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워킹홀리데이 5. 집을 구했다! 그리고..

2011/워킹 홀리데이 일기2011. 4. 26. 23:02

H형이 전화로 깨워준 덕분에 그린하우스 아침을 먹을수 있었다. 난 아침 준다는게 뭔가 했는데.. 이런거구나나 싶었다. 빵, 우유, 땅콩버터, 딸기잼 등이 있었고 별로 맛없는 시리얼과 우유도 있었다.좀 일찍 내려오면 베이컨이랑 샐러드도 먹을 수 있나보다. 시리얼을 잔뜩 담아 우유를 붓고, 토스트를 해먹었다. 이때 처음 베지마이트(Vegimite)를 봤다. '호주에서 홀로서기' 책에서 베지마이트를 설명하면서 호주 사람들은 좋아하지만 우리입맛엔 별로라길래 호기심이 생겨서 한번 먹어봤는데...... 베지마이트 바른 식빵을 버릴수밖에 없었다. 그정도로 맛이 없었다.(이런 글도 있습니다: 바로가기) 이게 진짜 사람이 먹는게 맞나 싶을정도였다. 누구든 베지마이트가 맛있다는 사람이 있다면 그사람좀 만나보고싶다.

아무튼 대충 아침을 먹고 또 넷북으로 쉐어하우스 정보를 찾아봤다. 바로 직전에 올라온 남자 쉐어생을 구한다는 글을 발견했고, 글을 보자마자 연락하고는 또 곧장 집을 보러갔다. 호주바다에서 보든 검트리에서 보든 남자 쉐어생을 구한다는 집주인을 찾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그냥 앞뒤 가리지 않고 바로 달려갔다. 도착해보니 생각보다 방이 약간 작긴 했지만 살고계신분들 인상도 다들 좋았고, 작지만 깔끔해서 집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사실 맘에 들고 안들고를 떠나 빨리 그린하우스를 나가서 정착을 하고싶었기때문에 무조건 들어가고 싶었다. 일단 적극적으로 들어오고 싶다는 의사표현을 하고 집에서 나왔다. 

다시 그린하우스로 돌아가 잠깐 쉬다가 커피 수업을 들으러 갔다. 이날 커피스쿨에 있던 열명정도의 사람 중 나만 한국사람이었고. 나머지는 다 중국사람이었다. 두시간동안 여기가 호주인지 중국인지 헷갈릴 정도로 정말 엄청나게 풍부한 중국어를 듣고 왔다... 이때 왠지 커피스쿨에 낚인거같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다. 그래도 나름 수확이 있었는데, 같이 연습하던 중국 학생들 중 한명이 RMIT 학생이었고, 그 친구가 RMIT 몇번 건물로 가면 쉐어 정보가 있는지 알려줬다. 그당시엔 엄청 고마웠는데, 결과적으로 아무 도움도 안되었고 또 엉뚱한 일을 겪게된 첫 단추였다.

커피 연습 후, 그린하우스에 들러 넷북과 노트, 디카를 챙겨 바로 다시 나왔다. RMIT로 진입!!!!
 

Royal Melbourne Institute of Technology의 약자 RMIT. 정말 도심 한가운데 있다.

8번 건물로 가는 길
  

아까 중국 친구가 알려준대로 RMIT 8번 건물을 찾아 들어가는데,, 저~쪽에 한국인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모여 앉아있었다. 특별히 신경쓰지 않고 걸어가고 있었는데, 한 사람이 다가왔고 자기소개를 하는데.. 교회 부속 모임이지만 꼭 교회를 다니지 않아도 참여할수 있는 모임이라고 했다.
연락처를 교환하고 나는 내 볼일을 봤다. 쉐어 정보를 노트에 옮겨적고 다시 주립도서관으로 가려는데, 내가 들어온 방향과 반대 방향에도 문이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그 문을 열고 들어갔고,

그대로 복도에 갇혔다....................

스완스톤으로 나갈수 있는줄알았는데..

셀프 클로징이라는게 그냥 자동으로 닫힌다는줄로만 알았는데..

이런 계단식 복도에 그냥 갇혀버렸다



결국 할수없이 아까 번호를 교환한 그분에게 전화를 했고, 그분이 와주셔서 겨우겨우 복도에서 건물 안쪽으로 다시 들어올수 있었다. 아 정말이지 주말 대학건물 복도에 갇혔을땐.. 별 생각이 다 들었고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미안하더라도 백패커 친구들한테 전화했어도 되는 거였는데 너무 당황해서 그런 생각들을 했던것같다.

그 형과 같이 나오면서 계속 감사하다는 말을 했고, 건물을 빠져나와 인사를 했다. 난 다시 주립도서관으로 들어가 쉐어 정보를 검색하다가 아침에 다녀온 집주인에게 다시한번 문자를 해봤다. 세시쯤 연락을 주신다고 했는데 연락이 없길래 내가 먼저 어떻게 결정됐냐고 물어봤는데..

도서관 안이었지만 저 문자를 본 순간 너무 기뻐서 소리를 지를뻔했다. 되는게 없다고 생각하던때였는데 집이 정해지니까 정말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기분이 좋아진 나는 아까 만났던 그사람에게 연락을 해서 모임에 참석하겠다고 말했다.하여간 나는 기분에 따라 너무 쉽게 변하는게 정말 큰 문제다.

기분 좋아서 따라간 모임은.. 정말 순도 100% 교회 모임이었다. 처음엔 단체 게임으로 시작했지만 이내 하느님 얘기가 시작되더라. 개인적으로 무신론자인 나는 행사가 끝나자마자 바로 뛰쳐나왔다. 
이날 좀 심각하게 깨달았는데, 나 정말 사기당하기 쉬운 사람인것 같다. 교회 모임이라는데 왜 아무 경계도 하지 않고 그냥 연락처를 줬을까.. 물론 그덕분에 RMIT 건물에서 쉽게 빠져나올순 있었지만 정말 다음부턴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숙소로 돌아와 H형을 만났다. 그런데 위에 사진처럼 여섯시에 연락을 주겠다던 집주인이 계속 연락을 주지 않았고, 내가 전화해도 받지도 않았다. 다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결국 집도 일도 못구한 한국 남자 둘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저녁으로 한국음식을 먹기로 결정했다.

(전날 M누나가 맛있다고 말해준 으뜸분식! 이젠 멜번에서 한글 간판을 봐도 어색하지 않다ㅋㅋ)
 

(이름은 까먹었지만, 하여간 치즈 올려서 먹는 이거 정말 최고다 최고 ㅋㅋ)


진짜 맛있더라..... 밥이 약간 별로긴 했지만, 그래도 얼마만에 먹어보는 밥인지 ㅜㅜ 요리도 정말 맛있었다!! 외국에서 한국 음식이라는게 이런거구나.. 하는 생각이 정말 엄청 많이 들었다. 한참 감탄하면서 먹고 있었는데, 다행히 집주인한테서 연락이 왔다. 다음주 목요일에 들어오면 될것같다는 얘기였다. 사실 이때 조금 실망했다. 당장 들어가고싶었는데 며칠이나 더 기다려야한다니.. 그래도 집구하는게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걸 느끼고있을 시기였기에 일단은 엄청 기분이 좋았다.


 

돌아와서 바로 샤워를 했다. 일찍  일기쓰고 이력서 수정을 하려 했는데..
대만인 룸메이트 Joe와 그의 여자친구가 들어왔다. 지난밤 여자애들과 한류 얘기에 이어 오늘도 또 한류 얘기를 참 많이 했다. 한참 얘기하다보니 Joe가 영화 '아저씨' 얘기를 꺼내는데, 자기 넷북에 저장돼있다고 같이 보자더라. 재생하고보니 자막이 없길래 무슨말인이 알아듣냐고 물어봤는데.. 한국말 잘 모르지만 하도 많이봐서 대충 무슨내용인지 안다더라 헐..
나라면 무슨말인지도 모르는 영화 한번 보기도 힘들것같은데.. 한류열풍, 정말 헛것이 아니더라.

한참 얘기하보니 같은방 대만 여자애들도 들어왔다. 다섯명(Joe,여친,같은방 대만여자애 둘, 그리고 나)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내일 선데이 마켓에 같이 가자더라. 할일이 딱히 없었던 나는 당연히 알겠다고 말했고, 그렇게 대만 친구들과 약속을 잡고 잠을 청했다. 

건물 복도에 갇히고, 교회 모임에 낚이고, 밤엔 일찍 자고싶었지만 대만애들이랑 떠드느라 일찍 잠들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집을 구해서인지 푹 잘수 있었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A. 멜번 워킹홀리데이 구직일기

2011/워킹 홀리데이 일기2011. 4. 21. 17:46
3월 15일 도착, 도착하자마자 커피코스[각주:1] 등록
 
3월 22일 처음으로 이력서 인쇄- 아래 커버레터와 이력서를 50장 복사. 카페에만 지원함


영어이름때문에 고민을 좀 했는데, 원래 내 이름의 발음을 조금이라도 유지하고 싶었고, 그렇다고 Joe나 John처럼 뻔한 이름은 싫어서 Joel로 결정! 그치만 나중에 결국 바꾼다..

구직 초반에 저지른 엄청난 실수 : 디그레이브스 거리 모 카페에서 오전 파트타임으로 샌드위치 만드는 일을 해보겠냐는 제의를 받았지만, 시급 '캐쉬' 13불이라는 말에 거절.. 그땐 나정도면 당연히 수월하게 택스잡을 구할수있을거라는 크나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각주:2] 

3월 25일 D레스토랑에서 키친핸드 트라이얼 세시간 
 : 시립 도서관에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인이 있길래 얘기를 좀 나눴는데 그친구가 소개해준 자리. 결국 구직에 실패하긴 했지만 이때 인맥으로 일을 구한다는게 이런거구나 하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음.

3월 30일. 이력서 첫번째 수정 - 오로지 카페에만 지원하고있던 상황이었기에 커피 얘기를 조금 추가. 그리고 드디어 진짜 '뻥'을 치기 시작. 한국에서 아르바이트 경력이 전혀 없었지만 2008년 커피샵에서 일한걸로 뻥을 치고, 한국에 있으면서 영어로 대화가 가능한 친구 폰번호를 적어놨음. 감당할수있는 사람이라면 한국 경력을 거짓으로 적어도 되겠지만, 개인적으로 이 방법은 절대 비추천. 결국 나중엔 거짓 부분을 지웠음



4월 1일. K 백패커 청소일을 놓치다. 택스 16불짜리 청소일이었는데, 전날밤 호주바다에서 광고를 봤다. 사장이 아침 9시부터 오후 세시까지 있으니 그 사이에 이력서 들고 방문해달라는 글을 보고는 11시쯤 여유있게 가봤다. 그랬더니 이게 왠걸. 사장이 출근하기도 전에 와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이 있었고, 그사람한테 일을 줬단다. 내가 아직 덜 배고프고, 일을 구하는 태도가 글러먹었구나(..) 하고 자조하기 시작.

4월 2일 한인 가라오케 업소에 지원했지만 밤 9시부터 새벽 5시까지 근무해야한다는 말에 생각해보다 결국 포기. 난 잠없이는 못산다... 시급은 캐쉬14불이었기에 괜찮은 편이었음. 정말 너무 기운이 없었고, 간만에 펜으로 일기를 썼다. 지금 보니 [진짜 그냥 집에 가고싶다.]라고 써있다.

4월 3일. 금~토(1~2일) 연이은 실패에 한참 풀이 죽어있었지만 이대로 무너질수는 없다는 생각에 다시한번 이력서 수정하고 집을 나섬. 이때부터 카페 말고 다른곳에도 본격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함.

오전부터 이력서를 돌리기 시작했는데 낮 한시쯤 L 카페에서 전화가 왔고 바로 트라이얼로 세시간 일함. 트라이얼을 끝내가는데 S한국식당에서 또 전화가 옴. 바로 달려가서 일하기로 결정. 하루만에 낮에 할 일과 저녁에 할일을 모두 잡아버림.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트램에서 호주 현지 '마케팅' 회사에서 전화가 와 화요일에 인터뷰 약속을 잡음. 갑자기 행운이 몰려오는듯해서 엄청 기뻤던 날. 물론 오래가진 않았다.

4월 4일. 카페 트라이얼 도중 실수를 해서 사장한테 찍힘. 그래도 기회를 절대 놓치기 싫었던 나는 바로 커피스쿨로 달려가 네시간동안 연습을 했고, 가장 잘 나온 라떼아트 동영상을 들고 다시 L카페로 찾아가 사정을 했고 다음날 하루 더 나와보라는 허락을 받음. 저녁엔 S한국식당에서 일함.

4월 5일. 세번째 카페 트라이얼을 마치고 나니 매니저 曰 '난 너를 고용할 이유가 없다. 지금 멤버로도 충분하지만 널 써본 이유는 지금 일하고있는 바리스타가 6월에 떠날 예정이기때문에 그를 대신할수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지만, 지금 너의 실력으로는 부족하다. 그렇지만 니가 이렇게 매일 와서 어깨너머로 배우고싶다면 그건 니 자유다. 대신 내 앞에서 제대로된 커피를 만들기 전까지 난 돈을 줄수가 없다.' 
결국 내 실력으로 멜번에서 바리스타가 된다는건 하늘의 별따기라는 결론을 내렸고, 괜찮은 실력을 갖추기까지 얼마나 더 연습해야할지 가늠할수가 없었기에 바리스타 일에 대한 미련을 깨끗하게 버렸다.

바리스타 일을 포기하니까 3일에 연락받았던 호주 '마케팅' 회사에 아무 거리낌 없이 인터뷰를 보러 감. 그날따라 영어가 '대박' 잘나왔고, 쉽사리 합격했다. 사실 말이 좋아 마케팅 회사였지, 그냥 다단계 세일즈 회사였다. 
워킹 와서 '세일즈' 일을 한다는 애기를 못들어봤기에 내가 이런 일을 할수있다는게 마냥 신나고신기했다. 그리고 사실.......... 약간의 자뻑도 느꼈다. '영어공부 열심히 해 온 보람이 있구나!' 이틀 전 최악의 상황에서 갑자기 구직에 성공했기에 일희일비하지 말자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기분이 계속 좋은걸 어쩔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어진 경솔한 선택. 하루 일한 S한국식당에 다시 찾아가서 호주 회사에 취직되었기에 일을 못나올거같고 말씀드리고 나왔다.

4월 6일. 세일즈 관찰의 날. 실제로 일을 하지는 않았고 현재 직원들이 어떻게 일을 하는지 두시간정도 옆에서 보기만 했다. 그런데 이게 왠걸? 하나에 40달러나 하는 자동차 클리너가 두시간동안 열 개 넘게 팔렸다. 그리고 일하고있던 중국 대학생 曰 '이걸 하나 팔때마다 회사한테 20달러를 주면 된다. 그런데 이게 원래 40달러다. 그러니까 하나를 제대로 팔면 20달러를 버는거다. 그렇지만 얼마에 팔든 그건 너의 재량이다.' 하나 팔때마다 20달러라는 말에 대박을 건졌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잘 팔리는 제품이라면 당장 일해도 되겠다!

4월 7일. 세일즈 오리엔테이션. 회사 사무실에서 세일즈의 기본과 판매 제품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받았다. 기본 임금이 없이 오로지 실적으로만 돈을 버는 구조라더라. 그렇지만 전날 워낙 잘팔리는 장면을 직접 봤고, 하나에 20달러라고 알고있었기에.. 기본 시급이 없다는건 별로 중요하게 들리지 않았다.

4월 8일. 실전 투입. 장사 드럽게 안됐다
4월 9일. 쪽박
4월 10일. 일요일이라 하루 쉬엇다. 그래도 일을 하고있다는 만족감이 있엇기에 휴일을 휴일답게 보내자는 생각으로 미술관에 다녀옴
4월 11일. 쪽박
4월 12일. 중박
4월 13일. 쪽박
4월 14일. 쪽박

시간이 지나고 보니, 6일 장사가 잘 됐던건 그냥 그날 운이 유난히 좋아서였다.....

13일밤 같이 사는 형의 진지한 충고에다가 14일날 본 4년차 직원의 판매실적을 보고 일을 그만두기로 결심함.
14일 아침 6시 50분에 집에서 출발해 사무실에 7시 15분까지 도착 후 오전회의를 하고 재고파악 후 9시 30분부터 6시까지 단데농에 있는 주유소에서 일하고 집에는 거의 8시가 다 되어서야 도착. 그렇게 하루종일 일해서 번 돈 : 18달러

게다가 일하다보니 맨처음 중국 대학생 녀석이 말한 '20달러'는 사실이 아니었다. 
-소비자판매가는 40달러가 맞음
-소비자 직거래 세일즈이기때문에 그보다 싸게 넘기는게 기본
-사무실에서는 한캔을 '25달러'에 판매하라고 지시함
-현장에서 세일즈 직원들은 손님들에게 '이 클리너가 원래 40달러인데, 오늘 여기서 사시면 35달러에 드리고 거기다가 원래 30달러인 극세사 수건(사무실 지정:10달러)을 무료로 드린다고 말함.
   :  실제 사무실의 지정대로 25+10달러에 팔게됨. 내게 남는돈은 25달러중 5달러와 10달러중 2달러. 
-혹은 60달러에 두 개와 극세사 수건을 공짜로 준다고 말함 
  :  25+25+10 = 60 딱 맞아떨어짐. 그래도 나한테 들어오는 돈은 5+5+2 = 12달러

이런식이었다. 말 그대로 '원래' 40달러에 팔리는건 맞지만, 그건 정말 '원래' 가격이고.. 길거리 직판에선 그렇게 파는게 아니었다. 아 중국친구야... 설명을 하려면 너부터 제대로 알고 설명했어야지..



4월 15일. 아침 일찍 일어나 이력서를 수정함.
 일단 이름을 바꿨다. Joel이라는 이름을 쓰면서 내가 생각했던 발음은 [Jo-el]이었지만, 그건 한국어 화자인 내 착각이었다. 영어를 모국어, 혹은 제2언어로 쓰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oe를 한 음절로 발음했고, 내가 내 이름을 발음하는데 자신이 없어지는 이상한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그냥 쉽디쉬운 이름 가운데 Harry로 결정.

T한국식당, M한국식당에 이력서를 넣음. M식당에선 약간의 말실수를 했기에 큰 기대 안함.
그런데 T식당 사장님이 커버레터를 보시더니 '첫 문단은 잘 베꼈네' 라고 말씀하심.. 사실 그 부분은 인터넷에서 본 다른 사람의 이력서를 베낀 부분이 맞았다. 내가 보기엔 인상적인 구절이라 생각해 그대로 넣었지만, 업주들 눈에 그렇게 보인거라는 사실에 당장 수정했다. 아예 단도직입적으로 내 소개를 했고, 전체적으로 문장은 단순하게, 강점은 두드러져보일수 있도록 수정했다.



4월 16일.  T식당에서 다시 연락이 와 면접을 보러 갔다. 역시 약간의 말실수를 했고, 미련없이 가게를 나와 이력서를 대충 돌렸다.

4월 17일. 기분전환을 위해 머리를 자르다. 멜번의 하늘에서 알게된 연습생 무료 헤어컷이었는데, 결과는 대만족. 멜번에서 머리자르실분들, NARA HAIR[각주:3] 괜찮습니다 ㅋㅋㅋㅋ(론스데일 203)
머리를 자르고 나와 H형과 세인트킬다 해변에 갔다옴. 어차피 구직 잘 안될거, 일요일인데 하루정도 쉬어주자!

H형이나 나나 그리 신나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놀러간김에 사진은 좀 즐거워'보이게'

세인트킬다 해변에 가면 이렇게 야생 펭귄을 볼수가 있다! 펭귄 펭귄 펭귄!


집에 돌아와 호주바다를 뒤적거리다 집 바로 앞 헬스장 청소일을 발견하고 지원 메일을 보냄


4월 18일. 일단 청소업체에서 연락이 왔음. 저녁에 바로 시작하기로함. 하루종일 이력서를 돌렸다. 4시에 T한국식당에서 전화가 왔음. 수요일부터 일하기로 결정. 다시 일이 좀 풀려가는것같아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 그러나 한편으로는 결국 한국식당에서밖에 일할수없다는 사실에 씁쓸함.
그러기도 잠시, T식당에서 다시 전화가 왔다. 그쪽에선 저녁 9시 마감까지 책임질수있는사람을 원하기 때문에 저녁 청소일을 하고있다면 안되겠다는 통보. 하루 2시간 30분짜리 청소일때문에 풀타임 식당일을 놓침. 진짜 허무했지만, 원래부터 그닥 기쁜 일자리가 아니었기에 그냥그냥 받아들임. 저녁엔 청소일을 시작

4월 19일. 이력서를 또다시 약간 손보고 40장 인쇄. 계속 지원함. 라이곤 스트리트에 가봤지만 경력자만 뽑는다는 말만 여러번 듣고 돌아옴. 집근처 하버베이 쇼핑센터에 있는 가게들에도 몇군데 지원

4월 20일. 늦잠을 잤다. 일어나보니 날씨도 최악. 아무 희망 없이 이어지는 날들에 지쳐가고 있었음. 룸메이트 형들은 일과 공부를 하러 나갔고, 혼자 남겨진 집에서 컴퓨터에 저렇게 일기를 썼다.

 
저걸 쓰고 컴퓨터를 끄니 시간이 2시 45분이었고, 일단 15분정도 잠이나 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바로 누웠다. 눈을 뜨니 3시 10분. 그리고...

알람소리에 눈을 뜨자마자 정말 '곧바로' 모르는 번호한테서 전화가 왔다. 어제 지원한 Nando's[각주:4]식당이었고, 한번 보자더라. 당장 집에서 튀어나갔고, 다음날 트라이얼 하기로 약속을 했다. 

4월 21일. 아침 11시 45분까지 식당에 갔고, 3시간동안 접시닦이 일과 식탁 닦는 일만 했다. 그리고 점장과 확실히 계약을 했다. 다음주 월요일부터 교육 시작이다. 교육 기간동안 시급 9달러, 교육이 끝나면 그때부턴 시급이 18달러다. 

당분간 지금 하고있는 저녁 체육관 청소일과 병행할 예정이다.


3월 15일에 도착한 워홀러, 4월 21일 드디어 호주 현지인이 운영하는 식당에 취직하다.



 
  1. 아 진짜 커피... 멜번 와서 저지른 최악의 실수였다. 돈,시간 모두 버린 선택이었음. [본문으로]
  2. 호주에서는 그냥 파트타이머도 세금을 내면서 일하는게 법이지만(=택스잡) 세금계산을 하지 않고 그냥 현금으로만 임금을 받는 일(=캐쉬잡)도 많습니다. 어떤 일이 더 대우를 잘 받을지는 분명하겠죠. 호주 내에서 아무 경력도 없는 사람이 처음부터 택스잡을 하기는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것같습니다. [본문으로]
  3. 돈이 정말 부족한데 무료로 정말 잘 다듬어주셔서 엄청 고맙다. 홍보해드린다고 약속했으니 여기서 약속을 지키고있다ㅋㅋ [본문으로]
  4. 호주 내에선 대중적인 프랜차이즈 음식점. 닭고기 요리를 주료 한다. 프랜차이즈 관리가 약간 느슨한지.. 매장마다 사장님마다 근무조건이 천차만별인듯하다. 난 호주인이 운영하는 Nando's에서 일하게되었다ㅜㅜ [본문으로]

제가 사는 동네입니다.

2011/워킹 홀리데이 자유2011. 4. 17. 20:36
멜번 도시 중심부 바로 옆 도클랜드에 살고있습니다. 다들 요즘 집에 있으면 정말 춥다는데 창문 닫고있으면 춥지도 않고, 같이 사는 형들도 정말 좋으신분들입니다. 멜번 와서 딱 한가지 잘 풀린일이라면 바로 지금 살고있는 이 집에 들어온거라고 생각할정도입니다. 

처음 집 본날 밖에서 찍은 사진.. '아 여기가 내가 살곳이 될수있을것인가!?'


집앞 트램 정류장



룸메이트 형과 함께 쓰는 방

제 책상입니다. 이사온 첫날 찍은 사진이라 많이 깔끔하네요 ㅋㅋ



집앞 에티하드 스타디움


















오늘 찍은 저녁 풍경입니다. 집앞이 바로 항구니까요 ㅋㅋㅋㅋ




 

호주 워킹홀리데이 4. 이어지는 삽질, 그리고 한류ㅋㅋ

2011/워킹 홀리데이 일기2011. 4. 16. 22:27

일단 아침을 놓쳤다ㅜㅜ... 일어나보니 어느새 9시 15분더라. 대충 씻고 정신 차리고, 어제 사놓은 컵라면으로 아침을 대충 때운 다음에 바로 숙소에서 나왔다. 주립 도서관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는데, 우연히 레드망고를 발견했다!


여기서는 매장 이름이 카카오 그린이긴 한데, 암튼 레드망고는 레드망고다ㅋㅋ  왠지모르게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때문이었는 지한인마트 처음 봤을때보다 더 반가웠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뭘 사먹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그리고 도착한 도서관. 거의 두시간동안 계속 한인잡지와 인터넷을 보면서 쉐어 정보를 정리하고, 전화하고, 또 노트에 옮겼다.


오늘이 어떻게 흘러갈지 저때 알았다면 어땠을까 ㅋㅋㅋ 암튼 꽤 열심히 정보를 모았다. 결과적으로 별 영양가는 없었지만 그래도 저렇게라도 움직였으니 나중에 집을 구할수 있었던거라고 생각한다. 도서관에서 저렇게 집 정보를 한시쯤까지 알아보다가 은행에 찾아갔다. 15일 도착하자마자 신청한 체크카드를 받기 위해서 찾아간거였다. 호주에서 볼수 있는 느려터진 일처리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은행업무인데, 대체 왜 체크카드 하나 발급하는데 3일이 넘게걸리는지 이해할수가 없다... 우리나라에선 앉아있으면 보안카드까지 그자리에서 바로 받을수있는데ㅡㅡ...

(50달러 지폐와 체크카드. 근데 사실 저거 발급받고도 출금 한번 해본거 말고는 쓴적이 없다..)

은행에서 카드를 받은 후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또 컵라면으로 점심을 때우고(...............) 또다시 도서관으로 고고씽!
그런데 참 내가 생각해도 멍청한 짓을 한거였다. 난 이날 그린하우스 백패커 코앞에 있는 시립도서관을 두고서 항상 15분~20분 걸어서 주립 도서관에 갔었다... 하여간 정말이지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는걸 실감할수 있는 곳이 호주같다.


도서관에서 집정보를 알아보다가 결국 홈스글렌과 세인트킬다에 직접 찾아가기로 약속을 했다. 첫번째로 홈스글렌. 길게 말할것 없이 하여간 별로였다. 그런데 플린더스 역으로 돌아가는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내자신이 참 처량했다.마침 하늘은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하고, 새들은 시끄럽게 지저귀는데, 그냥 참 쓸쓸했다.

(집도 없는데 처음 간 곳에서 이렇게 해가 지는걸 보니 '아 괜히 와서 집도 못구하고 이게 뭔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런데... 홈스글렌 갔다오는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드디어 시작된 세인트킬다 삽질!! 일단 플린더스 역에서 나와 편의점에 갔고, 힘내자는 의미로 콜라를 하나 사서 마셨다.(이때는 에너지드링크를 마셔본적이 없어서 괜히 시도하기가 꺼림칙했다.) 트램 정류장으로 걸어갔는데 참 신기한게... 어제까진 트램 노선도를 봐도 뭐가 뭔지 파악이 되질 않았었는데, 오늘 막상 어딘가를 가야겠다고 생각이 드니 노선도가 파악됐다!! 사실 이때는 정말 뿌듯했다. '아 홈스글렌에선 삽질했지만, 이제 나도 며칠 여기 있다보니 뭔가 익숙해지고 그러는구나!'

무료 트램을 타고 스펜서 스트리트까지 갔다. 무료 트램에서 내린 다음에 다른 정류장으로 가서122번 트램을 탔다. 세인트킬다 고고씽!!


그.런.데.... 내려보니 이게 왠걸. 여긴 세인트 킬다의 '피츠로이 스트리트'였다... St.Kilda/Fitzroy St.라고 써있는걸 내멋대로 세인트 킬다 '스트리트'라고 생각하고는 (그런거 없다....), '아 그냥 저기로 가면 되는구나!' 라고만 생각했던거다.. 정말이지 어쩜 그렇게 개념이 없을수가 있었나 나도 내가 안타깝다.


정류장에서 내리니 그냥 멍~해졌다. 정신을 차리조 집주인한테 전화를 해보니 내가 내린 곳에서 자기 집까지 어떻게 오는지 문자로 알려주겠단다. 623번 버스를 타면 된다길래 그 버스를 탈수있는 정류장을 참 여러 사람들한테 물어봤다. 젊은 사람들 빼고ㅋㅋㅋ. 많은 사람들 중에 유난히 기억나는 사람이 두명 있는데, 할머니 한 분과 인도인 아저씨 한 분이다. 그 두분은 아주 자신감 넘치게 '저~~기로 가면 623번 버스를 탈수 있다'라고 친절히 설명해주셨는데, 막상 가보니 900번과 623번만 다니는 정류장이었다ㅜㅜ

결국 한참 헤매다가, 포기하고는 집주인에게 내일 가겠다고 전화를 했다. 정말이지 너무 힘이 빠졌다. 아 오늘 이렇게 두 집 다 물건너가는구나, 왜 세인트킬다 집주소랑 위치는 정확히 확인 안하고왔을까 등등 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러고 나서 돌아오는 트램의 노선도와 시간표를 봤다.   4분 후에 도착예정이길래 또 거기에 기분이 좋아졌고ㅡㅡ... 사진을 찍었다



'아 이제 곧 오겠구나' 라고 생각하고 느긋하게 있었는데.. 아뿔사! 여긴 반대방향이었다! 길을 건너서 타야 시티로 가는거였고, 그걸 놓치면 이 삭막하고 무서운 밤거리에서 20분정도를 그냥 더 서있어야 하는 상황이 된거였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순간 반대쪽 차선에서 트램이 다가오고 있었다! 할수없이.... 무단횡단을 하고야 말았다. 아 정말 내가 뭐 대단한 사람도 아니지만, 그래도 자랑스런 한국인(?)으로서 여기 사람들한테 욕먹을 행동은 안하겠다고 생각했기에 무단횡단을 절대 안하려고 했는데, 급하니까 나도모르게 그냥 길을 가로질렀고 트램을 탔다..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숙소로 돌아오는데 계속 씁쓸했다. 외국생활을 너무 우습게 봤다는 생각도 들었고, 왜이렇게 오늘하루 멍청했나 내가 참 원망스럽기도 하고....

숙소로 돌아와서 이틀 연장을 했다. 전에도 썼지만 그린하우스 직원들 근무태도가 참 엉망이다.연장 물어봤을때 낮엔 안된다고 하더니 밤에 와서 물어보니까 그냥 다 된단다ㅉㅉ

방 연장을 하고 내 방에서 일기를 쓰고 있는데.. 대만 여자애들이 들어왔다. 얼굴 보는건 처음이었는데, 그냥 데면데면하게 있었는데, 슬쩍 말을 걸더니 F4 아냐고 물어보더라. 그리고 시작된 한류 대화. 와.. 정말 말로만 들었었지 이정도일줄은 몰랐다. 얘네들 한국 드라마도 꽤 많이 알고있고, 요즘 대만에서는 강심장도 방송된다고 한다. 꽃보다 남자 얘기도 많이 했고, 또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얘기도 했다.
원래는 일본 스타일이 대세였는데, 한 3년 전쯤부터는 완전히 한국 스타일이 대세라고 한다. 옷입는 스타일부터 화장법까지 전부 한국 스타일을 따라한다고 한다. 사실 얘네 옷입는거 봐도 한국에서 흔히 보이는 스타일이다. 대만, 중국, 일본, 한국 연예계에 대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사실 그쪽 나라 연예인들을 알지를 못해서 별 흥미는 없었다.

한참 떠드는 와중에 옆방 사람이 너무 시끄러워서 잘수가없다고 미안하지만 말소리좀 줄여달라기에 알았다고 하고는 바로 잠들었다. 

빅토리아 국립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2011/워킹 홀리데이 자유2011. 4. 10. 21:16
구스타프 모로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빅토리아 국립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2주 전부터 가야지 가야지 생각만 하고있었는데, 오늘(4월 10일)이 마지막 날이길래 얼른 다녀왔죠. 국제학생증으로 할인을 받아서 12달러 내고 보고왔습니다. 

[집에서 나왔는데 구름이 너무 멋있길래 찍었는데, 역시 똑딱이는 한계가..ㅜㅜ]





빅토리아 국립 미술관(National Gallery of Victoria   http://www.ngv.vic.gov.au)



구스타프 모로는 오이디푸스와 스핑크스를 묘사한 작품과 살로메 이야기를 묘사한 작품으로 잘 알려진 화가입니다. 두 작품은 아래 더보기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것들 말고도 신화와 전설, 성경에서 영감을 얻은 많은 작품을 남겼죠. 상징주의의 시초라고도 불린다는데 저는 미술사에 대해선 잘 모르기때문에 넘어가죠..




 

 제우스와 에우로페, 헤라클레스와 데이아네이라, 오뒷세우스와 세이렌, 트로이아의 헬레네 등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도 골고루 전시되어있었습니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오이디푸스와 스핑크스, 그리고 살로메를 그린 작품들도 잘 전시되어있었구요.

그런데 제가 가장 인상깊게 본 작품은 그것들이 아니라 바로 아래 작품입니다.

 아무리 검색해도 이보다 더 선명한 사진을 구할수가 없는데요, 인터넷상에서 가장 선명한 이 사진은 실제 전시작품을 통해 느낄수 있는 힘 혹은 아우라를 절반도 느낄수가 없습니다 ㅜㅜ


얼핏 지나치면서 봤을때 그냥 음침한 그림 정도로 생각했는데요, 저 그림은 바로 맥베스 부인을그린 작품입니다. 던컨 왕을 살해한 후 왕비가 된 맥베스 부인이 몽유병에 증상을 보이며 궁전을 배회하는 모습이라고 하는데, 'Lady Macbeth'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정말 소름이 돋았습니다. '와 셰익스피어가 상상한 맥베스 부인의 모습이 정말 이렇게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름끼치는 모습이었고, 만약 이 전시회를 2주전에 갔었다면 저는 분명히 한번 더 갔을겁니다. 바로 이 그림을 보기 위해서말이죠. 그만큼 엄청난 힘을 내뿜었던 그림이었습니다. 

아.. 잔뜩 찬사를 늘어놓았는데, 생각해보니 그럼에도 이 그림은 별로 유명한 그림이 아닌거같네요ㅋㅋㅋㅋㅋ 뭐.. 예술에는 정답이 없으니 괜찮습니다ㅋㅋ

아무튼 오늘은 그렇게 가려고 벼르고 있던 구스타프 모로 전시회를 다녀와서 만족스러운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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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워킹홀리데이 3. 기분좋게 시작한 날, 씁쓸하게 끝나다.

2011/워킹 홀리데이 일기2011. 4. 9. 21:30

세번째 날, 아침부터 출발이 참 좋았다. 제때 일어나서 밥을 먹었고, 약간 쉬다가 커피 수업을 들으러 갔다. 첫번째 포스팅에도 언급했지만, 멜번에 온 날 바로 한 일이 바로 커피스쿨 등록이었다. 커피코스를 등록하고 바리스타가 되어보겠다고 결심한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로 내가 커피를 좋아하고, 둘째로 멜번의 하늘에서 커피스쿨 광고를 보았고, 셋째는 출국 2주전에 참석했던 모 유학원 설명회때문이었다. 설명회를 진행하던 직원분이 말하길 멜번은 거의 커피의시라고 해도 될 정도로 카페가 많기 때문에, 바리스타가 참 해볼만한 직업이라는 것이었다. 원래도 커피를 좋아하고, 또 커피코스 광고를 보았기에 끌리는 상황이었는데 그 얘기를 듣고 정말 도전해보기로 결심했던거였다. 

(멜번 도심에서 지내시는 분들이라면 어딘지 아시는분도 계실듯합니다 ㅋㅋ)


뭘 하든 사실 학습엔 자신이 있기에 의기양양하게 첫 수업을 들었는데.. 역시 머리로만 하는거랑 손으로 하는건 다르더라. 아무리 해도 거품을 제대로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아무튼 첫 수업을 마치고는 다시 숙소로 가서 넷북과 다이어리를 가지고 주립 도서관으로 갔다. 그린하우스의 후줄근한 와이파이에 진절머리가 나있었는데, 전날 만난 M이 주립도서관에 가면 무료로 무선인터넷을 쓸수있다기에 갔던거다.
 


참... 그리스 시대 건축물과 비슷하게 생긴게.. 멋지더라ㅜㅜ  바로 앞에 잔디밭에서 여유롭게 시간 보내는 사람들도 참 좋아보였고.. 여기가 서울 중심가보다 더 발달된 도시였으면 도시였지 못한 도시는 아닌데.. 왜 여기가 더 여유로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부러울 따름.






안쪽으로 들어가보니, 겉모습과는 달리 참 깔끔하고 현대적인 모습이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서 무선인터넷 접속을 시도했다. 비밀번호 없이 접속되길래 그런가보다 했는데, 크롬을 켜서 페이스북에 접속하려고 보니 엉뚱한 페이지가 나왔다. 빅토리안 뭐뭐뭐뭐뭐.. 도서관 네트워크에 로그인하라는 페이지였는데, 이메일 주소 쓰고 30초만 기다리면 되는 간단한 인증절차였다. 그렇게 자리에 앉아 딴짓을 조금 하고 난 후 원래 하고자 했던 일을 하려고 우리은행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그런데 접속하려고 할때야 한국에서 액티브 엑스 설치를 해놓지 않고 왔다는걸 깨달았다. '아... 여기서 액티브엑스 설치하고 하려면 인터넷도 느려서 귀찮은데ㅜㅜ' 라는 생각을 하면서 보안프로그램들을 설치하려고 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도서관 네트워크는 모든 액티브 엑스와 exe파일 다운로드를 막아놨다.... 정말 깝깝했다. 가져온 돈이야 [그당시엔] 충분했기에 당장 송금이 필요하지 않았지만 세상 일이야 어떻게 될지 모르기때문에 조금 더 송금을 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주립도서관이 나한테 협조를 안해줬다. 결국 그날은 일단 집정보를 알아봤다.


집정보를 알아보다가 엘리자베스 스트리트에 있는 한 아파트 주인과 연락이 닿았고, 곧장 살펴보러 달려갔다. 집을 둘러보니 정말 마음에 들었다. 거실도 넓었고, 또 도시 중심에 있으면서 그렇게 깔끔한 아파트가 가격도 적당했다. 백패커 돌아온 후 전날 만난 H와 같이 들어가기로 합의를 하고 다시 집주인에게 연락을 했다. 그때 시간이 아마 5시쯤이었던것같다. 집주인은 우리에게 10시쯤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정말 완벽하게 내 착각이었는데, 나는 집주인이 날 상당히 마음에 들어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기분이 좋아진 나는 그린하우스를 하루 더 연장하고, 들뜬 여세를 모아 전날 알게된 한국 친구들을 꼬드겨서 백패커에서 매주 목요일에 진행하는 펍 투어에 갔다. 원래 매주 목요일마다 그린하우스에서는 5달러를 내고 술집 3군데를 돌면서 각각 맥주 한잔씩을 마실수 있는 투어를 제공하는데 그날은 마침 성 패트릭데이와 겹치는 날이라 그날은 성 패트릭 투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었다.

드레스 코드는 녹색! 심지어 녹색으로 머리 염색한 사람도 있었다 ㅋㅋㅋ 스프레이로 하는 1회용 염색약이 있구나..?


오른쪽 직원이 친절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진엔 안나왔지만 빨간머리 여직원은 정말 태도 최악이다

투어 가는길!

입장할때 저렇게 표시를 해줬다. 한국사람들끼리..ㅋㅋㅋㅋㅋ ㅜㅜ

두번째 술집 명함. 멜번 센트럴 역 상가에 있는 술집이다. 시끌시끌한 분위기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잘 어울릴만한 술집



첫번째 술집에선 독일 여자애들이랑 같이 어울렸는데, 정말 서양애들은 외모로 나이를 가늠할수가 없더라..  둘이 비슷한줄 알았는데 한명은 18살이고 한명은 26살이었다ㅡㅡ

두번째 술집에 가서도 재밌게 놀긴 했는데, 집주인이 약속한 열시에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불안해졌고 결국 9시 50분쯤 술집에서 나가서 그냥 혼자 돌아다녔다. 답답한 마음에 그냥 한인 마트에 들어갔다. 집 계약이 안된거나 마찬가지라고 단념하고는 사리곰탕 컵을 네 개 샀다. 낮에 다른 한국인 여행자들이 먹는걸 보고 먹고싶었기 때문에..ㅋㅋㅋㅋ  
컵라면 네 개를 사들고 나오면서 집주인한테 전화를 해봤다. 결과는 역시나 꽝!
그 다음부터 갑자기 기운이 엄청 빠졌다. 한국에서 지낼땐 사실 원하는걸 거의 이루면서 살았기에 외국에 나와 혼자 산다는게 맘 편한 일이 아닐거란건 충분히 예상했지만, 막상 [혼자 착각해서] 잘 될거라고 생각했던 일이 잘 안풀리니까 기운도 빠지고 갑자기 힘든 느낌이 들었다.
 

숙소로 돌아와버렸다. 씻고 잠깐 쉬다가.. 그냥 넷 다 해산. 나는 씻고 나서 조금 있다가 다시 6층으로 올라가서 쉐어 정보를 알아봤다. 그러나 역시 별 영양가는 없고.. 호주바다에서 도시쪽 쉐어 정보를 하나 보긴 했는데, 토요일에나 살펴보는게 가능하고, 입주는 다음주 목요일이라나? 당장 내일모레면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그건 아니될일이었다. 물론 연장하면 되긴 했지만 그당시엔 정말 연장하기가 싫었고 하루빨리 숙소에서 나가고만 싶었다. (그런데 다른 집으로 들어오긴 했지만 사실 이사를 24일에 했다..)

씁쓸함과 피곤함을 뒤로하고 잠을 청했다. 그런데 왠일인지 잠이 참 안왔다. 약간 피곤하긴 했지만 마음이 뒤숭숭해서 그랬나보다. 그냥 누워서 눈만 감고 있는데, 같은방 쓰는 아일랜드 여자와 대만 여자 둘이 같이 들어왔다. 그런데 이것들이 왜 하필이면 '내가 자고있으니 괜찮다'(No no, it's okay. He's sleeping. 아직도 기억난다 이것들아!)고 말하는지.. 그렇게 말하니까 눈뜨지도 못하고, 뒤척이지도 못하고 한 5분 괴로웠다ㅡㅡ

다행히 잠시후에 잠들었고 그렇게 멜번의 셋째날이 지나갔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2. 무기력함. 그리고 한국인 친구를 만나다.

2011/워킹 홀리데이 일기2011. 4. 6. 16:01

호주에서 첫날을 성공적으로 보낸 다음 맞이한 둘째날. 
늦잠을 자버렸다....... 그린하우스 백패커에서는 7시에서 9시 사이에 무료로 아침식사를 제공하기에 그걸 먹기 위해 알람을 일곱시 반에 맞춰놨었다. 눈을 뜨긴 했지만 곧바로 다시 잠들어버렸고 일어나보니 이미 시간은 10시 30분이었다. 아... 어제 너무 피곤했던걸까? 아침 일곱시에 도착하고 하루종일 돌아다니긴 했지만, 그래도 하루만에 풀어져버린 내모습에 기분이 별로였다.
아무튼 정신을 차렸을때 어제저녁 417호에 들어온 독일인 J와 E는 방을 옮기기 위해 짐을 싸고 있었다.

얘들은 처음 볼때 당연히 커플인줄 알았다. 성인 남자와 여자가 단둘이 같이 장기간 해외여행을 한다면 보통 사이는 아니지 않겠는가? 그런데 그냥 친구랜다. 흠.... 나로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ㅋㅋㅋㅋ 그런데 좀 지켜보다보니 아무리봐도 J는 E를 정말 친구로만 생각하지만E는 J를 좋아하는것같다. 그러면 그렇지..

걔들이 방 옮기는걸 조금 도와줬다. 그런 다음 샤워를 하고 무작정 밖으로 나왔다. 뭘 할지 딱히 생각도 없었지만 그냥 나왔다. 어차피 백패커에 그냥 있어봤자 할일없는건 마찬가지니까.. 뭘 해야하나 생각하면서 플린더스 역 방향으로 걸어갔는데, 시티 서클트램[각주:1]이 눈에 들어왔고 바로 그걸 탔다.


F1 광고가 한창이다. 근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F1에 큰 관심을 보이지는 않았던거같다.

이민 박물관. 호주는 이민자 국가니까.. 나중에 가봤는데, 중국 이민의 역사가 그렇게 오래됐을줄은 몰랐다.



그땐 이 경기장 옆에 살게될줄은 전혀 생각 못했지만.. 어찌하다보니 요 경기장 옆에 있는 아파트에 살게 됐다ㅋㅋ

빅토리안 항구 옆 쇼핑센터. 그저 그렇다.

지금까지도 하고있는 뮤지컬.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지만.. 저 남자주인공은 대체 왜저렇게 노골적으로 촌스러운건지..

어디였더라? 온지 3주가 넘었지만 아직도 이 좁은 시티 지리조차 꿰고 있질 못하다ㅡㅡ 아마 플래그스태프 정원인거같다.

처음 본 한국상점!! 외국에서 한국 간판을 본다는게 너무나 신기해서 사진을 찍어뒀는데, 멜번 시티에만 한국 마트가 4~5개는 되는것 같다. 아니 내가 본것만 그정도니까 훨씬 많으려나?

날씨가 참 좋았다.. 

트램에서 내린 후 발견한 두번째 한국 상점.
 
도심 한바퀴를 돌고 났는데.. 여전히 할일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때 좀 확실히 놀았어야 했다. 뭘 하려해도 어차피 안될 시기였으니깐 말이다(ㅋㅋㅋ...)
결국 아무 할일도 없고 배도 고파서 숙소 바로 앞 세븐일레븐에서 샌드위치를 하나 사서 숙소로 돌아갔다. 무려 6달러.... 편의점에서 파는 샌드위치 하나가 6달러다. 미친놈이라는 소리가 나도 모르게 나왔다. 호주 물가가 장난이 아니라는걸 온몸으로 느끼기 시작했다. 

방에 들어가서 샌드위치를 먹고있자니.. 내가 여기서 뭐하는건지 싶은 생각과 피곤함이 밀려왔다. 결국 아무것도 하기 싫어져서 그냥 그대로 낮잠을 자버렸다.

눈을 떠보니 한시간쯤 지났었는데, 그래도 기분이 좀 나아져서 넷북을 들고 6층으로 갔다. 인터넷으로 방 정보를 알아보려고 했는데, 이놈의 숙소는 정말이지 인터넷이 기본적으로 '안 된다'라고 생각하는게 마음 편할정도로 무선인터넷 환경이 엉망이다. 홈페이지 가보면 무료 와이파이 제공이라고 아주 자랑처럼 써놨는데, 사람이 많이 몰리는 저녁이면 아예 접속 자체가 안된다.


한참 인터넷 접속 시도를 하던 와중에 6층에서 M을 만났다. 멜번엔 동양인이 참 많은데, 한국사람은 그냥 보면 딱 티가 난다. 물론 그사람들도 날 보면 한국인이라고 바로 생각하겠지만... 아무튼 M은 호주에 온지 일주일쯤 됐는데 생각했던거랑 많이 달라서 그냥 바로 돌아갈까 고민중이라고 했다. 그렇게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M이 동갑인 친구를 소개해주겠다고 했고, 잠시 후에 J까지 합류했다. 셋이 이런저런 넋두리를 풀어놓다가, M은 잠깐 밖에 나갔다오겠다고 했다. J랑 남아서 또 계속 신세한탄&넋두리.. 첫날 만났다면 신나게 얘기했겠지만 아침부터 기운빠지는 날이었던 둘째날이었기에 게속 그런 얘기만 했다. 그러다가 배가 고파져서 숙소 밖으로 나갔는데, 뭘 사먹자니 비싸서 사먹을 엄두가 안났다. 결국 서브웨이에 갔다.... 4.75달러짜리 가장 싼걸 주문했다. 그런데 이것저것 재료를 고를수가 있네? 한국 서브웨이도 그랬었나?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3년전쯤에 딱 한번 가봤으니까..ㅋㅋㅋㅋ

(아.. 점심에도 샌드위치였는 저녁도 서브웨이다)

J와 서브웨이 샌드위치로 저녁을 때우고 그냥 스완스톤 거리를 따라 쭉 걸어갔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지 길거리에서 M을 다시 만났다. 외국인 친구와 함께 있었는데, 대충 봐도 그 외국인이 지금 M한테 찝쩍대는 분위기였다. 암튼 어쩌다보니 그 사람은 가버렸고 J,M과 나까지 셋이서 멜번 도심의 밤거리를 구경했다. 멜번 센트럴 상가에도 들어가봤는데, 이런걸 발견했다.


가운데 빨간 배경의 큰 글씨를 볼때까지만 해도 체중계가 상가에 있다는게 재밌다고 생각했는데, 그 아래를 보니 정말 정나미 떨어졌다. 대체 왜 체중계 따위에 1달러를 내라는건지..ㅡㅡ 돈을 내고 저기 위에 올라가서 자기 몸무게를 재는 사람이 있을지 궁금하다. (있다면야 할말 없는거고..)

그렇게 잠시 돌아다니고는 숙소로 돌아왔다.

각자 자기 방으로 흩어졌는데, 자기 전에 다시 인터넷을 하려고 6층에 올라갔다. 그리고.... 호주에 오기 전에는그렇게 피하겠다고 다짐했던 '한국 사람들끼리' 모여서 앉아있는 자리에 갔다. 전날 무료 바베큐때 대충 인사했던 H와 제대로 인사를 했고, L과 S까지 알게됐다. [각주:2]


전체적으로 첫째날에 비하면 뚜렷하게 해놓은게 없어서 그런지 참 많이 허무했다. 전날엔 하루종일 영어만 썼는데, 둘째날부터 한국사람들이랑만 밥을 먹었고.. 다행인건 그래도 그렇게 만난
한국사람들이 모두 좋은 친구들이라는거! 서로 놀기 바쁘고 남한테 피해주고 그런 사람들을 만나는건 당연히 피해야겠지만, 지금 친하게 지내고 있는 이 친구들은 모두 참 괜찮다.

무료 트램 타고 도심 한바퀴를 돌아본걸 의미있게 생각하기로 했고 그렇게 둘째날 밤이 지나갔다. 

  1. 멜번의 가장 기본적인 교통수단은 트램이다. 전차라고 하는게 더 잘 와닿는다. 꽤 많은 노선의 트램이 운행중인데, 무료로 운행되는 시티 서클 트램은 35번이다. 대부분 갈색의 낡은 외관이다. 오전10시~오후6시까지 매 12분간격으로 운행하며, 목.금.토요일만 저녁9시까지 운행한다. [본문으로]
  2. 그렇게 초반에 모이게 된 여섯명이 그 후로도 쭉 연락하면서 지내고있다. 초반에 만난 사람들이랑 계속 친하게 지내는건 고등학교때나 대학교때나 여기 와서나 다 똑같다. 물론 한국사람끼리만 그런것도 아니고, 외국 애들이랑도 처음 만난 사람이랑 아무래도 더 친하게 지내는것 같다. [본문으로]

멜번의 날씨는?

2011/워킹 홀리데이 자유2011. 3. 31. 22:20
흔히들 멜번에 대해 말하면서 '하루에 사계절을 모두 경험할수 있는'도시라고들 말합니다.

지난주에도 겪은 일이지만, 오늘 정말 신기한 광경을 목격해서 이렇게 따로 포스팅을 합니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날씨가 상당히 흐렸습니다. 당장이라도 비가 올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도클랜드에서 서던크로스로 넘어가는 다리 위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시간을 봐주세요)

10시 이전엔 무료 서클트램이 운행하지 않기 때문에, 10시에 시작하는 커피스쿨에 가려면 집에서 저시간쯤 나와서 걸어가야만 합니다.

콜린스 거리 220번지에 있는 커피스쿨에서 라떼아트 연습을 마친 후 거리로 나와보니..


아놔진짜 황당해서..ㅋㅋㅋ
아침에 우산까지 챙겨나간 난 뭐가되냐고.. ㅡㅡ

사실 이날보다 더 드라마틱했던 날이 있었습니다.

3월 23일이었는데, 그날은 아침에 눈을 떴을때 분명히 꽤 쌀쌀했습니다. 그런데 아침을 먹고 이력서를 돌리기 위해 밖으로 나갈때는 햇빛이 장난이 아니었고.... 이력서를 돌리다 잠시 쉬기 위해 백패커로 돌아와서 쉬다가 다시 나갈때가 5시쯤이었는데, 여전히 햇빛이 강렬하길래 선크림을 다시 바르고 선글라스를 챙겨 나갔습니다. 그런데 거의 나가자마자 날씨가 흐려지기 시작하더니, 심지어 7시가 되자 아주 약하긴 했지만 무려 비가 내렸습니다..

하루에 사계절을 경험할수 있는 도시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멜번으로 워킹 오려고 생각중이신 분들, 다시 고려해보세요! 이제 멜번은 추워지고 있습니다.. 만약 시티에 난방 잘되는 아파트나 외곽일지라도 난방 잘되는 새로 지은 집이 아니면.. 겨울의 멜번은 그리 좋은곳이 아닌것같습니다 ㅋㅋㅋ ㅜㅜ 

근데 저는 왜 겨울이 다가오는 이 시점에 멜번에 왔을까요...ㅋㅋㅋㅋㅋㅋ 아오씐나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