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7일. & 그전에 찍었던 사진들

2013 오덴세 교환학생2013. 5. 27. 20:14




















5일차 - 학교 주최 교환학생 오리엔테이션 참가

2013 오덴세 교환학생2013. 2. 3. 21:59

드디어 학교에서 주최하는 첫 번째 공식 행사가 열리는 날입니다. 

시티 투어에서 만난 홍콩 친구들과 오리엔테이션 당일 아침 해당 건물 리셉션에서 만나기로 했기에 나름 사전 조사를 철저히 했습니다.  미리 구글맵으로 숙소에서 학교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어떤 길로 가면 되는지 확인해두었습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의 약속이니만큼 제 시간에 도착해서 좋은 인상을 주고 싶었거든요.


검색해보니 자전거로 가면 22분이 걸린다고 하지만, 기본적을 방향 감각이 허술한 저는 넉넉잡아 40분을 생각하고 알람을 맞추었습니다. 그런데 자려고 누워있는데 창 밖에 빗방울이 내리치기 시작합니다.......


불안한 마음에 컴퓨터를 다시 켜서 걸어서는 얼마나 걸리는지 찾아봤습니다. 그리고 그에 맞추어 알람을 다시 설정하고 잠들었습니다.


눈을 떠보니 여전히 비는 내리고 있었습니다. 

우산을 쓰고 걸어가면 아주 넉넉하게 학교에 도착할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주 ㅂㅅ 중에서도  상ㅂㅅ처럼...........


덴마크 스타일로, 나도 그냥 비 맞으면서 자전거 타고 가 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을 그렇게 정하고 나서, 나름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겠답시고 회화책을 처음으로 펼쳐서 몇 장 공부를 했습니다.

올ㅋ





걱정 반 뿌듯함 반을 가슴에 품고 숙소를 나섰습니다.


그리고

.

.

.

.

.

.

.

.


면 패딩이 비에 흠뻑 젖으면 엄청 무거워지면서 결국 속에 입은 옷과 맨살까지 다 적셔버린다는 사실과

발열내의는 물에 젖은 채로 입고있으면 더 춥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


홍콩 친구들과 리셉션에서 만나기로 한 것도 까맣게 잊고, 그저 빗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건물 앞까지 미친듯이 자전거를 끌고 들어갔습니다.





걍 허접합니다.

아주 허접합니다.


남부 덴마크 대학교 오덴세 캠퍼스, 직원들은 정~~~말 친절한데 반해 전체적인 시설이나 조직화 정도는 아주 꽝입니다. 적어도 교환학생들을 맞이하는 첫 날 행사 수준은 그러했습니다.

앞으로를 기대해봐야겠지요..




4일차 - ESN 주최 무료 시티 투어 참가

2013 오덴세 교환학생2013. 2. 3. 07:47

이번에는 프로그램 소개부터 간단히 하고 시작하겠습니다.

  Erasmus Program 

EuRopean Community Action Scheme for the Mobility of University Students

대학생들의 활발한 움직임을 위한 유럽 공동체의 활동 계획

http://ec.europa.eu/education/lifelong-learning-programme/erasmus_en.htm

ESN

 Erasmus Student Network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하고 꾸려나가는 학생 공동체


http://www.esn.org/


 그러니까.. 이쯤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저도 아주 자세한 속사정은 모르거든요...


이 날은 ESN Odense 소속 자원봉사 학생들이 가이드로 활동하는 시티 투어에 다녀왔습니다. 무료로 진행되었으며, 쓸데없는 정보들 빼고 정말 교환학생으로서 필요한 정보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술집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오후 두시 기차역 맞은편에서 모이기로 했습니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홍보가 되었는데요, 약 80명 정도의 신규 교환학생들과 10명 정도의 가이드가 모였습니다. 가이드 두 명이 한 조를 이루어 여러 명의 학생들을 데리고 투어가 이루어졌습니다.


아무래도 비슷한 동네 출신끼리 금방 친해집니다. 

서구권 국가들 여행을 다니다보면 호스텔에서 자주 보는 상황이 있습니다. 호스텔 라운지를 보면 백인 여행자들이 가운데 좋은 자리를 차지해 시끌벅적 떠들고 있고, 동양인 여행자들은 구석에서 각자 랩탑이나 스마트폰으로 자기 할 일을 하고 있는 모습 말입니다. 처음 이런 모습을 보았을 때, 아직도 우리는 오리엔탈리즘과 서양 위주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그건 그냥 오바였습니다. [물론, 유럽의 근대가 만들어낸 질서를 전세계가 받아들였기 때문에, 서양 우위의 세계 질서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조금 가벼운 이야기랍니다.]

세계화다 지구촌이다 말들이 많지만, 세계 어디에서 누굴 만나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랑 비슷한 사람'과 더 친근함을 느끼게 마련입니다. 서구권 국가를 여행하고 있다면 당연히 그곳엔 백인이 많을 것이고, 백인은 백인들끼리 더 친근함을 느낍니다. 동양 국가의 여행지에는 당연히 동양인이 더 많고, 동양인끼리 친밀감을 느끼구요.  

서양 국가들 관광지의 호스텔에서 보아왔던 상황의 정 반대 상황을 이날 투어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가이드를 했던 학생들도 우리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백인'은 아니었구요, 투어받는 학생들의 대부분이 아시아 혹은 남미 출신이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백인'은 딱 세명이었지요. 투어 내내 그 세명은 맨 뒤에서 다른 학생들을 겨우 따라다니는 정도였습니다. 한 명은 캐나다에 두 명은 프랑스 출신이었는데요, 저는 어떤 그룹 내에서 백인들이 그렇게 소수자가 되는 경우를 처음 보았고 또 그런 상황에서 얼마나 그 친구들이 쭈구리..가 되는지도 처음 보았습니다. 

하여간, 사람 사는건 다 거기서 거기입니다.

매주 월요일마다 저녁 식사를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 Monday Cafe입니다. 가게 스스로도 유학생들을 위한 가게라고 홍보를 하고, 실제로 매주 월요일이면 외국인들로 붐빈다고 합니다. 

투어를 받은 지 시간이 좀 지났더니.. 기억이 안 납니다 ㅜㅜ


안데르센 박물관 근처 공원입니다.

오덴세는 사실 별로 내세울게 없는 도시입니다. 안데르센의 고향이라는 사실을 제외한다면,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이 도시는 전혀 주목을 끌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애플의 A/S 정책은 전세계 곳곳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냈습니다. 저는 안드로이드에다가 피씨 유저니까 해당 사항 없지만요 ㅋㅋㅋ

??

전형적인 오덴세 동네 골목의 모습이라 찍어보았습니다. 붉은 벽돌집, 자전거, 작은 도로 표지판까지 말입니다.

무료 시티 투어 버스가 있다고는 하는데요, 사실 거의 탈 일이 없을듯 합니다.


덴마크 오덴세에 있는 '호주 바'

밤 11시면 찾아오는 한 시간동안의 '공짜 맥주'로 유명한 술집입니다.

정말로 맥주를 공짜로 계속 줍니다.

근데 맛은 없어요^^






덴마크인들은 자신들의 디자인 감각에 어느 정도 자부심을 느끼는 모양입니다. 가이드 학생이 덴마크는 디자인으로도 유명하다며, 돈과 시간이 허락한다면 저 가게에 가서 인테리어 소품을 사보라고 권유했습니다. 

전형적인 오덴세 풍경 2

호주 술집과 마찬가지로 무료 맥주 시간으로 유명한 술집 덱스터입니다.


Viggos는 조금 다른 컨셉으로 유명합니다. 무료 맥주는 없는데요, 대신 하루에 맥주 열 잔을 마시면 그 맥주잔에다가 마신 사람의 이름을 새겨서 술집 카운터 윗쪽에 보관해준다고 합니다. 이곳을 떠나기 전에 반드시 제 이름을 남길겁니다 ㅋㅋ







투어가 끝나고, 가이드 학생이 추천으로 다같이 한 피자집을 찾아갔습니다.

피자를 한 조각 단위로 파는 곳인데요, 가격은 한 조각에 우리돈으로 4000원 조금 못 미치는 정도입니다.

한 조각이 어느 정도일까요?

.

.

.

.

.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 조각 먹으면 그냥 한 끼 마무리됩니다


이렇게 네 번째 날도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쓰기까지 또 3일이라는 시간이 걸렸네요. 


이제 매일매일 무언가를 쓸 만한 시기는 지나간것 같습니다.

어딘가에 정착한다는 것이, 초반에는 다양한 일들이 많이 생기기 마련이지만 점점 특별한 일들이 잦아들게 마련이니까요.


그래도 시간과 노력이 허락하는 한, 기록으로 많이 남기려 합니다.


사진도 많이 찍어야겠지요.


3일차-CPR넘버 신청

2013 오덴세 교환학생2013. 1. 28. 23:46

3일째 아침, 드디어 CPR넘버를 신청하러 갑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주민등록번호나 외국인 등록번호쯤 되는 제도인데요, 이게 있어야 비로소 덴마크 거주자로서의 권리와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외국인인 우리에게도 담당 의사까지 지정해주는 관대함(...)을 볼 수 있습니다. 각 지역의 BorgerServiceCenter 혹은 Kommune을 찾아가면 됩니다

중앙역에서 아주 가깝습니다.


숙소를 나서며 한 컷. 오덴세에는 눈,비가 그칠 날이 없습니다.

눈이 쌓일 정도로 내렸다가도, 하루 이틀이면 금방 사라집니다. 바로 비가 내리거든요...

BorgerServiceCenter 내부입니다. 

도착한 시간은 오전 열한시였는데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덴마크에 교환학생이나 워킹홀리데이로 오시는 분들! 무조건 오전에 일찍 가시길 바랍니다. 열한시에 도착해서 접수하고도 약 40분정도를 기다렸던것 같습니다. 거주 허가 문서(Residence Permit)와 여권을 가져가면 직원이 직접 복사해주는데요, 저는 학교에서 받은 이메일에 써있던대로 미리 사본을 준비해서 가져갔습니다. 

여력이 되시는 분들은 왠만하면 거주 허가 문서와 여권을 사본까지 만들어서 가져가세요. 준비해왔다고 직원도 좋아하고, 어쨌든 시간 절약에 도움이 됩니다.



그렇게 CPR넘버를 무사히 받은 후, 한국에서 같이 교환학생을 온 친구, 그리고 그의 버디[각주:1]와 함께 또 시내를 돌아다녔습니다. 제 버디는 바빠서... 첫날 이후로 만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층 건물이 몇 없는 오덴세 시내에서, 눈에 잘 띄는 고층 건물로는 유일한 Dansk Bank 건물입니다. 덴마크어를 전혀 모르지만, 그래도 며칠 지내보니 나름 눈썰미가 생겼습니다. 형용사는 대체로 -sk로 끝나는것 같습니다. Dansk, Asiensk, Koreansk 뭐 이런식으로요.. 맨 마지막꺼는 그냥 써본 것입니다ㅜㅜ


아래로는 계속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입니다.




같이 돌아다니면서 버디가 이런저런 설명을 많이 해주었는데요, 사진을 별로 안찍어놔서인지 지금오니 기억나는게 별로 없네요..



한시간 반 정도를 같이 돌아다니고 헤어졌습니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델리만쥬


숙소로 돌아와서는 다시 한 번 동네를 둘러보았습니다.





전날에 이어 또 같은 의문점이 계속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연립주택은 왜 이런 모양새를 갖추지 못했을까요.

여기도 결국 저런 집들에 대다수 국민들이 살고 있을텐데 말입니다... 그나마 디자인이라는 것이 가미되기 시작한 곳은 대형 아파트 단지와 일부 고급 주택, 그도 아니면 정말 독창적인 개인이 독자적으로 지어 올린 집들에 불과한것 같습니다.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가든지 상관없이 결국 삶이란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지루한 것이 되기 쉬운데요, 그런 지루함을 조금이라도 덜어줄수 있는 것이 일상 속 디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덴마크를 비롯한 북유럽 사람들은 참으로 복받은 사람들이구요. 언제 시간을 내서 시내 백화점과 인테리어 가게들을 둘러봐야겠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듯 저렇게 낮 시간에 저는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그 후로 그 오랜 시간 뭘 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역시 뭘 하든 기록을 남겨야 하나 봅니다..


3일차 끗-


  1. 남부 덴마크 대학교에서 운영하는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해외에서 오는 모든 교환학생들은 자신을 도와줄 전담 도우미-Buddy-를 한 명씩 배정받습니다. 첫날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남부 덴마크 대학교로 오는 모든 교환학생들은 버디가 전해주는 Welcome Pack을 전달받는 것으로 오덴세 일정이 시작됩니다. [본문으로]

2일차

2013 오덴세 교환학생2013. 1. 28. 23:44

어쨌든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에 일어나 조식 부페를 먹을까 말까 고민했습니다. 70크로네(한화 13000원 꼴)를 내야하는 아침식사입니다. 사실 씨리얼, 빵, 요거트 따위를 70크로네씩이나 주면서 먹고싶지는 않았지만... 너무 배고파서 결국 아침을 사먹었습니다.

사진은 그래도 좀 폼나게 찍어봤습니다. 외국 분위기 난다고들 하네요. 이런 음식들은 아무리 많이 먹어도 조금만 지나면 다시 배가 고파져서 참 아쉽습니다..

그래도 내려다보이는 동네 모습은 꽤 볼만했습니다.


그렇게 식사를 해결하고, 방에서 적당히 시간을 보내다가 체크아웃을 했습니다.

여기서 또 문제가 발생했는데요.. 사실 체크인을 할 때부터 저는 환불할 생각을 어느정도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환불 절차를 쉽게 처리하려고 일부러 전액 현금으로 체크인 결제를 했는데요, 막상 환불을 하려고 보니 직원이 당장 자기한테 그만큼 많은 현금이 없다고 말하더군요ㅡㅡ

할 수 없이 한국 체크카드로 환불 결제를 했고,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 (이틀이 지났습니다) 체크카드 통장엔 돈이 들어오지 않은 상태입니다ㅜㅜ 

나름 잔머리를 굴렸다가 수수료에 된통 당하게 되었습니다. 덴마크에서 한국으로 결제 정보 넘어가면서 수수료 한 번 + 나중에 제가 필요할 때 ATM에서 인출할 때수수료 또 한 번 => 2중으로 수수료 떼일 예정입니다...


어쨌든 환불절차를 마무리짓고, 새로 예약한 숙소로 걸어갔습니다. 이제는 길에 익숙해져서 호텔쪽에서 숙소까지 10분도 안걸리는 길이지만, 처음 찾아갈때는 길이 파악도 잘 안되었고 또 26kg이나 되는 캐리어를 끌고 가다보니 30분 넘게 걸렸습니다.







30대 후반~4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덴마크인 부부가 운영하는 숙소입니다. 다른 숙소들에 비해 가격도 적당하고 또 주인 부부가 매우 친절합니다. 혹시라도 오덴세에 오실 분들은 괜히 값만 비싼 다른 호스텔 가지 마시고 여기 오시길 바랍니다. 1박에 기본적으로 425크로네이구요, 저는 장기투숙 할인으로 330크로네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아침식사는 50크로네이지만, 취사가 아주 자유롭게 가능하기 때문에 충분히 아침값을 절약 가능합니다. (Billesgade B&B)



짐을 풀고 잠시 몸을 녹인 다음, 동네 구경에 나섰습니다. 아직 이틀째인 이 동네 신참내기인데, 방 안에만 있을수는 없으니까요.





이쯤 보다보니.. 건축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한국의 연립주택들도 사실 여기 이 건물들과 비슷한 붉은 벽돌로 지어졌는데, 왜 우리는 이렇게 정갈하고 아름다운 주택들을 갖지 못했던 것일까요..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아쉬운 마음은 어쩔수 없습니다. 


중앙 기차역 건물에 같이 있는 영화관에서 슬쩍 들러봤습니다. 어떤 영화는 영어 제목 그대로이고, 어떤 영화들은 덴마크 이름으로 바뀌어 걸려있습니다. 기준이 무엇인지는 전혀 모르겠습니다.




가격이..... 어른 기준 낮시간 70크로네, 저녁시간 80크로네입니다. 영화 한 편 보는데 13000원~15000원이나 드네요. 호주에서도 이랬었는데.. 영어 더빙 영화는 그럭저럭 볼만할텐데, 아마 티켓값때문에 쉽게 보러 가지는 못할듯합니다 ㅋㅋ



역시 중앙역에 연결되어있는 오덴세 중앙 도서관입니다. 


일요일이라 쿨하게 문을 닫았네요... 도서관이 일요일에 열지 않는다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마지막으로 동네 사진관입니다.

참으로 잘 어울리는 두 쌍의 사진으로.... 마무리짓겠습니다




코펜하겐 여행기-2. 크론보그 성/다음 일정 준비

2011/여행기2011. 11. 7. 02:07

첫째날, 가고싶은 곳을 모두 가본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왠만큼 돌아봤다는 생각에 둘째날 미련없이 크론보그 성에 다녀왔습니다. 햄릿의 배경이 된다는 성인지라 꼭 가보고 싶었거든요~

Norreport역에서 24시간 표를 사고 Helsingor역으로 갑니다. 가는데 40분, 역에서 성까지 걸어가는데 20분쯤 걸렸습니다. 11시에 투어가 있다그래서 10시 기차를 타고 갔는데, 9시 40분 기차를 타는게 더 여유롭고 좋았을거라 생각합니다.







코펜하겐 시내 곳곳에서 크리스티안 4세의 흔적을 느낄수 있습니다. 크론보그 성에서는 좀 심하구요ㅋㅋ







멍청한 일을 겪었습니다. 호주에서는 초록색 불에서 빨간 깜빡이로 바뀌었다가 빨간 불로 변합니다. 그래서 저는 저걸 보고 그냥 건넜었죠..ㅜㅜ 정신을 차리고 보니 31초 후에 초록색 불로 바뀐다는 표시더군요ㅋㅋㅋ



헬싱괴르 가는 기차에 저렇게 플러그가 있습니다! 넷북이나 핸드폰 가져가시는 분들은 충전기도 꼭 가져가세요ㅋㅋ

런던에서 스트랫포드 어폰 에이번에 갔을때를 떠올리면서 아무생각 없이 계단을 올랐습니다. 그런데 오르고 보니 나가는 곳은 따로 있더군요ㅋㅋㅋㅋ 시드니에서, 런던에서, 덴마크에서 셰익스피어를 계속 따라다니고 있습니다^^

저~기 성이 보입니다.

우리 동네를 떠올리게 한 길거리 낙엽들 ㅜㅜ 철산동 그립습니다.

무슨 건물인가 해서 나중에 들어가봤더니 일종의 주민센터였습니다.

코펜하겐 시내뿐만 아니라... 여기도 참 공사 많이합니다.










그래. 너때문에 여기 왔다.

코펜하겐의 한 가지 특이한 점이라면, 다른 주신들을 제쳐주고 포세이돈(넵투누스)와 헤르메스(머큐리) 두 신을 궁전 앞에 세워놓았다는 점입니다. 크론보그 성 뿐만 아니라, 전날 인어공주상 근처에서도 저 두 신의 동상을 봤는데.. 어디서 봤는지 잘 기억은 안납니다ㅋㅋㅋ 신화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가벼워져서 아쉽지만, 아무튼 투어 가이드한테 물어봐도 왜 저 두 신만을 세워놨는지는 알수가 없었습니다. 크론보그 성을 지으며 그 앞바다를 완벽하게 통제했던 덴마크 왕실을 생각해보면 자신들의 수호신으로서 포세이돈을 세운 것은 쉽사리 이해가 가는데, 어째서 그 옆은 항상 헤르메스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스 신화 수업을 듣고 한동안 흥미있게 공부했었는데.. 이렇게나 기억이 안나네요.

그런데 막상 도착해보니.. 11시 Casemate 투어는 덴마크 학생들이 많았던지라 덴마크어로 진행되더군요ㅜㅜ 혼자 놀다가 11시 30분 Royal Apartment 영어 투어에 참여했습니다.

덴마크를 지켜준다는 전설속의 거인, Holger the Dane의 조각상입니다.



 이제부턴 로얄 아파트먼트입니다.



왕이 식사할때 사용했던 방이라고 합니다. 식사 도중 고개를 뒤로 젖히고 천장에 있는 그림들을 감상했다고 하네요.
 

유럽에서도 윗동네에 위치한 덴마크에선 '레몬'이 무지하게 비싼 과일이었다고 합니다. 저 식탁 위에 올려진 모든 것들 가운데 레몬이 가장 비싼 물건이었다는데요... 현재 가치로 레몬 한 '개'가 대략 700유로정도의 가치였답니다!!



아르테미스와

아폴론을 오른쪽 왼쪽 구석에 그려넣어놨네요

헤르메스는 빠지지 않습니다


스웨덴 군이 크론보그 성을 점령했을 당시, 그들은 크론보그 성에서 수많은 보물과 각종 귀중품들을 약탈해갔다고 합니다. 가이드 曰 이 투어에선 스웨덴이 한 나쁜 짓들만 말할겁니다^^. 우리가 일본에게 느끼는 감정과 비슷한 조금 비슷하려나요?
아무튼, 당시 스웨덴 군이 가져가지 않은 몇몇 귀중품 가운데 이 그림이 있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아래쪽에 줄 하나가 보이시죠? 이 그림은 스웨덴 왕 알브레히트로부터 왕관을 양도(?)받고있는 덴마크 여왕 마가레트 1세를 묘사한 그림입니다. 자신들의 굴욕적인 역사를 묘사한 그림을 굳이 가져갈 이유가 없었겠죠? 그래서 스웨덴 군인중 한 사람이 저렇게 그림을 칼로 그어버렸다고 합니다. 왜 불태우거나 하지 않았나 하는 궁금증이 들긴 하지만요..
 



위의 그림이 걸려있는 곳은 바로 이 통로인데요, 왕비의 침실에서 연회장까지 가는 통로였다고 합니다. 대략 80미터 정도의 길이인데.. 이곳은 원래 궁전에 포함되어있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크리스티안 4세의 왕비가 추운 겨울날 찬바람이 싫다고 이런 통로를 지어달라고 부탁했고, 크리스티안 4세는 이 통로를 위한 건물은 건설했답니다^^...
단순히 지어준 것만으로는 부족했나봅니다, 무려 80미터나 되는 통로를 지나가는 동안 왕비가 지루해할까봐... 크리스티안 4세 는 이 통로에 각종 회화작품을 벽에 걸어두고, 바닥은 아주 화려한 색깔로 칠해놓았었다고 하네요ㅋㅋ
 



상~당히 넓은 연회장입니다. Ball room이라고 불리던데, 연회장이라는 이름이 맞는 이름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다른 블로그를 찾아보니 무도장이라고도 하네요. 아무튼 크리스티안4세 치하에서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던 덴마크 왕실은 이곳에서 파티를 아주 화려하고 성대하게 자주! 열었다고 합니다. 자신들의 부를 과시하기 위해서 말이죠ㅎㅎ 허세는 예나 지금이나 한국이나 외국이나 언제나 자제하기 힘든가 봅니다. 아무튼 한창 파티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면, 왕은 술잔을 머리위로 높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어 트럼펫(맞는지 모르겠습니다..)연주자들이 연주를 시작하고, 그에 맞추어 성을 둘러싼 대포들이 큰 소리를 울리며 발사되었다고 합니다. 돈 많다고 자랑하고싶어 안달난 사람이었네요..^^

가이드 설명에 따르면, 셰익스피어가 이 성에 왔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합니다. 투어 가이드 누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셰익스피어가 햄릿 안에서 엘시노어의 성 내부를 세세하게 묘사할수 있었던 이유로 당시 크론보그 성의 국제적 명성을 꼽았습니다. 돈 많은 왕이었던 크리스티안 4세는 매우 자주 성대한 파티를 열었고, 손님의 범위는 덴마크 국내로 한정되지 않았고, 유럽 곳곳에서 많은 손님들이 참여햇었다고 합니다. 가이드 누님은 그들 가운데 분명 런던에서 온 손님들이 있었을 것이고, 그들 가운데 극단에서 활동하던 셰익스피어의 동료들도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그렇기에 와보지도 않은 성을 배경으로 셰익스피어는 햄릿을 쓸 수 있었던 것이구요~.








한 번도 보지 못한 동물을 그저 전해들은 이야기로만 그렸다기엔.. 꽤 잘 그리지 않았습니까?

중국과의 교역도 활발했다고 합니다. 성 곳곳에 저런 중국 도자기가 많이 놓여있습니다.

뭐라고 쓰여있는지 보이시나요?
매년 여름 - 8월 - 에 이곳 크론보그 성에서 전세계 극단이 햄릿 공연을 한다고 합니다. 지난번 공연은 런던에서 온 셰익스피어 글로브 극단이 했다고 하구요, 몇 해 전에는 주드 로가 햄릿 역을 맡아서 공연이 펼쳐졌다고 하네요ㅎㅎ 당시 주드 로를 보기 위해 소녀떼들이 아주 많이 왔었다고 합니다ㅋㅋ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아직도 사용하는' 대포들입니다. 왕가의 각종 행사때 사용한다고 하네요.









여유있는 여행이라면 한 권 샀을텐데..ㅜㅜ

티켓 종류입니다. 저는 성인 70크로네짜리로 내부를 둘러봤습니다. 해양박물관은 그냥 안들어갔구요.







날씨가 흐려 오히려 햄릿의 분위기를 느낄수 있었던 크론보그 성이었습니다,




 


시내에 돌아와서 두리번거리던 와중에 tiger라는 가게를 발견합니다. 다이소같은 가게였는데요, 이곳에서 샴푸와 휴대용 노트/펜을 샀습니다.
 

그리고 숙소 앞 마트에서 더 싼 가격에 더 좋은 샴푸를 발견했습니다 ^^

왜 뭔가를 사면 꼭 더 싼걸 발견할까요................................ㅜㅜ









코펜하겐에서 인상적이었던 풍경은 바로 자전거였습니다. 자전거 도로도 아주 잘 정비되어있었고, 부모들이 자식들을 자전거에 태워 출퇴근 하는 모습도 아주 일상적이었습니다. 가끔은 인도보다 자전거 도로가 더 잘 되어있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아무튼 숙소에 들어오니 그때가 대략 4시쯤이었습니다. 바로 다음 목적지인 핀란드 여행기와 관련 정보들을 검색, 저장하고 또 집에 보낼 편지도 쓰고 나니 금방 저녁시간이 되더군요. 숙소 근처 타이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했습니다. 숙소에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여행기를 쓸 예정이었는데... 샤워를 하고 나와보니 그때 마침 방에 다른 사람들이 들어오더군요.  전날밤 저 혼자 있었기에 매우 편하게 잤는데 오늘밤은 아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한 사람이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자기들은 독일에서 왔는데 일행이 8명이랍니다. 그러더니 다른 방을 쓰는 한 명과 방을 바꿔줄수 있겠냐고 물어보더군요ㅠㅠ

귀찮긴 했지만, 바꿔주지 않았을 때 7명의 눈치가 예상되기도 했고, 또 저는 다음날 아침 비행기때문에 매~우 일찍 일어나야 했기에 파티 분위기인 그들을 피해 방을 바꿔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이미 한 잔씩 걸친 그 독일친구들이 독일에 오냐고 물어보면서, 하노버에 온다면 자기네 집에 와서 지내라고 조르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그냥 하는 소리겠거니 싶었는데, 독일인이 친절을 베풀면 거짓이 아니라는 후배 말이 떠올라서 그들과 독일 일정을 조율하고, 맥주도 두 병 얻어마셨습니다ㅋㅋ 한참 떠들골, 방을 바꾸고 자리에 누웠더니 이미 시간은 1시였구요.. 5시 30분에 알람을 맞추고, 일기를 몇 자 끄적이다 잠들었습니다.

코펜하겐 여행기-1. 워킹투어/크리스티아나/리즈라즈

2011/여행기2011. 11. 7. 00:47
그전 여행지였던 페로 제도에서 안개 덕분에 비행기가 4시간 15분이나 연착되는 바람에 코펜하겐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밤 11시였습니다. 첫 날은 그냥 아무것도 못하고 숙소에서 체크인하고 샤워를 하고 바로 잠들었습니다.

둘째날, 원래 제 나름대로 계획해놓은 루트가 있었지만 무료로 진행되는 워킹 투어가 있다는 정보를 들었고, 또 같은방 여행자들이 적극 추천하길래 워킹 투어에 참여했습니다. http://www.newcopenhagentours.com/ 뉴 유럽 워킹 투어에 속하는 투어인데, 저는 Rikke라는 가이드와 함깨했고, 쉬운 영어로 진행되며 2시간 40분 안에 알차게 진행되었습니다. 

벤츠 택시의 위엄. 

시청사입니다.

투어 가이드와 제너레이터 호스텔에서 같이 출발한 관광객 두 명.
 

끝나가는 시위. 런던 세인트폴 성당 앞에선 무지하게 컸었는데말이죠..

도시의 왕은 비둘기.

킹 오브 더 시티^^


날씨에 따라 맑은 날은 왼쪽 여인상이, 비오는 날은 오른쪽 여인상이 나온다는데.. 지금은 고장났답니다. 코펜하겐은 요즘 상태가 살짝....

코펜하겐은 지금까지 두 차례의 큰 화재를 겪었습니다. 저기 저 세븐일레븐 자리가 첫번째인가 두번째인가.. 화재의 시작 장소라고 하네요.

가이드 누님. 바지가 참 인상적이었는데 못찍었네요ㅋㅋ. 본 직업은 유치원교사입니당.









칼스버그 맥주를 만든 아저씨가 살던 집이라는데.. 칼스버그 못마셔봐서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ㅜㅜ

대화재를 피해 살아남았다는 두 건물 - 끝에 보이는 빨간 벽돌 건물입니다.




군인 아니죠. 목사 맞습니다. 역사적 설명 들을땐 흥미로웠는데 막상 기억나는건... 없ㅋ엉ㅋ

쿨한 양놈들. 가이드 설명 들으면서 담배 뻐끔뻐끔.

개인적으로.. 애기들은 백인 애기들이 더 귀여운것 같습니다. 그런데 10대 넘어가면서 상태가 영..ㅡㅡ



뉘하운 항구입니다. 겨울에 가면 아~주 휑하다던데 10월 말은 괜찮았습니다.




오페라하우스는 역시 시드니가 진리.

상당히 맘에 들었던 길거리 전시. 관계 영상 클릭



잉글랜드 버킹엄 궁전 위병교대식도 못봤고, 코펜하겐 아멜...(이름 기억이 안나네요 ㅜㅜ) 궁전 위병교대식도 못봤습니다^^...

깃발이 펄럭임 = 왕비가 있습니다!


투어는 이곳 마블 처치에서 끝납니다. 다음으로는 걸어서 인어공주상을 보고, 크리스티안 하운과 크리스티아나를 다녀와야죠!





작은 인어공주상의 주변엔..

다 이러고 있다.
 

크리스티안하운에 있는 Our Saviors Church. 입장료는 ISIC카드로 학생요금을 적용받아 25 DKK였습니다. 저기 저 꼭대기까지 올라갈수 있는데요, 올라갈수록 계단이 좁아집니다!  10월 말 기준으로 오후 세시쯤 꼭대기에 올랐는데요, 그때쯤 햇빛 방향이 딱 옛날 건물들을 비춰서 아주 보기 좋았습니다.





계단이 이렇게 좁아집니다!

정ㅋ상ㅋ






















성당 내부에도 들어왔습니다. 말 그대로 '위엄'이 느껴지는 성당.. 적어도 중세 기독교 세계에서 성자들이 왜 교회를 크게 지어야만 했는지 온몸으로 느낄수 있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이런 교회에 들어온다면.. 저절로 경외감을 느끼게 되지 않았을까요? 한 세계를 지배했던 체계이기에 기독교 자체의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위력적이었겠지만, 이런 웅장한 건물들을 통해 기독교의 힘이 더 수월하게 유지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럼 우리나라 개신교 교회들도..?











이름만 아는 대천사님들.. 이야기를 알고싶습니다! 성경을 한 번 읽어봐야지 생각은 항상 하는데.. '만화로 된' 구약성서밖에 안읽어봤습니다ㅋㅋ





성당 근처에 이런 곳이 있습니다.... 크리스티아나. 히피들이 버려진 군부대를 거점삼아 자신들만의 공간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대단합니다^^ 
자치라는 고상한 가치와 그래피티, 마리화나가 함께 머무르는 곳입니다. 
내부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있는데, 이유는 '마리화나를 파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이랍니다. 그런데 들어가보면 다들 마리화나를 피우고 있고, 대놓고 마리화나를 팔고 있습니다. 저는 안 샀습니다ㅋㅋㅋ



나가는 곳에 저렇게 써있구요


들어갈땐 저렇게 써있습니다. 유럽과 아예 다른 곳이다 이런 거죠..





크리스티안하운을 나와 쭉 걸어 왕립 도서관=블랙 다이아몬드와 아주 오래된 건물인 주식 거래소를 지나칩니다.


도서관을 굳이 찾아가지는 않지만, 발견한다면 언제나 들어가서 구경을 하고 나옵니다. 이제 완전히 어두워졌네요.

철학자 키에르케고르의 이름을 딴 거리입니다. Plads가 정확이 뭔지는 모르겠네요.. 이번 유럽여행의 중심 축이 철학인데, 코펜하겐을 여행하면서 키에르케고르에 대해서는 별로 알아보질 못했습니다.. 게을러서요 ㅜㅜ 

저녁은 Riz Raz에서 먹었습니다. 빵 우유 시리얼에 질리기 시작했던지라..




한국 쌀밥과는 다르지만, 그래도 밥입니다!!




인상적이었던 장면입니다. 멜번과 시드니에서 7개월, 런던과 에딘버러에서 열흘 지내는동안 네 도시에서 항상 사람들은 무단횡단을 했는데.. 코펜하겐에선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이 없더군요. 
아참 그러고보니 투어가 끝나고 난 후 멕시코에서 온 아저씨와 계속 같이 다녔습니다. 빈에서 1년 살았다는 아저씨 말에 따르면 빈에도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이 없다더군요. 그리고 아예 jaywalking이라는 단어 자체를 모른다고 하셨습니다. 

호주나 영국 여행책자를 보면 꼭 나오는 말이 '사람 우선' 운전/보행 문화라는 설명인데... 항상 뭐가 맞는건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던 저로서는 코펜하겐의 보행문화를 보며 무단횡단이 '사람 우선'이라는 말로 포장될만한 것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아직까지도 뭐가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저렇게 포장될만한 행위는 아니라는 말이죠.


숙소에 돌아와보니 8인실에 저 혼자만 남아있었습니다. 나머지 사람들이 모두 체크아웃 했더군요. 신나게 손빨래를 하고 근처 2층침대 두 개를 모두 옷걸이삼았고, 일기를 쓴 후 편하게 잠들었습니다. 



















 


직업에 귀천이 없는가?

자유게시판2011. 7. 18. 14:39

*2011년 7월 18일에 처음 쓰기 시작했던 글인데, 이제서야 마무리지으려 합니다 (2013년 2월 20일) *


'직업에 귀천이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인지 아닌지 쉽게 판별하기 힘들지만, 사실이라고 믿는 사람도 있고 아니라고 믿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터놓고 말해, 상이한 직업에 대해 우리가 느끼는 인상이 달라지는 것은 자명해보입니다. 
'공인 회계사'와 '건설 노동자' 사이에는 메꾸기 힘들어보이는 큰 간격이 느껴집니다. '좋은' 직업이라는 인상과 '좋지 않은' 직업이라는 인상 말입니다.

저는 사실 2년 전 호주 멜번에서 직업 청소부였습니다. 청소일을 하던 당시, '직업에 귀천이 없다'라는 말은 사실로 느껴졌습니다. 하나의 도시가 제대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의 일을을 수행해야만 합니다. 결국 넓은 관점에서 보자면 모든 직업은 동등하게 '필요'한 직업인 셈입니다. 

저는 두 군데에서 청소일을 했었습니다. 집 근처의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집에서 2km정도 떨어져있는 건물의 화장실입니다. 하루종일 요리사들이 음식를 만들면서, 손님들이 식사를 하면서 레스토랑은 여기저기 더러워집니다. 하루종일 회사원들이 볼일을 보면서 건물 화장실은 더러워집니다.어떤 장소를 누군가가 지저분하게 만들었다면, 더러워진 장소는 깨끗해져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누군가가 더럽혀놓은 장소를 치우기 위해 저는 매일 일을 했습니다. '필요성' 하나만 집중해 생각해본다면, 청소부는 정말로 필요한 직업입니다.

필요성을 기준으로 직업의 귀천을 정하기는 어려운듯 합니다. 청소부는 반드시 필요한 직업이지만, 그 외 모든 직업도 당연히 필요합니다. 대한민국의 대학생의 일상을 생각해볼까요? 통학을 위해서 대중교통을 운전해주시는 분들이 필요합니다. 강의를 진행해주시는 교수님들도 필요하고, 각종 사무업무를 처리해주는 행정실 직원도 꼭 필요하고, 수업이 끝난 후 친구들과 술한잔 하기위해 술집 사장님과 술집 아르바이트생도 꼭 필요합니다. 

'필요성'을 기준으로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세상 모든 직업은 반드시 필요한 직업이며, 결국 상이한 직업들 사이에 위계 차이는 발생하기 어렵습니다. 이렇듯 '필요성'의 관점은 우리가 알게 모르게 느끼는 직업에 대한 상이한 인상들에 변수로 작용해, 그러한 인상들을 뛰어넘어 모든 직업이 동등하다는 결론을 낳습니다.


그런데 실제 우리의 삶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한국 사회의 직업 지형도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혹은 고소득자와 저소득자로 양극화되어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람마다, 직업마다 급여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차이가 심해지자 슬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은, 실체 없는 담론들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문제가 되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보았습니다. 제가 느낀 문제점은 바로 '공동체가 각 직업에 대해 어느 정도의 보상을 해주는가' 입니다.

어떠한 직업이든, 일을 한 사람은 그에 대한 보상으로 급여을 받습니다. 급여를 통한 보상 자체는 자본주의 원리를 받아들인 세계 각국의 보편적인 현상입니다. 보편적 현상이 특수성을 띄는 부분이 바로 보상으로서 주어지는 급여의 수준입니다. 이는 나라마다, 도시마다, 공동체마다 달라집니다. 동일한 직업을 가진 사람일지라도 어느 곳에서는 A만큼의 액수를, 다른 곳에서는 B만큼의 액수를 받을수 있습니다. 이는 해당 사회가 특정한 직업에게 어느 정도의 보상을 해줄 것인지에 대한 합의가 다르기 때문에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쉽게 말해 '연봉이 얼마인가' 문제입니다. 이는 위에서 언급한, 상이한 직업에 대해 우리가 느끼는 상이한 인상의 간극, 다시말해 '좋은/좋지 않은' 직업이라는 '인상의 차이'에 또다른 변수로 작용합니다 '얼마나 돈을 잘 버는가'라는 변수입니다. 한 가지 더 고려할 사항이 있습니다. 급여의 차이는 절대적 차이 자체로도 유의미하지만, 해당 사회의 물가가 어느정도인지가 더 중요합니다. 월 소득 100만원으로도 기본적인 생활 유지가 가능한 물가의 사회가 있는 반면, 월 소득 200만원은 되어야 기본적인 생활 유지가 되는 물가의 사회도 있는 법입니다.

'필요성'이 설명해주지 못하는 부분이 여기에서부터 설명됩니다. 필요성의 기준으로만 생각한다면, 인상으로서 느껴지는 '좋은/ 좋지 않은' 직업의 차이는 상쇄됩니다. 그러나 인상의 차이가 실질적 귀천의 차이로 나아가는지 여부는, 특정 사회가 특정 직업군에게 기본적인 삶의 수준을 허락하는 급여를 제공하는가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는 절대적 급여의 차이와 함께, 상대적 물가의 차이도 반드시 고려되어야만 합니다.

제가 겪은 호주 사회에서, 청소부나 건설 노동자는 결코 낮은 지위의 직업이 아니었습니다. 한 시간 노동의 대가는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아무리 적게 잡아도 2만 7~8천원에서 시작해 높게는 5~6만원을 상회합니다. 육체적 피곤함을 담보로 하지만, 노동을 통해 받은 급여는 해당 직업인과 그의 가족들이 풍족한 삶을 유지하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물론 한 건의 예외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 칠레 출신의 청소부는 자신의 직업을 'shitty job'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천한 직업이라는 자의식이었습니다. 이러한 예외를 제외한다면, 길거리에서 보았던 청소부와 건설 노동자들의 일상은 매우 당당해보였습니다. 그들이 받는 적정선의 급여와 그것을 통해 가능해지는 일과 후 여유로운 생활은 불현듯 느껴지는 '힘든 직업'이라는 인상을 아주 쉽게 무력화시켰습니다.

저는 지금 교환학생으로서 덴마크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교환학생이라는 신분의 한계와, 덴마크어를 모른다는 언어의 한계상 저는 이곳에서 직업과 급여, 공동체가 상이한 직업들에게 어떤 보상을 지급하는지를 피부로 완연히 느끼기는 어려울거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호주에서 피부로 느꼈던 그만큼, 이곳에서는 머리와 지식으로나마 알고 돌아가겠다고 다짐합니다.

대한민국 사회로 눈을 돌릴때가 왔습니다. '필요성'을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대한민국 사회에서도 청소부는 반드시 필요한 직업입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과연 그들에게 어느 정도의 삶을 허락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알게모르게 느껴지는 '좋은/ 좋지 않은' 직업이라는 인상은, 안타깝게도 급여의 차이로까지 영향을 미쳐 해당 직업에 대한 인상을 고착화시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직업에 귀천이 없다'라는 표현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기본적인 생활 유지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돈이 필요한지, 그리고 우리는 과연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기본적인 생활 유지를 위해 어느 정도의 보상을 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다같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유게시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글도 리믹스다.  (0) 2013.04.05
연필을 깎는 손  (1) 2013.03.28
다큐멘터리 3일, 아마르 꼬레아-칠레 Kpop콘서트 방송을 보고  (0) 2012.09.03
무제  (0) 2012.02.17
백 투더 퓨쳐!  (1) 2011.08.26