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나자신을

2011/워킹 홀리데이 자유2011. 5. 28. 23:07
정직 성실 끈기있음

등등으로 자평해왔지만

여기 와보니 아니었다.

밤샘청소하던날 뼈저리게 느꼈다.

난 일도 못하고, 또 몸이 힘드니까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지었고, 그나마도 제대로 처리하질 못했다.



규칙을 엄수한다고 생각했지만
교통비 몇달러가 아깝고 무료트램 기다리는 시간이 귀찮아 70번을 그냥 탔다가
인스펙터를 만났다..



 

경쟁이 어떻게 내면화되는지는 모르지만, 내 속에 확실히 내면화되어있다.

2011/워킹 홀리데이 자유2011. 5. 28. 23:05

호주에 워킹 홀리데이 메이커 혹은 워홀러로 지내면서, 한국에 있을때 미처 알지 못했던 나의 모습들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지금 쓰고자 하는 주제는 바로 '경쟁심'


여기 오기 직전 읽다 만 책이 있는데, 강수돌 교수가 쓴 『경쟁은 어떻게 내면화되는가』라는 책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읽다 만' 책이 아니라 몇 쪽 들춰보고 만 책이라고 해야겠다. 제대로 다 읽고 왔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 일화가 있다.




구직일기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4월 초에 딱 6일간 세일즈 일을 했었다. 실제 현장에 나가 판매일을 하기 전날, 회사 사무실에서 나를 비롯한 새로운 사원 네명이 교육을 받았다. 세일즈의 기본 자세, 우리가 판매하는 상품의 특징, 판매 전략 등등 상상 가능한 범위 내의 교육이었다. 매니저의 직접 설명, 영상자료 시청, 관련 서류 숙지 등으로 이어지는 교육이었는데, 매니저가 회사와 직원의 관계에 대한 조항을 읽어보라고 말하고는 잠시 자리를 비웠다. 10분정도면 다 읽을만한 내용이니 그 사이 자신은 다른 일을 처리하고 오겠다는 것이었다.

계약 관련 조항을 읽어나가던 가운데 내가 무슨 짓을 하고있는지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당시 회의실에는 나, 뉴질랜드 출신 Ethan, 일본인 Mori,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호주인 이렇게 네 명이 있었다.

문서를 읽는 틈틈이 Ethan과 그 호주인이 얼마나 빨리 읽어가고 있는지, 내가 얼마나 뒤쳐지고 있는지를 계속해서 생각했다. 물론 일본인 Mori보다 내가 얼마나 많이 앞서가고 있는지도 계속 생각했고......

그러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적잖이 당황했다. 고등학교 시절 모의고사 외국어 영역 독해 문제를 풀면서 다른 친구들이 얼마나 풀고 있는지를 틈틈이 확인하던 그 버릇, 그 경쟁심이 아직도 내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이 글을 쓰다보니 더욱더 선명하게 떠오른다. 왼쪽 대각선 앞에 앉아있던 우리반 1등, 아니 전교 1등이 몇 쪽의 몇 번 문제를 풀고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 친구 등 너머로 슬쩍 넘어봤던 그 시험지의 모습, 그리고 그 친구의 뒷모습..


영어가 제2언어인 내가 호주, 뉴질랜드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보다 영어 문서를 느리게 읽는건 당연한 일 아닌가?

경쟁이 어떻게 개개인에게 내면화되는지는 나는 잘 모른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점은 내 속엔 이미 경쟁심이 내면화되어있다는 것이다. 경쟁, 제로섬을 지양하며 협력, 공존을 지향하고 있던 내 관점은 아직 머리속에만 머무르고 있었다.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나의 이런 모습들을 발견하게 해주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매일매일 심심하고, 가끔 심란하고, 성공에서 멀어지며 실패로 수렴해가고 있는 워홀 생활을 생각하면 또 가끔 슬프지만..

좀 더 고상하게 생각하면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아직까지는 지배적이다.

적어도 이렇게 나에게 계속 글감을 주고 있지 않은가?
 

호주에서도 책을 읽기 시작하다.

2011/워킹 홀리데이 자유2011. 5. 23. 17:58

한국에서 지내던 때, 책을 많이 읽고 싶었고 또 실제로 주변의 대다수 친구들보다는 많이 읽었다. 책을 통해 세상을 느꼈고, 책을 통해 상상력을 키웠다.
그렇지만 뭐든지 과하면 모자르니만 못한 법. 몸으로 경험하지 않으며 책으로만 세상을 경험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호주 생활을 시작으로 대략 1년간의 외국 생활을 하면서 절대로 책을 읽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눈으로 피부로 손끝으로 세상을 겪고 싶어 해외로 나왔기에 적어도 이 기간동안은 책과 만나지 않기로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체육관 청소를 하던 와중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재미있는 소설을 읽고 싶다. 정말 재미있는 소설을!'

원래 내 모습대로라면 머리속 생각이 몸으로 내려오기까지 며칠이 걸려야 하지만.. 저 생각을 품고는 바로 다음날 멜번 시립 도서관을 찾았다. 그것도 바닷가에 놀러갔다와서 피곤한 상태로!

영문소설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잘 아는 '재미있는' 작품이 별로 없었고, 그나마 검색해본 몇몇 작품들은 이미 대출중이었다.

'할 수 없지' 라는 생각 절반과 '역시 한글 소설이 아직 나에겐 활력소지'라는 생각 절반으로 한글 소설 책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전체적으로 둘러보니 시립도서관에서 2009년을 전후로 한번에 책을 들여온 후 새로운 작품이 들어오지 않아보였다. 몇몇 작품을 꺼냈다 집어넣었다를 반복했다. 그러던 와중 눈에 들어온 작품, 『노서아 가비』. 책을 다루는 방송에서 소개된적이 있었고, 한국에 있을때 그 방송을 본 후 항상 제목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던 소설이다. 다만 한국에 있을 때는 다른 책들에 더 끌리는 바람에 읽지 못했는데, 2년 전부터 이름과 소재를 기억하고 있던 책을 만나니 바로 손이 갔다.







'러시아 커피'의 한자 표기를 우리식 한자음으로 읽은 말, '노서아 가비'.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도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역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도 읽어보기를 추천하며, 그냥 재미있는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첫 번째 부류의 사람들이라면 19세기 말에도 이미 커피를 즐기던 사람들이 우리나라에도 있었다는 (엄연한) 사실에 놀라며 이야기에 빠져들 것이다. 두 번째 부류의 사람들이라면 19세기 말 개화기 조선을 둘러싼 어지러운 정세를 떠올리며 그때 그 시절 러시아 공사관의 공기를 맛볼 수 있을테며, 세 번째 부류의 사람들은 김탁환이라는 작가가 만들어낸 입체적인 인물들에, 특히 '여자' 주인공 따냐의 대사 하나하나에 빠져들고 속도감 있는 전개에 즐거움을 느낄 것이다. (여자라는 사실에 왜 강조를 했는지는 끝까지 읽어본 후 작품해설을 읽어보시면 알게 될 것입니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다른 곳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기에 따로 적을 필요는 없는것 같다. 그리고 사실 정말 오랜만에 책 서평을 쓰는지라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되었는지까지 쓰려니 막막하기도 하다.

몇 달만에 재미있는 소설을 읽으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English English. What does English mean to me, and us?

2011/워킹 홀리데이 자유2011. 5. 23. 14:25

As everybody knows, now I live in Melbourne, Australia. It's already been two months and a week for me to be here.

 

Unfortunately, I haven't experienced as many people or exciting things as I had expected when I was in South Korea. I do two jobs: Nando's worker and a cleaning job. Since last week, I've gotten strongly bored with the way of life I live now.

Looking back from the arrival date, Early days were not too far from what I expected except for the frustration I didn't feel before get to here. But as the days go, everything has gone different from what I looked forward to. 

Firstly I started to live with Korean guys. The full-of-spirit attitude was changed too easily within just one week. As I failed to successfully get contacted or keep fluent conversation with local people, I couldn't help searching on the Korean community websites, which ends finding a great share flat. Yes, the place I live is great. It's not too cold given Victorian weather, and the guys I live with are fine, friendly, and even neat! But I lost the chance to use English as my 1st living language. This was the fisrt step I ceased to use English.

However just after a few days, I began to work as a salesperson. Our product was car cleaner - basically it was, but wa also able to be used on other materials including mirror, stainless steal, etc -. I had to speak English. Oh not just speaking, I had to 'persuade' people to buy our stuff and, more seriously, to earn money. But things weren't like I had heard of before starting the work. I couldn't stand the 'STATUS ANXIETY' because there was NO basic wage. Finally I quitted the job. Seen from today, those only one week doing that work was the greatest opportunity for me to improve my English.

After that, I started to jobs, which I mentioned above, from almost same day. My days have filled with just 'work'. Even worse, I've had too less chances to use and improve my English. At Nando's, for it is a fast-paced restaruant, we don't need to talk much. Fastness is the most important in here. There is no much need for speaking, but just doing quickly. Furthermore, the cleaning job at night has made a strong barrier to meet people, which can directly help me improve English, and study or practice English on my own way.

I think my English hasn't improved much given that I have lived in here already two months. So I decided to use The Language intentionally in my daily things. That's why I wrote this clumsy note. I will succeed in English.

 

 

 

 

If you read all the lines, you may feel weird that the tile of this note and the body's contend don't match with each other. Yes I know, and below is the real thing I wanted to say.

 

Why should we practice English? What on earth made us to do? I cannot know exactly, and I assume that neither can all of you. While having this question, I'm writing an English note, and trying to even think in English.

I am a really really contradictory person. I have a critical view to THE LANGUAGE. At the same time, I want to speak fluent English, and make it my actual second language. I want Korean people to be proud of our culture and language, but my major in Uni is 'English Literature'. I want to write beatiful Korean sentences and find beauty in many Korean literature, but now I write this note in English.

 

Anyway I may keep speaking English in this country, and not be able to avoid the need to practice English.

 

 

I want to make my thought and mind simple, just simple.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뉴스를 보며..

2011/워킹 홀리데이 자유2011. 5. 22. 09:18

저는 해외에서 일만 하며 일상에 치여 사는 워킹 홀리데이 메이커이고, 호주로 떠나오면서 국내 정치,사회 소식엔 귀를 닫고 살자고 결심하며 날아왔기 때문에 뉴스를 잘 보지 않습니다.

어제밤 친구와 통화를 하다보니 23일이 월요일이라 어제 추모식이 열렸다는 소식을 들었고 오늘 아침 일어나 기사를 조금 읽어보았습니다.

감상적인 말 몇마디를 하려는건 아닙니다. 다만 생각나는 만화와 영상이 있어 여기 기록하려고 합니다.








2002년 대통령선거 후보수락 연설



2010년 김상봉 교수의 학벌사회라는 책을 읽고나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생각이 한가지 더 추가되었고, 그것으로 노무현이라는 기표에 대한 제 인상은 마무리되었습니다.

'한국 사회 권력이 작동하는 핵심 동인이라고 볼 수 있는 학벌부터 갖추지 못한, 그 외 다른 것들도 갖추지 못한 자가 권력에 맞서 권력을 쟁취했을 때 어떤 마지막이 기다리고 있는가..'


수많은 '보통 사람들'이 자기와 동일시할수 있었던 그 사람이, 동일시하기엔 너무나 먼 그들에 의해 소멸되어가는 과정을 볼 때 씁쓸하기만 했습니다. 

과연 노무현이라는 기표는 앞으로 우리 사회에 얼마나 더 오래 영향을 줄 것이며, 어떤 방향을 제시해줄 것인지 궁금합니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7. 멜번의 중심에서 위닝일레븐2011을 즐기다.

2011/워킹 홀리데이 일기2011. 5. 5. 17:15

어제 일찍 잤으니까 충분히 일찍 일어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8시에 눈뜬 후 조금만 더 자야지 하고 눈감았다가 일어나보니 9시 10분이었다.. 어차피 아침 못먹게됐으니 그냥 더 자기로 하고 10시 20분까지 잔 다음에 일어나서 씼었다. 아참 어제밤 샤워하면서 속옷을 빨았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다 안말랐길래....... 화장실에 있는 핸드 드라이어로 속옷을 말렸다ㅋㅋㅋㅋㅋㅋ 누가 들어올까봐 조마조마했지만 다 말릴때까지 아무도 안들어왔다. 여행자숙소에 있다보니 별별 짓거리를 다 하게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열한시쯤 숙소에서 나왔다. 주립 도서관으로 ㄱㄱ!

(이렇게 정리해놓고 도서관 자리에 앉으면 일단 '뭔가 하는 기분'이 든다.)

자리를 잡고, 우리은행 홈페이지부터 접속했다. 집이 계약되긴 했지만, 돈도 내지 않았고 또 24일이 입주 예정일이었기때문에 조금 더 빨리 들어갈수있는 집을 찾으면서 동시에 돈에 대한 압박감이 시작되고 있었다. 그런데 도서관에선 exe파일 다운로드와 액티브엑스 설치가 안되기때문에 어제밤 백패커 앞 피씨카페에 가서 인터넷뱅킹에 필요한 보안프로그램을 다 다운받아왔다. 그런데 이게뭥미.. 어제 그 피씨카페에선 잘 접속되더니 내 넷북에 설치하니까 접속이 안된다...그 피씨 카페에서만 된건가? 결국 계속 삽질하다가, 이력서나 수정하기로 마음먹었다.

조금씩 손보다가, 잠시 쉬려고 페이스북에 들어갔는데 엄마가 페이스북 온라인상태셨다. 채팅창을 열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결국 ANZ계좌로 500달러만 송금해달라는 부탁을 했다ㅜㅜ 


그렇게 이력서 수정과 커버레터 작성을 마쳤다. 일주일만에 집에 손벌리게된 처지가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송금 문제까지 해결하고 나니까 그전에 비해 훨씬 의욕이 생겼다. 어제에 이어 담배 파는 글을 올렸고, 70불에 사겠다는 사람과 바로 연락이 됐다. 이번엔 연락처를 문자로 남겨달라고 말을 했고, 약속한 시간에 만나서 거래를 했다.

무사히 담배를 70불에 팔고, 숙소로 돌아와서 H형과 S랑 저녁 얘기를 했다. 또 스테이크를 해먹기로 결정! 백패커 근처 콜스 ㄱㄱㅆ


(신기해서 찍었다. 한국식품점이 아니라도 왠만한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 이정도는 있다.)

3달러짜리 스테이크 하나랑, 원래 6달러인데 4달러에 할인해서[각주:1] 파는 스테이크 하나씩을 사왔는데, 원래 6달러짜리는 맛이 영 별로였다. 3달러짜리가 훨씬 연하고 맛있었다. 



그렇게 같이 저녁을 먹고나서는 인터넷을 좀 뒤적거렸다. 메일 확인도 하고, seek 가서 이력서 돌릴만한데도 검색했다. 그러던 중 H형은 거실쉐어 나온 집을 보러 간다고 했고, 난 계속 하던일을 했다.

그리고.. 형이 전화를 했는데, 지금 시립 도서관이라고 위닝 하자고 하는거다 ㅋㅋㅋㅋㅋ 난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가겠다고 했고, 가서 회원등록을 하고 패드를 받아 위닝 두게임을 하고 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루종일 딱히 한게 없는 하루였지만, 저녁에 위닝 두 게임을 하고나니 기분이 상쾌했다( 사실 조금 씁쓸하기도 했지만..ㅋㅋㅋㅋ)


시립도서관의 플레이스테이션3, 위닝일레븐 2011-여기선 프로 에볼루션 사커 2011이다)
 

게임을 하고 다시 숙소에 돌아왔을때가 8시 10분쯤이었고, 그때부터 계속 인터넷으로 집 정보와 일 정보를 알아보다가 일찍 잠들었다. 

그전 날들에 비하면 참 아무일 없던 날이었다.

  1. http://kjw8124.tistory.com/script/powerEditor/pages/%EA%B3%BC%EC%9D%BC,%EC%B1%84%EC%86%8C,%EC%9C%A1%EB%A5%98%20%EB%93%B1%20%EC%8B%A0%EC%84%A0%ED%95%A8%EC%9D%B4%20%EC%A4%91%EC%9A%94%ED%95%9C%20%EC%A0%9C%ED%92%88%EB%93%A4%EC%9D%80%20%EC%8B%9C%EA%B0%84%EC%9D%B4%20%EC%A7%80%EB%82%98%EB%8F%84%20%ED%8C%94%EB%A6%AC%EC%A7%80%20%EC%95%8A%EC%9D%84%20%EA%B2%BD%EC%9A%B0%20'Still%20Fresh'%EB%94%B0%EC%9C%84%EC%9D%98%20%EC%8A%A4%ED%8B%B0%EC%BB%A4%EA%B0%80%20%EB%B6%99%EC%97%AC%EC%A7%80%EA%B3%A0%20%EA%BD%A4%20%EC%A0%80%EB%A0%B4%ED%95%98%EA%B2%8C%20%ED%8C%94%EB%A6%B0%EB%8B%A4.%20%EA%B0%80%EB%82%9C%ED%95%9C%20%EC%9B%8C%ED%99%80%EB%9F%AC%EB%93%A4%EC%9D%80%20%EB%8B%B9%EC%97%B0%ED%9E%88%20%EC%9D%B4%EB%9F%B0%EA%B2%8C%20%EC%A2%8B%EB%8B%A4. [본문으로]

호주의 카페에서 바리스타가 됩시다!

2011/워킹 홀리데이 정보2011. 5. 4. 14:06

구직일기를 쓸 때 멜번에서 저지른 가장 큰 실수가 커피를 배우고 카페에서 일하려고 시도했던거라고 썼는데요, (이유는 이미 많은 경력자들이 있을것이기에 나같은 초보는 일을 구하기 힘들것이다) 저의 섣부른 판단과는 다른 의견과 함께 커피 만드는 과정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는 블로거를 찾았습니다.

일단 그분이 쓰신 첫 포스팅의 도입부입니다.



 호주에서의 커피 산업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발전해 있습니다. 아침 일찍 호주 거리를 걷다보면 Take-away 커피를 손에 든 호주 직장인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생활의 일부로서 즐기는만큼 호주엔 많은 카페가 있고 또 커피콩을 공급하는 많은 회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사용하는 커피 콩과 그 제조 방법, 그리고 바리스타의 실력에 따라 거의 모든 카페의 커피 맛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사람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카페를 찾아 그 곳의 커피로 하루를 열곤 해요.

  
 지금은 우리나라에도 많은 커피전문점과 카페들이 여러가지 종류의 커피를 선보이고 있는데요. 흔히들 아시는 카푸치노와 라테같이 뜨거운 우유와 커피를 조합하는 방식의 커피가 이 곳 호주 커피의 기본입니다. 물론 아메리카노처럼 뜨거운 물과 커피를 조합하는 커피도 있긴 하지만요.^^

 

 아무튼 커피이야기는 나중에 천천히 또 해보구요. 일단은 본론으로 넘어갈게요.


 저는 이 나라에서 처음 커피 만드는 기술을 배우고 이런 저런 과정 끝에 현재 한 카페의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매니저가 되기 전과 된 후에도 카페에서 일을 하는 이상 바리스타라는 기본 역할이 있는지라 계속 커피를 만들어 가고 있는데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해보건데, 바리스타라는 직업은 호주에서 일자리를 구하시는 여러분들께 상당히 괜찮은 직종인 것 같아요.

 

 대표적으로 이 직업의 괜찮은 점을 꼽자면 첫째로, 바리스타는 기술직의 장점을 가지는 것입니다. 처음 기술을 배우는 과정은 힘들지만 한번 그 기술을 익히고 커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그 기술을 가지고 직업을 구하는 것이 당연히 아무 기술이 없는 것보다 훨씬 용이하겠죠.

 

 이력서를 쓸 때도 단순히 웨이터나 웨이트리스(Waiting person)를 희망하는 것보다 바리스타(Barista)를 희망한다고 쓴다면, 카페나 혹은 커피머신을 가진 음식점에서는 당연히 바리스타를 선호합니다. 웨이터는 웨이터의 일만을 할 수 있겠지만, 바리스타는 커피를 만들수 있고 또 가게에서 필요하다면 가끔 웨이터의 역할 역시 할 수 있잖아요. 저도 가끔은 커피를 만들고, 가끔은 웨이터의 일도 하고 있어요. 매니저라고 일을 안하는건 아니라서 ㅠ ㅠ

 

 문제는 기술의 보유여부인데, 한국에서 커피를 만드는 기술을 배우고 이 곳으로 오신다면 처음부터 이력서를 좀더 아름답게(?) 만드실 수 있겠죠? 물론 커피 머신과 만드는 방식이 달라 적응 과정이 필요하긴 하지만 저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한 것보다야 훨씬 나을거에요.

 그리고 제가 그랬던 것처럼 커피에 대해 문외한이다 하시면 조금 고생이 필요합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모든 일이 다 그렇듯 쉽지는 않아요. 카페에서 일자리를 잡더라도 커피를 잘 만들지 못한다싶으면 바로 웨이팅 포지션으로 빠져서 커피 머신을 잡을 기회를 좀처럼 잡기 힘들어요. (이 점에선 조금 이해해주셔야되요. 저도 처음엔 기회를 안주는 카페 사장 및 매니저들을 엄청 원망하다가 나중에 정작 그 입장에 조금 가까워 져보니 알겠더라구요. 카페의 우유와 커피도 다 돈이고, 손님은 자꾸 오는 데 꼴랑 한 대 있는 커피머신을 트레이닝만을 위해 사용하기가 힘들어요 ㅠ ㅠ) 

 

 제가 처음 카페에 일자리를 구했을 땐 정말 수많은 카페에 이력서(조금 뻥튀기 한)를 내고, 작은 희망이라도 보인다싶은 (예를 들어 비자 타입을 물어본다거나(학생비자를 가지곤 한 주에 20시간밖에 일을 못하거든요. 워킹홀리데이 비자라면 얼마든지 일 가능!) 일 할 수 있는 요일들을 물어본다거나) 카페는 몇 번을 다시 찾아가서 매니저를 만나려하고, 매니저가 없을 땐 조그만 메모도 남기고(To 매니저... 왔는데 너 없더라. 너 정말 보고 싶다. 나 정말 여기서 일하고 싶다. 내일 또 올거니깐 얼굴 좀 보자 등등) 해서 겨우 일자리를 잡았거든요.

 처음 일한 카페의 주인이 중국인 커플인지라 시급은 적었지만 그래도 여기서 일단 기술을 배운다는 마음으로 이를 악물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기회가 날때마다 커피머신을 잡고 우유 낭비해가며 연습하다가 사장한테 경고도 몇 번 받았구요. 그러다 그 카페가 장사가 잘 안되서 슬슬 망해가는 조짐을 보일 때(지금은 이미 망했어요.) 아침에 일찍 가서 몰래 연습하고(100% 불법이지만) 매니저 없을 때 죽어라 연습해서 좀 괜찮은 커피를 만들게 됬어요.

 

 그 이후 바로 이력서 재뻥튀기...(이젠 커피가 좀 있어 보이잖아요?) 바리스타 견습생 및 웨이터 경력 몇 개월을 참 맛있게 뻥튀겨 보다 아름다운 이력서를 만든 뒤 또 열심히 일자리를 구하러 다닌 끝에, 마침내 다른 호주인 카페의 바리스타 직업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결론은, 기술이 없어도 일단 어떻게든 커피 머신이 있는 가게에 일자리만 잡는다면, 죽자사자 노력해서 기술을 익힐 수 있다는 거에요. 그리고 그 기술을 토대로 호주 어디를 가나 카페가 있는 곳이라면 바리스타라는 직업으로 일자리를 구할 수 있습니다.

 

둘째로, 바리스타는 말씀드렸다시피 하나의 기술직이라 대우가 좋아요. 동양인 카페만 아니라면 호주인 카페에서 받는 시급도 상당히 높구요. 그리고 손님과 카페 동료들과 만나는 시간이 너무도 많기 때문에 영어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요.

 

 또한 처음에 영어가 서툴더라도, 일단 커피를 만들 줄 안다는 기술 하나로 밀고 들어가 일자리를 잡은 뒤, 손님들과 또 동료들과 부대껴가며 점점 늘어가는 자신의 영어도 기대할 수 있구요.(저도 처음에 일할 때는 조용히 침묵의 커피만 만들었다는...)

 


셋째로, 동양인들은 손재주가 좋고 서양인보다 섬세하여 라테 아트(Latte art) 능력이 서양인들에 비해 더 좋아요. 라테 아트란 커피에 우유를 붓는 방법을 조절해서 그 위에 여러가지 패턴을 그려내는 것인데요. 제가 봐온 바로는 동양인들의 라테아트가 서양인들의 그것에 비해 보편적으로 월등하더라구요. 이 점은 호주에서 많은 카페를 다녀보신다면 금방 확인해 보실 수 있을 거에요. (대부분의 서양인들은 라테아트를 그냥 안합니다. '이걸 하든 안하든 받는 돈은 똑같잖아?' 라는 그들의 사상 때문이랄까요.)

 

 

 이런 장점들을 토대로 저는 감히 여러분들께 바리스타라는 직업을 적극 추천해 드립니다.

 

 그리고 저는 저 직업을 목표로 하시는 여러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기 위해 지금부터 호주 카페에서 커피를 만드는 것에 대해 하나 하나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물론 수많은 카페들이 다들 다른 종류의 커피 머신과 커피 콩, 다른 도구들과 방식을 사용하여 제가 말씀드리는 것과는 분명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저의 경우를 먼저 참고 하신다면 다른 환경을 마주치셔도 적응 하시기 좀더 용이하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자, 이제 시작해보겠습니다.



흥미를 느끼셨다면..

바로가기! : 호주의 카페에서 바리스타가 됩시다!


저도 다시 바리스타에 도전해보고 싶어지네요ㅋㅋㅋ

호주 워킹홀리데이 6. 캠버웰 선데이 마켓에 다녀오다 & 담배 직거래 헛수고

2011/워킹 홀리데이 일기2011. 5. 4. 13:59

어제밤 약속한대로 대만 친구들 Joe, Babara, Cindy, Candy와 캠버웰 선데이 마켓에 갔다왔다. 여덟시 사십분쯤 일어나서 씻고 준비하고, 플린더스역으로 갔다. 선데이 세이버[각주:1]를 구매하고, 기차타고 캠버웰로 ㄱㄱ!


캠버웰역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시장이 보인다.
시장에서는 참 다양한 물건들을 팔더라. 주로 잡다한 옷가지들, 그리고 음반이나 책, 심지어 카세트테이프까지 ㅋㅋ

캠버웰역. 왜 플래폼을 안찍고 이걸 찍었지?


캠버웰 선데이 마켓. 캠버웰 일요시장

사람이 정말 많았다.


옛~~날 신문을 파는 아저씨도 있고

화분을 파는 아줌마도 있고

옷을 파는 젊은이들도 있고

하여간 사람이 많다ㅋㅋ

오래된 LP판을 파는 매장

애기들은 역시 장난감!

나보다 더 세상에 일찍 나온 카세트테이프. 탑건 OST

포켓몬스터 모자를 쓰고있는 서양초딩

그런데 우왕... 정말 햇빛이 장난이 아니었다! 멜번 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그렇게 강렬한 햇빛은 처음이었다. 첫날 엘리자베스 스트릿에서 느꼈던 강렬함보다 훨씬 강한 느낌이었다. 선크림 바르고 나간게 정말정말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할 정도였고, 가만히 있으면 그냥 등이랑 목이랑 다 익는 느낌이었다 ㅋㅋ

그런데 문제는.. 사고싶은게 하나도 없었다 ㅜㅜ 내가 거길 왜 간다고 했는지 진심으로 후회했다. 햇볕은 뜨겁지.. 살건 없지.. 그저 짜증뿐ㅋㅋ 그래도 그나마 Joe랑 같이 갔으니 망정이지, 딸랑 나만 따라갔으면 개뻘쭘하고 짜증만 났을뻔했다. 아.. Joe가 간다고 안했으면 나야 당연히 안갔겠지 ㅋㅋ 뭐 대충 둘러보다가, 핫도그 하나 사먹고, 목마르니까 음료수 사러 울워스에 들어갔다. 1달러짜리 오렌지주스가 있길래 싼맛에 샀는데.. 최악의 오렌지주스였다!!! 뭐 저런맛이 다 있나 싶었다... 음료수든 뭐든 먹던걸 버려본적이 거의 없는데, 이건 정말이지 계속 마실수가 없어서 결국 버리고야 말았다. 호주애들 입맛은 도통 이해하기가 힘들다. 이게 맛있나 ㅡㅡ....

문제의 1달러짜리 오렌지주스. 먹다 버렸다.


열두시 반쯤 다시 만났다. Joe랑 나는 할일도 없고 햇빛에 지쳐있었는데, 나머지 여자 셋은 신나게 쇼핑을 하고 돌아왔다ㅡㅡ. 내가볼땐 다 후줄근해보이는 옷들이었는데, 그래도 어디서 찾아냈는지 괜찮은 옷들을 한두벌씩 가져왔더라.

메이스톤 스트리트에 있는 소피아 레스토랑에 갔다. 크기도 크지만 분위기 자체가 상당히 매력적이라 맛있을줄 알았는데, 글쎄... 별맛 없더라. 심지어 스파게티는 오히려 우리나라의 쏘렌토가 더 맛있다고 느껴질정도? 음.. 내가 한국 맛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가 ㅋㅋㅋㅋ 암튼 피자도 별로였고, 샐러드도 뭐 이런게 있나 싶었다. 전체적으로 그저 그랬다. 그래도 남은 음식 포장은 아주 깔끔하게 잘 해줬다. 그건 맘에 들었다ㅋㅋ


캠버웰역 근처 유명 맛집 소피아. 나한테는 별로였다.

점심을 먹는데 어느순간 기분이 이상해졌다. 내가 영어 쓰려고 여기 온건데, 지금 뭐하고있나싶은 생각이 들었다. 대만 친구들이 정말 계속해서 다양한 한국말을 물어봤다.. 자기소개하는 말, 숫자표현, 다양한 욕설(^^)들까지.. 한국문화를 좋아하다보니 알고싶고 궁금해서 그런거겠지만..그래도 삼일째 되니까 갑자기 기분이 상하더라. 나는 얻어가는것도 하나 없고.. 얘들만 신나서 계속 한국말 물어보고 서로 신기해하고 좋아하고 ㅜㅜ.. 한편으론 뿌듯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러고있는 상황이 조금 답답했다.
 

숙소에 다시 돌아온 후, 세시 반쯤 Joe가 떠났다. 대만애긴 하지만 그래도 그나마 마음 맞는 외국인이었는데, 줄리앙 이후로 또 떠나버려서 아쉽다. 흠.. 백팩에 살면 항상 이런 일이 생기겠지? 물론 그전에 누구랑 좀 친해지는게 먼저지만..ㅋㅋㅋㅋ



(Babara & Joe 둘이 참 잘 어울린다. 얘들은 여기 와서 정말 잘 놀러다니는것같다.)


그리고....호주 와서 한동안은 정말 하루라도 안좋은일 없이 지나가는 날이 없었는데, 이날도 그랬다.

Joe가 떠나고 나서 담배를 팔기 위해 호주바다에 글을 올렸다.[각주:2] 바로 전화가 왔는데.... 불상사의 시작이었다ㅜㅜ 첫날 핸드폰을 개통하면서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난 초반에 어느 누가 전화를 걸더라도 항상 Unknown이라고만 나왔었다. 당연히 제때제때 전화를 받지 못하면 다시 걸수도 없었고, 전화를 받더라도 번호가 저장되지 않았다.

전화를 준 사람에게 '지금 서던크로스역으로로 갈게요'라고 해놓고는 번호를 안물어봤다...
약속시간이 되면 전화가 오겠지 싶은 생각에 일단 서던크로스역으로 갔다. 계속 서던크로스역 앞을 왕복으로 돌아다녔다. 한시간 넘도록 그렇게 돌아다녔는데, 전화도 오지 않고 하필 그날은 길거리에 동양 남자도 없었다. 난 무슨 밀거래 하는 사람마냥 담배 한보루를 손에 들고 계속 서던크로스역 앞을 배회했다ㅜㅜ

(문제의 말보로 레드)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후져빠진 핸드폰이며, 그냥 다 힘빠지고, 처음으로 진지하게 그냥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핸드폰 크레딧을 아껴서야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냥 한국에 있는 친구들한테 전화를 걸었다. 괜히 눈물이 핑 돌았다ㅡㅡ


결국 다시 숙소로 돌아왔고, H형 만나서 얘기좀 하고 저녁을 같이 먹었다. 형이 사온 콜스 스테이크[각주:3]에다가 점심에 소피아에서 싸온 파스타와 샐러드를 먹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저녁을 먹고 뭘 해야하나 하고 멍하게 있었는데, 낮에 만난 한국인 형들이 맥주를 사오셔서 그린하우스 6층에서 '하이트' 맥주를 마셨다ㅋㅋㅋㅋ
하루종일 돌아다녀 피곤해서 그랬는지 캔맥주 두캔에 알딸딸해졌다. 저녁에 담배와 핸드폰때문에 힘들었지만, 밤에는 맥주와 함께 재미있게 떠들다가 하루를 마감했다.

그렇게 멜번에서 맞이하는 첫 주말이 지나갔다.


 


  1. 일요일에만 판매되는 대중교통 티켓. 3.20달러에 하루종일 존1과 존2를 무제한으로 탈 수 있다. [본문으로]
  2. 호주는 담배 반입을 250개피로 제한하고 있다. 물론 이런저런 꼼수로 더 많이 가져오는 사람들이 있고, 성공하는 경우가 많긴 하다. 그래도 나는 처음 혼자 오는 외국이었기에 안전하게 한보루만 사왔다.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말보로 레드 한갑이 20달러정도 하는데, 호주에서 한국 사람한테 직거래로 팔면 70달러정도에 팔 수 있다. 호주에선 담배가 한갑에 대략 15달러정도 하기 때문에 이런 거래가 꽤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본문으로]
  3. 호주에선 정말 모든게 다 비싼데, 소고기 하나만큼은 우리나라보다 얼마든지 저렴하게 먹을수 있다. 대형마트에 가면 3~4달러정도에 남자 둘이 먹을만큼의 스테이크 고기를 살 수 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