이 작용했겠구나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가사키로 가는 항로를 부산이나 인천으로 쉽게 돌리지는 못했을거같긴 하네요. 물론 조선왕조의 대외정책도 중요한 이유였겠지만.. 그건 제가 모르는 분야니까 넘어가야겠습니다ㅜㅜ. 국사공부가 절실해지는 순간입니다ㅋㅋ


영국과의 전쟁을 겪으며 무역주도권을 상실해가던 암스테르담, 결국 동인도회사가 문을 닫습니다.

저~ 위에서 말씀드렸던 스크린입니다. 영어라 할지라도 어려운 말이 아니고, 말하는 속도가 빠르지도 않습니다.

1811년 담 광장으로 황제 나폴레옹이 행진해 들어오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입니다. 왕궁 위 프랑스 국기가 보이시나요?



황제 나폴레옹이 홀란드 왕국의 왕으로 임명한 동생 나폴레옹입니다. 가족, 지인들한테 자리 나눠주기는 예나 지금이나..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위에 써있는 내용만으로 판단한다면 동생 나폴레옹은 그래도 괜찮은 지도자였던걸로 보입니다. 홀란드 왕국을 지배하기 위해 언어도 배우고 역사도 공부했으니까요ㅋㅋ




역사박물관을 빠져나와서는 바로 근처에 있는 베긴회 수도원을 찾아갔습니다. 익히 들어 알고있었지만, 번화한 쇼핑가 바로 옆에 그렇게 조용한 공간이 있다는게 참 신기했습니다. 그러나 무슨 종교적 경건함도 없고 수도원이라는 공간에는 별로 흥미를 느끼지못했기에 사진만 찍고 바로 나왔습니다. 











베긴회 수도원 바로 옆 거리의 모습입니다.

서교회와 안네프랑크 하우스까지 걸어가기 시작합니다..
 



담 광장은 자꾸 지나치게 되는거같아요. 어제 시끌벅적하던 광장이 오늘은 조용합니다. 어제의 시위-공연은 GVB파업에 맞춰 하루만 크게 했던 모양입니다. 시위-공연 무대가 물러난 자리에는 원래 주인이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전세계 도시의 제왕. 닭ㅋ둘ㅋ기ㅋ
 17세기 황금시대의 영광을 고스란히 품에 안고있는 도시 암스테르담도 비둘기는 피할수 없나봅니다.

암스테르담 비둘기들이 다른 도시 비둘기들에 비해 유난히 뚱뚱해보였습니다.



안개ㅜㅜ...... 대낮입니다..

오랜 시간 서있는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참 돈 쉽게버시는 분들. 장사가 안되는지 잠시 자리에서 내려와 이리저리 움직이십니다.



가을이 지나면 교회들이 열지 않습니다ㅜㅜ













제가 가지고있는 론리플래닛 지도에 이 위치가 중앙 우체국(Main post office)이라고 써있길래, 우체국 건물도 역시 멋지구나!라는 생각에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어디를 봐도 우체국같은 느낌이 들지 않아서 옆으로 돌아가보니..

이렇게 반지하 구석에... 도시 중앙 우체국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ㅜㅜ

사실 우체국을 굳이 지도에 표시해두었던 이유는 헬싱키 우체국과 비교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헬싱키 바로 다음 도시였던 베를린와 함부르크에선 왜 이생각을 못했을까싶지만, 아무튼 여기에서라도 비교해봐야죠.

디자인에 관해 지식이 일천한지라 사실 헬싱키에 지낼때 핀란드가 디자인 강국이라는걸 정말 실감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나마 제가 핀란드의 디자인 감각을 느낄수 있었던건 우체국과 백화점 인테리어 용품 코너였기에.. 다른 나라에 가면 그런 것들은 비교해봅니다. 아! 생각해보니 베를린에 갔을땐 카데베 백화점에 들러 인테리어 용품을 비교했었네요! 
암스테르담 여행기인데 자꾸 쓸데없이 다른 도시얘기만 나오니까 링크 하나 걸어두고 넘어가겠습니다. 바로가기

서교회 도착!



안네 프랑크 하우스에 가기 전, 데카르트가 4년간 지냈다는 베스터마르크트 7번가를 찾아갑니다. 철학과 학생은 아니지만, 전에 쓴 글에서 고백했듯 지적 허영으로 먹고사는 저는 이번 여행에서 철학자들의 흔적을 뒤쫓아갑니다.

지금은 미용실이 자리잡은 베스터마르크트 7번지. 이 앞에서 이런저런 생각도 하고, 가져갔던 책도 읽었습니다.



그런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검색해보니 데카르트가 살았던 곳은 7번지가 아니라 6번지랍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로가기)

정재영 교수님.. 런던쪽에선 거리 이름도 틀리게 적으셨던데 이건 또 무슨경우입니까 ㅜㅜ(『철학, 도시를 디자인하다』)

월요일에만 열지 않는 왕궁과 잘못된 정보때문에 내일 두 곳은 다시 방문할겁니다.
 



사실 안네의 일기를 읽지 않았고 또 유대인에 그다지 우호적이지 못한 감정을 지닌 저로서는(과거 유대인들의 고난에 무감각한건 절대 아닙니다! 지금 그들이 하는 행동때문이지요) 안네 프랑크 하우스는 처음엔 방문 고려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워낙 유명한 곳이니까... 팔랑귀 소유자는 저는 8.50유로를 내고 안네 프랑크 하우스에 다녀왔습니다.



기다리는 줄입니다.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또 별 기대 없이 갔던 곳이었는데, 잔뜩 기대하고 갔던 고흐 미술관보다 더 괜찮게 기억에 남을듯합니다.
 

이번엔 트램을 타고 숙소 근처 Wok to Walk에 가서 늦은 점심을 먹습니다. 근대 미술관과 고흐 미술관에 갈 예정이었으니까 면요리보단 그래도 쌀이죠! 제 ANZ 여행자카드를 보더니 호주에서 왔냐며 반가워하던 직원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직원도 시드니에서 지내면서 잠시 일을 했었다고 하네요~
주문을 받으며 이름을 물어보길래 편하게 영어이름으로 대답했는데, 굳이 한국이름이 뭐냐고 물어봤습니다. 알려줬지만 물론 발음은 못했지만요 ^^....
Thank you so much Harry! 가게 직원이 그렇게 진심이 담긴 반가움과 고마움으로 인사하는걸 그전에도 자주 본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많이 보지는 못할것 같습니다. 

그런데.. 근대미술관이 요즘 안여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것도 모르고...ㅠㅠ

바로 고흐 미술관으로 들어가 관람을 하고 나왔습니다.

잔뜩 기대하고 갔는데... 저는 별로였습니다. 대개 어느 미술관을 가든 시선을 확 사로잡은 한두 작품은 만날수 있었고, 그런 작품들이 그려진 엽서를 사곤 했는데.. 이번엔 어느 엽서도 사지 않았습니다. 대영박물관에서 고흐의 해바라기를 처음 봤을때 그림 자체에서 느껴지는 힘에 진심으로 감탄했었기에 정말 큰 기대를 안고 들어갔었는데.. 아쉬울 따름입니다ㅋㅋ




미술관 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 간단하게 재정비를 한 후 다시 나왔습니다. 밤의 암스테르담은 홍등가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함부르크에서도 홍등가 구경을 했었는데, 합법적 매춘구역의 본거지 암스테르담은 어떨가싶어서 가서 구경을 하고 왔습니다. 곤란한 상황에 대처능력이 약한 저는 홍등가 근처에선 아예 카메라를 꺼내지도 않아서 사진은 없습니다ㅋㅋ

아래는 일단 홍등가까지 찾아가는 와중에 찍은 사진들입니다.








손님도 판매자도 아닌 관광객으로 홍등가를 살펴보는건... 은근히 재밌습니다. 합법 불법 여부를 떠나 성매매라는 것에 아직도 거부감이 드는 저로서는 그에 대해 복잡하고 심오한 생각을 풀어나가볼 수도 있겠지만, 호객행위를 직접 하는 성매매 여성들이나 그들과 흥정을 하는 남자들이나.. 그냥 재미있습니다. 홍등가 구역은 꽤 넓어서 이곳저곳 둘러보는데 헤맨 시간까지 합쳐서 꽤 돌아다녔습니다. 중간에 정말 예쁘구나.. 싶은 여성분이 한 분 계셨는데, 제 바로 앞에 걸어가던 중국인 아저씨께서 수줍게(^^) 가격을 물어보시더니 안으로 같이 들어가셨습니다. 



구교회 바로 앞에 있는 BELLE 상. 세계에서 유일한 매춘여성 헌정 동상입니다. "Respect sex workers all over the world"


 

돌아오는 길에 제 눈길을 확~잡아끈 티셔츠! 52유로길래 당연히 안샀습니다^^

이제 다시 숙소로 돌아갑니다.






돌아가는 길에, 어제 그냥 지나쳤던 감자튀김 가게를 찾았습니다. 안먹고 그냥 가기 왠지 아쉬워서요ㅋㅋ 


그런데 다 못먹고 버렸습니다........... 제가 정말 음식 버리는 사람이 아닌데 이건 먹다보니 도저히 끝까지 먹을수가 없더군요ㅜㅜ 너무 짜고 텁텁하고.. 다른 곳에서 먹었던 감자튀김이랑 뭐가 그렇게 다른지도 모르겠고.. 베를린의 커리부어스트처럼 이번에도 별거 없는 대표음식이었습니다.


겨우 이거 쓰는데 두시간 가까이 걸렸네요ㅋㅋㅋㅋ 중간중간 딴짓을 잠깐 하긴 했지만요..
지금 호텔 반고흐 라운지겸 식당에 앉아있습니다.

여자 세명이서 자기들끼리 맥주를 마시고있었는데 남자 한명이 은근슬쩍 합류하네요. 


자유의 도시 암스테르담, 야경이 멋지고 혼자서 사람구경하기도 참 흥미로운 도시입니다ㅋㅋㅋ

함부르크 안녕. 암스테르담 도착!

2011/여행기2011. 11. 21. 06:07

순서가 영 지켜지지 않는 여행기 카테고리네요. 그래도 일단 도착했으니 생생한 기억에 의존해서 빨리 써보겠습니다.

전날 함부르크 레퍼반 클럽에서 늦게까지 놀고 친구랑 같이 집에 들어왔을때가 새벽 5시였습니다. 아예 잠을 자지 않고, 샤워를 한 다음에 한시간 후에 바로 나가서 7시 40분 기차를 탈까 하다가.. 그래도 일주일 재워준 집인데 아무 인사도 안하고 아침일찍 나가버리는건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 반 + 솔직히 잠이 자고 싶다는 생각 반 이렇게 해서 9시 40분 기차를 타기로 하고 침대에 누웠습니다. 

분명 알람을 맞춰놨는데.... 친구가 깨워서 일어나보니 알람 맞춰둔 때보다 40분이나 지난 시간이었습니다. 일어나서 끈 기억도 없는데 어떻게 이런일이 일어난건지 황당해하며 서둘러 짐을 챙기고 함부르크 집을 나섰습니다. 덕분에 샤워를 못하고 나왔죠 ㅜㅜ...

6박이나 한 함부르크.. 편치 않았던 이 도시를 드디어 떠납니다.

유레일도 드디어 개시했구요ㅋㅋ 글로벌 10일권입니다!
아침 9시 46분에 출발해 두 군데 역을 거쳐 낮 3시 22분 암스테르담에 도착하는 일정입니다. 




함부르크도 안개가 심했지만, 첫번째 경유지와 두번째 경유지에 도착할때까진 날씨가 정말 좋았습니다! 함부르크에 비하면 내륙 지역이라서 그랬던것같다고.... 추측만 하고 있습니다ㅋㅋ

그런데 귀찮은 일이 중간에 발생했습니다. 음악을 듣고있어서 무슨 이유인지 제대로 방송을 듣지 못했는데, 하여간 예정에 없던 환승을 두번이나 더 해야 했습니다. 두 번째 갈아탈때 이어폰을 빼고 이 말은 확실히 들었습니다

"We don't understand ourselves.Really sorry for inconvenience"

어쩌라고...............

 

어쨌든 암스테르담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처음 타보는 유럽 기차인지라 나름 설레는 기분이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런던부터 여러 도시를 거쳐 함부르크에 갈때까지와는 또달른 설레임이었습니다. 그전까진 버스나 비행기로만 이동했었는데 드디어 '배낭여행'에 어울리는 기차를 탄 날이니까요.

저는 그동안 항상 '유럽여행' 하면 두 단어가 같이 떠올랐습니다.

하나는 '배낭'여행 , 그리고 '유레일'.

[캐리어 vs 배낭] 대결구도를 여기서 불러들이려는건 아닙니다. 그런데 왠지 캐리어를 끌고 다닐때보다 배낭을 메고 다닐때가 더 신나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비록 어깨는 무겁고 길을 헤매다보면 짜증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배낭을 매고 움직이다보면 왠지 제 자신이 정말 자유인(?)이 된 것만 같아서 저절로 신이 나거든요ㅋㅋ  한 달간 유럽에 있으면서 한번도 유레일로 이동을 안해보다가 오늘 드디어 유레일로 이동을 하니 정말 '유럽' '배낭여행자'가 된 것만 같은 기분입니다~~


그런데 밖에 나와보니.. 전날 함부르크에서 본 만큼이나 짙은 안개가 온 도시를 감싸고 있었습니다 ㅜㅜ 들떠있었던 기분이 살짝 가라앉았죠.



어쨌든 중앙역 맞은편 관광안내소(VVV)에 찾아갔습니다. 미리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지도를 팔고있는걸 보니 정나미가 확떨어지더군요ㅋㅋㅋㅋ 저는 공...짜 지도가 좋습니다...

암스테르담 도착예정시간이 3시 22분이었기때문에, 기차를 타고있는 내내 암스테르담카드를 어떻게 살것인지 계속 고민했습니다. 2일권을 사긴 할건데, 제가 오늘은 편히 쉬고 내일, 내일모레 꽉 차게 시내를 돌아보고 그 다음날은 크뢸러뮐러 미술관에 다녀올 계획이라서요.. 2일권을 사서 오늘 바로 개시를 하고 마지막에 24시간 교통권을 끊을지, 아니면 오늘 24시간권을 따로 사서 숙소까지 이동하고 내일부터 암스테르담카드를 개시할까 한참 고민했던겁니다.

그런데..
 


오늘 파업이라 트램, 버스 다 운행 안한답니다^^

암스테르담카드 48시간권만 샀습니다.

이제 숙소까지 걸어가기 시작합니다. 반고흐 미술관 옆에있는 호텔 반고흐까지요.. 20kg가 살짝 넘는 배낭 무게가 오늘만큼은 원망스럽습니다 ㅜㅜ
 

대륙의 기상.........
 

낮에는 안개가 경치에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아요! 오히려 흐리멍텅해보이기만 해서 암스테르담 운하의 첫인상을 안좋게 만들었죠.

지난번 코펜하겐 여행기에서 썼지만, 저는 크리스티아나에 다녀온 덕분에 마리화나가 어떻게 냄새나는지를 이미 알고있었습니다. 무심코 지나가다가 마리화나 냄새가 나길래 옆을 쳐다봤더니 바로 옆이 그 유명한 '커피샵'이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가게 앞에 서있어서 그 가게를 찍지는 못했구요, 대신 옆에 있는 다른 커피샵을 찍었습니다ㅋㅋ

햄릿 이야기의 원형이 Amleth라고 알고있는데.. 요녀석 이름이 혹시 무슨 관련이 있을까싶어서 찍었습니다.
 

한국식당이라면 흔히 걸어두는 '서울'이라는 이름처럼, 많은 아일랜드식 술집들이 몰리말론이라는 이름을 쓰는것 같습니다. 호주 타즈매니아에서, 시드니에서, 또 다른 유럽 도시들에서 몇 번 본 기억이 났습니다.
 

이왕 걸어가는거, 중심가인 담락 거리를 따라 걸어가기로 합니다.
 

저 감자튀김가게.. 유랑 리뷰에서 어떤 회원님이 배부른 상태인데다가 너무 짜서 먹다 버리셨다는 얘기가 기억나서 그냥 지나쳤습니다. 아 사실은 돈도 아까웠구요 ㅋㅋㅋㅋ


OCCUPY 시위중입니다. 암스테르담을 떠나기 전에 이것에 관해 글을 한 편 써야겠습니다.















당연히 맞은편에서는 저렇게 무심하게 사람들이 지나치고, 또 자동차들도 제 갈길만을 갑니다.

어둠이 내려오기 시작하자 암스테르담의 진면목이 드러납니다. 밤이 이렇게 아름다운 도시는 저에겐 암스테르담이 처음입니다.

스티븐 킹의 소설, 스티브 잡스 전기는 어느 나라를 가나 항상 서점 맨 앞에 진열되어 팔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하루키의 1Q84가 자리하고있죠. 핀란드에서 지낼때 카우치 호스트의 집에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영문판도 있었습니다. 감정적으로 '일본'이라고 하면 좋지만은 않은 감정이 먼저 떠오르지만, 여러 나라를 다니다보니 일본의 위상을 너무나 자주 실감합니다. 더불어 중국의 팽창도 느낄수 있을때가 많구요. 한국은 삼성과 엘지가 알리는듯합니다ㅜㅜ 


밤의 문트탑입니다. 

유럽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다보면 나라별로 언어가 다르지만, 비슷한 단어들을 마주치게 됩니다. 네덜란드어 munt는 영단어 mint와 모음 하나만 다르고 똑같은 철자를 가지고있죠. 의미는 당연히 같구요~ 그러고보니 시드니에서 민트 박물관을 발견했던때가 떠오르네요ㅋㅋ 그냥 생각없이 걷다가 민트 박물관이라길래 '민트향 할때 그 민트?' 이 생각만 하고 무작정 들어갔었습니다. 들어가보니 왠 동전과 지폐들만 가득...... 박물관을 나오고 나서야 mint가 '주조'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라는게 떠오르더군요. 형광등도 이런 형광등이 없습니다 ㅜㅜ

아는 만큼 보인다는 진부한 표현이 이번 여행기간 내내 저에겐 참 와닿습니다. 독일어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등등 다른 언어를 알면 실제 그 언어가 쓰이는 이곳에서 얼마나 많은걸 볼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문득 떠오릅니다.

문트탑 바로 맞은편에 영어 서점이 있습니다. 시간이 되면 한 번 구경이나 가야겠습니다. 짐이 늘어나면 곤란하니까 뭘 사진 못하겠지만요..






짙은 안개는 밤이 되자 암스테르담의 풍경을 너무나 매력적으로 바꾸어주었습니다.
낮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흐리멍텅한 날씨에 실망했었는데, 밤이 되니까.. 그저 모든게 다 마음에 들기 시작했습니다!


저 커플이 조금만 더 다정히 걸어갔으면 훨씬 분위기가 좋았을텐데요..ㅜㅜ


어쨌든 반고흐 박물관 근처 호텔 반고흐에 도착했습니다!


체크인을 하고, 와이파이 비밀번호가 적힌 종이를 받고 도미토리룸에 짐을 풀어놓습니다.
주방을 슬쩍, 정말 슬쩍 살펴보고는 카운터 직원에게 주방을 쓸 수 있냐고 물어봤습니다. 쓸 수 있다는 대답과 함께 저 옆의 전자레인지까지 써도 된다네요.

헬싱키에서부터 가지고 다녔던 쌀을 드디어 요리해먹을 때가 왔다고 생각했고, 근처 슈퍼마트에서 볶음밥 해먹을 재료를 사왔습니다.
그런데...... 돌아와서 다시보니 가스레인지가 없습니다!!!!!!!!!!! ㅜㅜ..... 밥은 커녕 요리 자체를 할수가 없는 주방입니다. 그냥 서양식 아침을 간단히 준비할만한 정도만 갖춰진 주방이었던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세지만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저녁을 해결했습니다.. 내일은 마트에서 전자레인지로 해먹을수있는 맛있는것들을 사와야겠습니다 ㅜㅜ


어느 도시에 도착하자마자 여행기를 쓴 건 이번이 처음이네요. 부디 내일도 내일모레도 글을 쓸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